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미국의 권위있는 민간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러제재가 사실상 바라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제재 조치를 강화할 전망이라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타스통신의 드미트리 키르사노프 워싱턴 특파원은 지난달 26일 미국의 대러 제재를 심층 분석하는 기사를 송고했다. 미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로 두 가지 방향에서 제재(制裁)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미국 정부는 미국 국내법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여, 스크리팔 사건 관련 새로운 대러 제재를 시행하려 한다.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아제르바이잔 바쿠 방문 시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국 정부가 아직까지 이 사건과 관련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연구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볼턴 보좌관은 현재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 재차 시행되는 제재 도입 시기에 대한 추측을 거부했다.
둘째는 대러 규제 강화를 규정하는 여러 새로운 법안들이 미 의회에서 입안되었다. 가장 강경한 두 개의 법안은 DETER (Defending Elections against Trolls from Enemy Regimes Act - 외국의 미국선거 개입 억지법) 및 DASKAA (Defending American Security from Kremlin Agression Act - 크렘린의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법)으로 알려진 법안들이다. 그러나 의회의원들 간에 이 법안에 대한 합의는 없다. 이 법안들을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11월 6일 시행되는 미국 의회 중간 선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정부도 의회 내의 그러한 입법 구상들에 대한 지원 활동을 사실상 차단시키기 위한 암암리(暗暗裡)에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갑지 않은 전망
이런 모든 것과 별개로 미국 정치학자들은 대러제재가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문 회사 키신저 협회(Kissinger Associates)의 토마스 그레이엄 전무이사는 “문제는 상,하원 내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가 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러시아의 선거개입 규모를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사실이라고 확언했다. 그레이엄 이사는 아들 부시 대통령의 고문이었고 그 이전에도 군비 및 군비 축소 통제 문제 전문가로 미국 정부 여러 기관에서 책임자로 수십년 간을 근무했던 대사급 인사이다.
그는 미국이 어쨌든 자국의 1991년 화학 생물무기 통제 사용금지법에 따라 대러 제2차 제재를 시행한 것을 상기(想起)시켰다. 그는 타스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러시아 개입 수준 평가에 따라 더 강경하거나 혹은 더 완화된 접근법을 수립할 수 있다. 러시아의 선거 개입이 상당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의회는 의심할 여지도 없이 징계 조치를 강화하는 법령을 승인할 것을 주장할 것인데, 반면에 정부는 자체적인 추가 제재를 수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의회에 설득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는 미국 정부가 의회에서 심의 중인 대러 제재 법의 규모를 제한하고자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한마디로 말해서 앞으로 제재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얼마나 혹독(酷毒)한 것이 될지, 의회에서 새로운 법이 발의가 될지는 예정된 중간 선거에 러시아의 개입 수준에 대한 미국 정부의 평가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신미국안보센터 레이첼 짐바 선임 연구원도 이와 동일한 전망을 내놓았다. “물론 이것이 차기 의회에서 첫 번째 발의되는 법안은 아니겠지만 실제로 내년에 새로운 제재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한다. 의회 현안에서 제재 법안의 중요도는 선거 후 상하원에서 의회 구성과 정치 과정에 개입 증거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어쨌든 그 중요도가 높을 것으로 본다”고 짐바 연구원은 말했다. 레이첼 짐바는 현재 뉴욕 대학교 세계화 문제 센터에서 강의하고 있으며 짐바 인사이츠라는 자문 회사의 소유주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루비니 글로벌이코노믹스 사의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애널리스트였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헤더 콘리 유럽 프로그램 팀장도 추가 제재가 있을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그녀는 새로운 대러 제재가 스크리팔 사건뿐 아니라 대이란 및 대북 제재를 위반했다고 인정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권력 기관들의 대립
대러 제재 문제에 관한 미국 내 권련 기관들의 협력을 분석하면서 그레이엄 이사는 “어떤 정부도 의회가 입법적인 차원에서 이런 저런 이유로, 다른 나라에 대해 제재를 도입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대통령은 대외정책 수립에 있어서 자신이 주요 역할을 해야 하며, 의회가 결정한 제재가 자신의 결정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여긴다. 만약 정부가 의회의 제재 채택이 상원과 하원 의원들의 절대 다수의 지지로 인해 불가피하다는 결론에 이를 경우, 작년 여름 “제재를 통한 미국의 적에 대한 대응법(Countering America's Adversaries Through Sanctions Act: CAATSA)”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법 조항에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대통령이 제재의 효력을 잠정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포함시킴으로 최대한의 유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회와 협의하고자 노력한다. 그레이엄 이사는 DETER 및 DASKAA 법안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도 바로 이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내의 분열
그런데 짐바 선임 연구원은 백악관이 제재의 효과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주 최근에 의회 상원에 제재의 효율성에 대해 자문을 해 주었다는 그녀는 “이로 인해 백악관과, CAATSA 등의 실행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 내 기타 다른 부서들 사이에 갈등과 모순을 초래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DETER 및 DASKAA 법안의 상황에 대해서는 “새로운 대러 제재 법안의 심의가 상원에서 지금까지의 추진 속도를 어느 정도 잃어버리고 오히려 이제는 이 두 법안을 통합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녀가 가진 정보에 따르면 백악관뿐 아니라 상원의 공화당 지도부도 새로운 대러제재 강화 법안을 의회를 통해 통과시키는 것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이 법안들의 심의가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의 평가에 따르면 9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선거 개입에 대한 대통령 시행령”이 매우 그 범위가 제한 적이기는 하지만, 처음 DETER에 쏠렸던 관심이 그리고 옮겨가면서, 상원 내에서 새로운 대러제재 법안 입안 필요성에 대한 이견이 더 커지게 되었다.
