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대학 재학 시설 IT 회사 ‘아틀라시안’(Atlassian)을 창업, 현재 직원 1천200명의 회사로 성장시킨 스콧 파큐하(Scott Farquhar. 왼쪽)씨와 마이크 캐논 부룩스(Mike Cannon-Brookes. 오른쪽)씨. 최근 미 나스닥 상장으로 이들은 올해 IT 산업의 최대 성공신화가 됐다.
대학 시절 IT 벤처회사 창업, 현재 직원만 1천200명
“대학교에 다니는 젊은이들이 IT(Information Technology: 정보통신기술) 벤처회사를 차려 하룻밤에 백만장자가 된다.”
상투적이지만 또한 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이 같은 성공신화의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했다.
마이크 캐논 브룩스(Mike Cannon-Brookes)씨와 스콧 파큐하(Scott Farquhar)씨는 NSW 대학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2년, 벤처기업 ‘아틀라시안’(Atlassian)을 창업했다. 당시 22살이던 이들은 각자의 신용카드를 통해 1만 달러의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아틀라시안’은 시드니에 본사를 두고 1천200여명을 고용한 회사로 성장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트위터(Twitter)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회사가 개발한 프로그램 리스트에는 HipChat, JIRA, Confluence, Bitbucket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의 성공신화는 최근 ‘아틀라시안’이 미국의 IT 주식시장인 나스닥(Nasdaq)에 상장되면서 드러났다.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호주 기반의 회사로서는 가장 큰 성공으로 평가되며, 상장 첫날 이 회사의 주가 총액은 58억 달러(이하 미화 기준. 호주화 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상장 전이던 2014년 시장가치 33억 달러(호주화 45억 달러)의 두 배에 근접한 수치이다.
이로써 이들은 호주 경제전문지 BRW의 부자 순위 상위 20위 안에 랭크됐다.
스콧 파큐하씨는 호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뉴욕에서의 상장을 위해 지난 10여 년간 10여명의 직원들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최근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기술 개선을 통해 여러 가지 IT산업의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며 장기간 존속할 수 있는 기업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마도 다음에 올 큰 성공은 우리가 개선과 창의성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IT 산업 전반적으로 올해의 경우 이 같은 성공 스토리는 흔한 것이 아니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IT 기업들이 상장을 할 경우 오히려 상장 이전의 가치보다 못한 경우도 수두룩하다.
미국 투자자들이 이번 ‘아틀라시안’ 상장에 적극적으로 반응한 것은, 다른 IT 기업들이 단순히 미래의 꿈을 파는 것에 반해, ‘아틀라시안’은 현실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업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틀라시안’은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수익을 내는 기업이었고, 이 수익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회계연도에는 678만 달러의 수익을 냈다. 물론 이 수익이 이번 나스닥 상장 성공을 가져올 만큼 큰 액수는 아니지만, 미래의 성공을 강조하며 현재의 적자를 강요하는 대다수 IT 기업에 비해 투자자들에게 훨씬 더 매력적으로 어필했음에 틀림없다.
상장 이전, 각각 37%의 지분을 가졌던 캐논 브룩스씨와 파큐하씨는 상장 이후 각각 33%의 주식을 소유할 예정이다.
‘아틀라시안’ 주가는 나스닥 상장 첫날 최초 공시가격인 21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어 27.78달러에 마감됐다.
최근 턴불(Malcolm Turnbull) 정부는 향후 4년간 혁신, 연구개발 등에 11억 달러의 예산을 쓸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본지 1173호 보도). 파큐하씨는 이를 “턴불 정부가 기초 분야에서 첫발을 내딛었다”라고 표현했다. 그는 “턴불 정부가 기술 분야에서의 혁신만이 향후 수십 년 호주의 번영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보는 시각에 동의한다”면서 “개별적인 정책과 상관없이 이번에 혁신이라는 기초 분야에 있어 큰 투자키로 한 것은 좋은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호주에서 IT 분야 창업 환경이 보다 나아지고 있다”면서 “10년 전 ‘아틀라시안’이 창업되던 때보다 훨씬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최근에 나온 일부 조사에 의하면, 창업된 기업 5개 중 하나는 창업 이듬해 해외로 이전할 것을 계획한다. 파큐하씨는 “물론 이 분야는 갈 길은 아직 멀다”면서 “언젠가는 IT 분야에서 고급 일자리가 창출되고 경험과 깊이가 있는 인재들이 활약하는 성장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틀라시안’은 앞으로도 수익의 상당 부분을 연구개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임경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