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베트남 최대 국영은행인 아그리뱅크(Agribank·농업농촌발전은행)와 카드업 관련 협업을 위해 실무 태스크포스(TF) 구성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의 글로벌 RM(Relationship Management)이 지난 3~7일 4박5일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아그리뱅크 실무진과 함께 △신용카드 △디지털금융 △농업금융 △외환·자금 등 4개 관심사업 분과별로 실무 TF 구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협력계획을 논의했다.
특히 농협은행은 아그리뱅크가 앞으로 베트남에 출시할 신용카드의 포인트·마일리지 등 부가서비스 종류를 다양화하고 결제카드 기능을 다각화한 금융서비스를 선진화하는 데 NH농협카드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전수하기로 합의했다. 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앞으로 제휴 신용카드까지 신규 출시한다는 큰 틀의 구상도 제안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양행 사업 담당자들이 각 사업부문 현황 및 현지 금융환경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며 “아그리뱅크의 협조를 받아 베트남 신용카드 시장조사 및 사업타당성 분석을 마치는 대로 제휴카드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지난 5월 베트남 아그리뱅크를 방문한 이후 11월에는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이 방한하면서 비(非)은행 분야 공조가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모바일뱅킹 ‘올원뱅크’ 해외버전을 베트남에서 첫 선을 보인데 이어 지난달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올원뱅크를 활용한 현지 ‘QR코드’(고유정보가 담긴 격자무늬 코드) 결제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베트남을 농협은행 글로벌 사업의 핵심거점으로 삼고 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양 행간 단기자금 운용거래를 위한 신용공여한도를 설정해 긴급자금 필요시 상호 자금지원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농협은행이 아그리뱅크에 미국 달러화 계좌를 개설해 1년 사이에 두 은행 간 거래액이 2배로 뛰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지난달 문을 연 호찌민 대표사무소를 지점으로 승격하는 작업도 시작했다. 농협은행은 5개월가량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상반기 베트남중앙은행에 호치민 지점 인가 신청서를 접수할 예정이다. 최종 승인까지 2년 이내 마무리한다는 목표 아래 농협은행은 오는 2020년 하반기 중 호찌민 지점에 관한 본인가를 획득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6년 12월 출범한 하노이지점 후 농협은행의 두번째 베트남 영업기구로 전환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부터 농협은행과 교류해온 아그리뱅크는 보험·증권·리스 등 8개 자회사를 거느린 베트남 최대 금융그룹으로 총자산 51조원, 은행점포 2233곳, 총 임직원 4만명에 달한다. 베트남중앙은행이 지분 100%를 보유한 상업은행이어서 베트남중앙은행 인·허가에 유리한 측면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농협은행은 지난 6월 하노이지점 여신을 확대하고자 영업기금을 늘릴 때 베트남 금융당국의 증액인가 전까지 대상자금을 아그리뱅크에 예치하기도 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