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사랑, 우정 등은 믿음이 토대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콜론 (Cologne)은 독일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입니다. TV,라디오, 신문등 매체의 본사가 있는 소위 매체의 수도라고 일컬어지는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그 도시의 한 고대 가옥의 지하실에는 유대인들을 검거한 나치 정권의 눈을 피하여 숨어 있던 한 유대인이 벽에 써 놓은 의의 깊은 문구가 있다고 합니다.
“나는 햇빛이 비치지 않아도 태양을 믿노라. 나는 피부로 느끼지 못해도 사랑을 믿노라. 참묵하시더라도 나는 신을 믿노라.”
이 문구는 어떤 역경 속에서도 신앙을 잃지 않은 한 유대인의 마음의 자세를 잘 말해줍니다. 우리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지만 종교를 갖지 않고 신앙의 덕을 갖추지 않는다면 다른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고 하겠습니다. 깜깜한 밤에 감기를 앓고 있는 아이는 자기의 이마에 얹어진 손이 사랑하는 엄마의 손인 것을 보지 않고도 압니다. 수만리 떨어져 있는 부모님이 자식을 위하여 비는 사랑의 염원을 자식들은 이국만리 타국에서도 압니다. 엄마들은 많은 아이들 중에 자기의 아이를 눈을 감고도 찾아낼 수가 있습니다. 보고 듣고 만지는 육감을 통하지 않고도 사랑은 전달되고 느낍니다.
부활한 예수를 제자 중의 한사람이었던 도마는 믿지 않았습니다. 예수께서 그 앞에 나타나서 십자가에 박힌 못자욱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만져 보게 하셨습니다. 그제서야 그의 부활을 믿게 된 도마에게 예수님은 말씀했습니다. “도마야, 너는 나를 본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요한 20:29)” 도마는 그리하여 여원토록 “의심하는 도마”하는 칭호를 얻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비록 종교적인 처지가 아니더라도 “의심하는 도마” 가 되는 경우가 있지 않은지 자성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은행이 아무리 크다해도 예금주들이 예치한 돈을 모두가 한꺼번에 요구하면 즉시로 다 내 줄수 있는 돈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은행이 문을 닫을 것 같다는 소문이 퍼지면 예금주들은 은행으로부터 예금을 찾으려 모두 달려갑니다. 그런 현상을 “Run” 이라고 하는데 그럴 때 은행은 예금 액을 예금주들에게 다 지불하지 못합니다. 예금주 당 $25만 달러 까지는 연방예금보험사에서 보장을 해주고 있지만 예금주들이 모두 예금을 찾으러 한다면 연방예금보험사도 그런 돈을 다 지불할 수가 없습니다. 예금 주들은 은행을 믿고 연방예금 보험사를 믿기 때문에 은행은 존재할 수가 있고 예금주들은 안심하고 자기들의 돈을 은행에 예치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는 가끔 엉뚱한 생각을 해봅니다. 빌 게이트나 워렌 버펫 같은 대 부호가 자기들이 소유한 수백억 대의 돈을 은행으로부터 찾아가려고 한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 돈을 현금으로 지불하기는 불가능 할 것 같습니다. 즉 은행제도는 그런 부호의 유형 재산을 무형의 가치로 관리하고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돈도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지폐이든 주화이든 건네주는 돈을 제2 또는 제3자가 그 가치를 믿고 받아주기 때문에 돈의 가치가 존재하는 것이겠지요. 제가 유럽을 여행하면서 여러 가지의 화폐를 가지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영국을 제외 하고는 유럽연합에 속한 모든 나라에서는 유로화가 통용됩니다. 영국과 스위스에서는 유로화를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같은 인접국가인데도 스위스에서는 유로화가 통용되지 않습니다. 미화는 유로화나 스위스 프랑크로 공항에서나 은행에서 환전할 수가 있지만 한국의 화폐는 유럽에서 환전할 수가 없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어디에 가나 작은 구멍가게에서도 한국화폐를 받아주었습니다. 즉 한국의 화폐가 대표하는 가치를 믿어준 중국인들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돈도 사랑도 우정도 믿음이라는 토대가 없다면 존재가치가 없어질 것입니다. 사업을 경영하시는 업소와 고객 사이에 믿음이 없다면 그런 업소는 오래 가지 못하고 문을 닫아야 할 것입니다. 사고 파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가치를 상호 인정하고 믿기 때문에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지요. 믿음이 중요한 만큼 믿음을 무너뜨리는 행위는 신뢰를 깨뜨립니다. 우정을 손상시킵니다. 사업체의 붕괴를 가져 옵니다. 인간이 갖는 모든 관계는 믿음으로 묶여 있고 이 세상을 전능하신 하나님이 관리하신다는 믿음이 없다면 마음의 평안을 잃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