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출소 후 두 달 만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잇달아 방문하며 동남아시아 공략에 나선다.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보복으로 중국에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롯데가 떠오르는 시장인 동남아에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3일 재계와 베트남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방문한다.
이번 방문에는 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 하석주 롯데건설 대표, 이광영 롯데자산개발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이 동행한다.
베트남 소식통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오후 하노이에 도착해 2014년 완공된 롯데센터 하노이와 2022년 완공 예정인 롯데몰 하노이 등 현지 사업장을 둘러보고 하노이 시장과 만날 예정이다.
4일 오후에는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고 호치민으로 이동해 현지 사업장과 착공 예정인 에코 스마트시티 등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다.
베트남에는 롯데제과,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지알에스, 롯데시네마, 롯데자산개발, 롯데호텔 등 16개 롯데 계열사가 진출해 있으며 1만1천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2016년까지 롯데의 베트남 총투자금액은 1조8천억원이며, 지난해 롯데의 베트남 매출액은 1조6백억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액 중 10%를 차지하고 있다.
신 회장은 6일부터는 인도네시아로 이동해 롯데케미칼이 총 4조원 투자 예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석유화학단지 부지를 찾는다.
인도네시아에는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롯데면세점, 롯데지알에스, 롯데케미칼 등 10여 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롯데는 총 1조2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약 8천여 명의 현지 직원이 일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인도네시아 국영 철강회사인 KS(Krakatau Steel·크라카타우 스틸)가 소유한 타이탄 인도네시아 공장 인근 부지사용 권한을 매입했으며 올해 2월 토지 등기이전을 완료했다.
롯데는 이곳에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나프타 분해설비)를 포함한 대규모 유화단지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1년여 기간 챙기지 못한 글로벌 현장을 둘러보고 현지에 새로 추진하는 대규모 사업을 점검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8개월여의 구속수감 생활을 마치고 지난 10월 경영에 복귀한 신 회장은 같은 달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롯데 경영 현안을 챙겼고, 이번이 두 번째 해외 출장이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