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주말의 일과는 영화로 시작된다. 최근 개봉하는 헐리우드 영화가 그 대상이다.
영화를 보면서 줄거리도 중요하다. 하지만 번역에 대해서도 관심도 많다. 원어를 번역을 하는데 문화의 차이가 있어 곧이곧대로 직역을 하면 맛이 떨어진다. 어떻게 우리 감정에 맞는 단어를 택하여 번역을 하느냐에 따라 영화의 재미가 바뀐다. 영화를 통해서 재미뿐만 아니라 문화와 언어를 배우는 것이다.
요즈음 우리 나라에서는 조기 영어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어지간한 대학생은 어학연수를 갔다 왔고 강남의 유치원은 영어 유치원으로 성황을 이룬다.
월 수강료도 89만원부터 2-300만 원짜리도 문전성시다. 영어가 국제어로서 영어를 배우는 것은 당연하고, 능력이 되면 조기 교육도 필요하다고 본다.
예전에 영어 교육은 책과 사전이 전부였고, 문법 중심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교육 보조 자료가 있고 쉽게 접근할 수도 있다.
동영상 강의도 많고 전문 학원도 많으며, 공교육으로도 원어민 교사들이 하는 수업도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유학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난립한 영어마을만이 해결책은 아니다.
정규 영어 수업 외에도 영어를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배우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영화를 보면서 배우는 방법이다.
아마도 영화를 즐겨 보는 사람은 ‘이미도’라는 이름을 자주 접했을 것이다. 요즈음에는 영화 번역가로 여러 사람들의 이름이 나오지만, 예전에는 거의 대부분이 이미도가 번역을 했다.
그는 우리 나라 영화 번역의 대부와 같은 사람이다. 이미도의 ‘나의 영어는 영화관에서 시작되었다(웅진지식 하우스: 2009)’를 보면 영어 공부를 어떻게 해야 잘 할 수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저자는 ‘반지의 제왕’, ‘캐러비안 해적’, ‘슈렉’등 유명한 영화 번역가로 유명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스웨덴어학과를 졸업했으며, 1988년 공군사관후보생 83기로, 해외 파견요원의 영어교육을 전담하는 공군교육사령부 영어교육대대에서 영어 교육장교로 복무했다.
조선일보사 morningpluschosun.com에서 Walt Disney 애니메이션을 교재로 Mimicking 연기를 따라하며 말하기 공부법을 해설했고, KBS〈대한민국 1교시-Yes I Can〉 에 출연했다. 또한 이화여자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부산 외국어대학교ㆍ동 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서강대학교, 연세대학교, 숙명여자대학교 등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번역한 영화로는〈나인〉,〈눈먼 자들의 도시〉,〈쿵푸 팬더〉,〈클로버필드〉,〈슈렉〉시리즈,〈반지의 제왕〉3부작,〈진주만〉,〈킬빌〉,〈뮌헨〉,〈캐리비안의 해적-블랙 펄의 저주〉,〈뷰티풀 마인드〉,〈아메리칸 뷰티〉,〈글래디에이터〉,〈노트북〉,〈식스센스〉,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제리 맥과이어〉,〈더록〉, 〈피스메이커〉,〈인디펜던스 데이〉등 470여 편의 영화를 번역했다.
『이미도의 등 푸른 활어영어』,『영화백개사전 영어백과사전』등의 책을 집필했으며, 영화각본〈크리스마스 살생부〉(공저)를 쓰기도 했다. 최근에는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파우스트: 2009)’라는 영어 만화 시리즈를 내기도 했다.
물론 일부 영화 내용이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것도 많지만 청소년에게 유익한 영화도 많다. 영어 연수도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무조건 외국에만 가면 저절로 영어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에서도 열심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공부를 해야 영어 실력이 향상된다. 최소한 1년 정도는 있어야 말이 트인다.
현장에서 문화를 배우며 익혀야 살아있는 영어가 된다. 현지에서 독학을 해서 영어를 정복한 유수연의 ‘20대 나만의 무대를 세워라. (위즈덤하우스: 2008)’를 보면 얼마나 노력을 해야 하는지가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지금은 10억대 유명학원 강사가 되었지만, 영어를 익히는데 남다른 고생과 열정을 가졌다. 그녀는 최근 ‘독설 (위즈 덤하우스:2012)’이라는 후속 책을 냈다.
예전에는 사전, 혹은 콘사이스(concise)라고 부르는 영어 사전을 무식하게 한 장씩 암기를 하던 때가 있었다. 무조건 단어를 암기하는 것보다는 어원이라든가, 에피소드 그리고 사용된 문장 등을 알면서 공부하면 더 효과적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재미있는 단어 공부를 위해 한호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디자인하우스:1993)’도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최근 어린이들을 위한 주니어판도 나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용하는 언어는 중국어이지만 실제로 세계어는 영어이다.
강대국과 선진 국가들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시대에 영어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현대를 살아가는데, 유창하게 말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회화나 문장을 읽을 정도는 되어야 한다. 그래야 비즈니스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해외 여행을 해도 크게 불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별도로 시간을 내서 학원을 다닌다거나 자습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번 주말에 잠시 시간을 내서 영화 한 편을 보면서 머리를 식히면서, 영어도 배우는 것이 어떨는지?
새삼 모 통신사의 LTE 광고가 떠오른다.
‘하면서, 하면서, 한다!’
김 영안 한국서예협회 뉴질랜드지회장 전 단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