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주 총리가 이민자 수용을 제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주택-복지-상공인 단체들이 현안을 외면한 채 ‘인구 문제’에만 매달린다고 한 목소리로 지적했다. 이들의 주장은 인구 문제의 경우 위성도시 개발을 통해 해결할 수 있으며, 공공-사회주택 등 현안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택-복지-상공인 단체들, NSW 주의 빗나간 정책 초점 ‘한 목소리’ 지적
모리슨(Scott Morrison) 연방 총리의 해외 이민자 감축 계획과 함께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안(Gladys Berejiklian) NSW 주 총리가 NSW 주의 이민자 수용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겠다는 입장에 대해 주택 관련 단체, 복지활동 그룹, 부동산 개발 로비 그룹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주 월요일(2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NSW 주 정부의 이민자 수용 제한에 반대하는 이들 단체는 ‘Good Growth Alliance’라는 이름의 연합체를 구성해 내년 3월로 예정된 주 선거 후 100일 이내, NSW 주의 주택 및 개발계획을 재설정하도록 관련 회의를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의 주장은 베레지클리안 주 총리가 해외 유입 이민자로 인한 ‘Sydney is full’에 시선을 둘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연합을 주도하는 NSW 부동산위원회(Property Council NSW)의 제인 피츠제럴드(Jane Fitzgerald) 대표는 “시드니는 인구가 넘치는 게 아니며,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도시 성장을 계획할 수 없는데, 이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커뮤니티 주택산업협회’(Community Housing Industry Association)의 웬디 헤이허스트(Wendy Hayhurst) 최고경영자는 “예전이었다면 우리 단체는 다른 연합체와 힘을 합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연방 총리와 주 총리 모두 ‘시드니의 혼잡 해결 방안이 이민자 수용을 줄이는 것’이라는 데 대응하고자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헤이허스트 최고경영자는 이어 “이 논쟁이서 승리하는 쪽은 누구도 아니다”면서 “주 정부는 시드니의 제대로 된 성장 계획 책임을 사실상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선거 이후 주택 및 개발계획 개최에 대한 요구는 이들 단체 연합이 주 정부에 지시하기로 합의한 10개 항 가운데 하나로, 이 연합에는 가정폭력 피해자 등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Shelter NSW’, 홈리스 지원 단체인 ‘Homelessness NSW’, 시드니 도시개발을 위한 독립 싱크탱크 ‘Committee for Sydney’, 시드니 상공회의소(Sydney Business Chamber) 등의 단체가 있다.
이외 주 정부에 요구하기로 한 합의 내용으로 △향후 10년간, 매년 최소 5천 채의 사회주택 공급, △오는 2028년까지 NSW 주 홈리스에게 주거 안정을 제공하는 계획 수립, △부동사 개발회사 기여금을 포함해 사회기반 시설에 대한 자금조달 계획 조사 등이 포함되어 있다.
현재 저소득 세입자를 위한 공공주택 또는 사회주택과 관련한 주 정부의 ‘Social and Affordable Housing Fund’는 11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3천400채의 새 주거지를 조성한다는 목표이다.
하지만 ‘연합’ 측은 현재 필요한 주거지 규모는 정부 계획을 훨씬 능가한다고 지적한다. ‘호주 주택-도시연구원’(Australian Housing and Urban Research Institut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시드니의 경우 사회주택 부족은 8만 채에 달하며 그 외 도시들을 통틀어 5만6천 채에 이른다.
피츠제럴드 대표는 “시드니의 경우 주거용 부동산 시장이 붐을 이루는 동안 사회주택 공급 프로그램은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둔화된 지금, 우리는 사회-공공주택 공급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결정할 시기”라고 말했다.
헤이허스트 최고경영자 또한 “현재 정부가 계획한 프로그램은 사회주택 수요를 감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각 단체 ‘연합’은 “이민자 유입에 따른 도시 혼잡을 내세움으로써 시드니 지역에 추가로 마련되어야 할 사회-공공주택 문제를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리슨 연방 총리는 시드니 도로는 ‘막히고’, 버스와 기차는 ‘(사람들로) 가득찼다’며 이민자 감축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에 앞서 베레지클리안 주 총리는 ‘시드니는 숨을 쉬어야 한다’는 이민자 유입 제한 이유를 내세웠다.
지난 일요일(25일) 베레지클리안 주 총리는 미디어와의 만남에서 ‘시드니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핵심으로 인구 증가를 우려하는 것이 주 정부가 처리해야 할 다른 주요 사안에 대한 관심을 떨어드린다는 우려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우리 지역사회의 주요 현안을 인지하지 못한다면, 나는 무책임한 사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 총리는 ‘연합’ 측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과는 달리 “사람들은 거주환경과 삶의 질을 우려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나 또한 마찬가지”라는 말로 인구 증가에 따른 문제에만 집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한편 이번 ‘연합’ 측의 요구에 대해 NSW 도시계획 및 주택부 대변인은 “로버츠(Anthony Roberts) 장관은 ‘Good Growth Alliance’ 측의 의견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고만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