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주 홍보를 위해 진행된 시음회에 참석한 요식업 관계자, 요리 전문가들이 식사와 함께 각 브랜드의 전통주를 시음하고 있다.
전통주수출협의회, 시드니 시음회 개최... 250여 ‘요식’ 관계자 대상
호주인들의 연간 술 소비 수준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집계한 지난 1013-14 회계연도 자료에 의하면 15세 이상 호주인의 1인당 연간 알콜 소비는 9.7리터에 달했다. 이는 와인, 맥주, 갖가지 증류주를 포함한 수치로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열한 번째로 많은 소비량이며 한국 성인의 주류 소비(OECD 국가 중 18번째)보다 많은 규모이다.
맥주와 와인 증류주 등 순수 알콜(칵테일 등 혼합주 제외) 소비를 보면 2014년 호주인(15세 이상)이 마신 맥주는 7천586만3천 리터, 와인 6천889만 리터, 증류주는 2천317만4천 리터에 달한다. ABS에 따르면 이 수치는 지난 50년 이래 가장 낮은 규모이다. 그럼에도 술 소비에서 호주는 전 세계 선진국 가운데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주인의 술 소비가 비단 호주산 맥주와 와인에만 그치는 것은 아니다. 전 세계 200개 이상에서 온 이민자 국가답게 다양한 브랜드의 알콜이 소비되고 있다. 그 가운데 한국산 주류도 포함되어 있으며, 특히 가장 대중적인 소주의 경우 특정 브랜드를 막론하고 현지 한인은 물론 중국, 동남아시아 젊은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 내에서 지난해에 비해 10배 정도 소비가 늘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2015년 추석 당시 집계)는 전통주 또한 호주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 농수산식품의 해외시장 개척을 주도하는 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림축산식품부의 후원 하에 한국전통주수출협의회(회장 한임섭)가 다양한 브랜드의 한국 전통주 수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일요일(13일), 릴리필드(Lilyfield) 소재 Le Montaged서 열린 ‘대한민국 전통주 시음회’는 바로 한국 전통주를 호주 주류사회에 소개하는 첫 행사라 할 수 있다. 전통주는 말 그대로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제조 방법에 따라 만드는 술을 킬컫는 말로, 시음회를 통한 홍보 방법은 이미 미국 LA를 비롯해 중국 주요 도시에서 개최돼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이날 르 몬티지 행사장에는 호주 현지 요식업 관계자, 요리 전문가, 상공인협회 회원을 비롯한 한인 무역업 종사자 등 250여명이 참석, 30여 브랜드의 전통주를 맛보며 호주 현지시장 판매 가능성을 타진했다.
전통주 홍보를 위해 호주를 방문한 한국전통주수출협의회 한임섭 회장은 “전통주류를 제조하는 각 업체마다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고자 알콩 농도를 조정하거나 독특한 향을 가미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에 따라 한국 내에서의 전통주 소비도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호주를 방문한 6개의 전통주 제조사 관계자들이 각각 자사 브랜드의 전통주를 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재호한인상공인협회 강흥원 회장은 “사업상 다양한 브랜드의 주류를 취급하고 있다”고 언급한 뒤 “이번 기회에 한국 전통주들이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여러 측면에서 변신을 시도하고 있음을 느꼈다”면서 “한국 전통주들도 호주 소비자 계층을 파고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드니에서는 처음으로 이번 전통주 시음회를 진행한 시드니 기반의 주류공급 회사 (주)한국애플리즈 호주총판 관계자는 “향후 호주 주류사회 소비자층을 겨냥한 색다른 홍보 행사를 기획, 현지인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