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무엇으로 사는가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미국에 온 때가 1999년입니다. 벌써 이십년 가까운 날들을 미국에서 살았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미국에서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아니 앞으로 얼마나 더 세상에서 살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제는 미국이, 아니 정확히는 내가 살고 있는 코네티컷 윌링턴 타운과 그 주변이 내 삶의 터전이 되었다는 생각입니다.
빌 클린턴이 대통령을 할 때부터 시작해서, 조지 W 부시를 거쳐 오바마의 재임과 도널드 트럼프까지를 지내오면서, 정치나 경제 또는 사회 현상에 대해 문외한 스쿨 버스 운전사일 뿐인 내게 미국은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나라였습니다.
끊임없이 발생하는 총기사고와 대마초 흡연을 90%주민의 동의로 합법화하고, 부통령 후보였던 조 리버만을 상원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민주당, 공화당 대통령 트럼프를 자신의 장례식에 참석하지 못하게 한 존 맥케인 공화당 상원의원, 아프리칸 아메리칸 대통령의 대항마로 몰몬 교도인 밑 람리를 내세운 바이블 벨트를 지지 기반으로 하는 공화당, 임기 내내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 의원들, 영구 민주당인 코네티컷에서 공화당 주지사가 절대적 지지를 받고 민주당 주지사가 오히려 탄핵을 당하는...
그런가 하면 의료보험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람들과 마약으로 인해 죽어가는 젊은이들이 즐비한 나라, 백인 삼성 장군이 사관생도들을 모아 놓고 인종차별(人種差別)을 하는 자들은 다시는 내 눈 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천명을 하고 대통령은 백인우월주의자들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나라, 철저한 개인주의로 NIMBY (Not in My Back Yard)는 물론 IDC(I Don't Care)까지도 생활의 기본으로 삼고 있는 나라...
어떻게 이런 나라가 유지 될 수 있는지 아니 최강의 군대와 경제력을 보유하고 세계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하지만 점점 내 눈에 보인 것은 갈등이 발생 했을 때 개인이나 가족 또는 정치적 소속 집단의 이익을 따르지 않고 사회적 그리고 국가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든 미국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흔히 말하는 사회 지도층에 그런 신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포진하여 사회와 국가를 지키고 있기에 미국이라는 나라가 유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텍사스주 아리조나 공화당 상원의원인 폴 고사(Paul Gosar)라는 자가 있습니다.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하는 백인우월주의자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 자입니다. 지난 11월 선거를 앞두고 폴의 자매 형제들은 폴의 정책을 낱낱이 비판하면서 폴 고사 낙선 캠페인을 공개적으로 벌였습니다.
가족이라는 집단의 이익을 버리고 사회적 가치를 따르고자하는 이들의 처절한 자기 고백인 것이며 이와 같은 성찰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갈등과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미국 사회와 국가를 유지 존속 시킬 수 있는 힘이라는 것을 나는 보았던 것입니다.
“My name is Tim Gosar, David Gosar, Grace Gosar, Joan Gosar, Gaston Gosar, Jennifer Gosar... Paul Gosar is my brother..."
형제들이 각자 자신의 이름을 부를 때 왜 눈물이 흘렀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조국 대한민국에서도 이와 같은 국가와 민족 그리고 사회적 가치가 우선되는 고백(告白)과 성찰(省察)이 일어나기를 간절히 빌어 봅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장호준의 Awesome 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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