과거 과정의 비효율성
현재의 징후로 미루어, 대러 제재 강화의 타당성에 대한 미국 내 논쟁에서 점점 더 강하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다른 요인은 과거 그런 과정이 비효율적이었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이해를 기초로, 러시아를 징벌하고 러시아의 대회정책을 특정 측면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도록 강요하는 제재 조치를 확대하는 경우 서방의 이익도 불가피하게 침해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회의원들에 대한 경고도 계속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니얼 프리드 전임 미국 국무부 제재정책조정관은 9월 상원 은행 위원회 공청회에서 러시아의 “노스 스트림-2” 프로젝트와 대형 은행들, 그리고 에너지 산업 분야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우려와 경고를 표명했다. “러시아의 모든 국영 은행들에 대해 전면적인 봉쇄 제재 조치를 사용할 경우, 거의 틀림없이 전반적으로 미국과 서방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금융 부메랑 효과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라고 프리드 현 대서양 협의회 연구원은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 정부가 러시아 내의 “현재의 에너지 지원 생산업체” 또는 현재 미국이나 서방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 석유 및 가스 채굴 프로젝트를 새로운 제재로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럴 경우 중국이나 이 시장에 진출해 있는 다른 국가들이 재빠르게 미국과 서방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조심성 없이 러시아의 에너지 산업 분야에 대해 제재조치를 사용할 경우, 이는 시장에 패닉을 불러일으켜 에너지 자원의 가격이 급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DETER 및 DASKAA 법안에 포함된 러시아의 연료 에너지 산업 단지에 대한 제재 확대 조항이 너무 광범위하다고 그는 밝혔다. 또한 “노스 스트림-2” 가스파이프라인 건설 참가국에 대한 제한 조치는 유럽에서 대러제재 시행 문제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독일에서 정치적인 대응 반응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파열점에서
콘리 팀장의 표현에 따르면, 러시아와 관련된 경우 미국의 제재 정책이 “파열 점까지 이르렀다”. 2001-1005년간 미국무부 유럽 및 유라시아 담당 차관보였던 콘리는 “자신의 계산이 맞다면 미국은 2011년부터 8개의 대규모 분야에서 58개의 개별 대러 제재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 7년간 미국이 이룩한 것은 무엇인가” 반문하고 그 성과가 아주 적다고 상원 공청회에서 결론지어 말했다.
그녀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우선적으로 제재 해제 대신으로 “러시아가 국제적인 합법적 기준에 복귀할 수 있는 명확한 로드맵”을 규정하는 정책을 입안해야 한다. 제재 정책이 효과적이려면 명확하게 표시된 목표가 있어야 하고 장기적인 과정으로 인식되어야 하며, 다른 나라들의 폭넓은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그녀는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런데 미국의 대러 제재 전략은 하나의 성공 요소는 있지만 다른 요소들이 없다고 그녀는 지적했다.
짐바 연구원은 제재강화 예측에서 미국 측에 이보다 더 부정적인 측면을 제기했다. 그녀는 “에너지 자원 공급 분야” 리스크를 포함한 대러 부문별 제재를 현저히 강화할 경우 다른 금융 시장에 불꽃이 튀는 효과로 인해 세계 경제에 잠재적으로 매우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단호하게 예견했다. “러시아의 국채와 관련된 영업에 제재를 가하면 결국은 글로벌 경제를 더 약화시키고 미국 수출에 커다란 불확실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그녀는 보았다.
게다가 러시아 국채에 대한 제재로 인해 주로 큰 충격을 받는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을 포함한 외국 투자자들이 될 수 있다고 이 전문가는 말했다. 전체적으로 미국의 새로운 대규모 제재조치는 미국의 동맹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들이 불균형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며 이 경우 제3국들이 제재를 준수할 용의가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짐바 연구원은 결론지었다.
사업계의 입장
몇몇 미국 기업가들과 기업가 협회 대표들, 워싱턴 정가의 로비스트들은 이미 미 의회의원들이 급격하게 대러 제재를 확대하려는 노력으로 인해 생겨난 우려들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그러나 그레이엄 이사는 미국 사업계가 입법기관인 의회의 조치에 대해 적극적이고 공공연하게 반대 움직임을 벌일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오산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업계의 입장은 일정 정도까지는 정부 입장과 동일하게 대러 제재 법안 의회 통과가 불가피하다면 국회를 상대로 제재 법안의 범위를 제한하는 작업을 하는 것을 택한다는 것이다.
사업계는 또한 의회의원들이 미국 사업계와 소비자들에게 대해 구체적인 제재 조치가 갖는 결과를 충분히 인식하도록 보장하기 위해 국회와 협력할 것이다. 그러나 사업계가 제재 법안 입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할 확률은 작다. 대러 제재같은 공공연한 문제에 대해 의회가 하는 일을 공개적으로 방해해서 의회의 상당부분을 원수로 만들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그레이엄은 설명했다.
짐바 연구원도 이와 비슷한 의견이었다. 그녀는 “사업계가 큰 목소리로 항의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면서 러시아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현재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서 유리한 전략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몇몇 사업계 인사들은 제재 강화를 거부하는 아이디어를 조용히 철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점에서 좀 더 큰 목소리를 내며 반대하는 것은 유럽 국가들일 것이지만 정부의 주요 우선순위는 새로운 이란 핵 협정과 중국과의 무역 전쟁해결이기 때문에 그리 주목을 받지는 못할 것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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