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자산운용사인 KITMC(한국투자신탁운용)가 베트남 주식 시장에 수억 달러를 투자했지만, 장세가 꺾이면서 고전하고 있다.
베트남 주식 시장에 투자하는 외국인중 가장 '큰손'인 KITMC가 더이상 손실을 입지 않으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거나 투자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13일(현지 시간) 베트남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많은 외국인 자금이 베트남 주식 시장에 유입됐다. 그중에서도 한국 펀드는 외국인 투자자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확대해 왔다.
KITMC는 베트남에 투자하는 최대 외국 펀드 운용 회사 중 하나로, 포트폴리오의 60% 이상이 주식이다.
KITMC는 2006년 'KIM 베트남 성장 펀드(KIM Vietnam Growth Fund)'라는 상품을 출시하면서 베트남 시장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다. 이후 베트남 주식 시장이 강한 성장기에 접어 들자 금융, 석유 및 가스, 부동산 및 건축 자재 부문 주식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펀드 자금을 대폭 늘렸다.
예를 들어 2016년 출시한 ETF 상품인 'KIM 베트남 성장 투자 마스터 펀드(KIM Vietnam Growth Securities Master Investment Trust )'의 총 자산은 4억 달러였다. 2017년 11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불과 2개월 만에 이 펀드의 총 자산은 9억 달러로 늘어났다. 주가가 상승하자 추가 자금을 지속적으로 투입했다.
올해 4월까지 베트남 주가지수(VNIndex)의 성장세가 지속되면서 이 펀드의 NAV는 계속 증가해, 총 자산이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그런데 4월이후 1200포인트를 정점으로 VNIndex가 하락하면서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12월 7일 현재 베트남 주가지수는 정점 대비 30% 이상 하락했다. 이 펀드의 총 자산은 9억6500만 달러다.
9월말 'KIM 베트남 성장 투자 마스터 펀드' 운용 내역 보고서에 따르면, HPG(Hoa Phat Group 7.29%), VHM(Vinhomes -7.08%), CTG (Vietinbank -6.97%) 등 3사 주식이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펀드의 NAV 중 약 30%는 VNM, MSN, GAS, VIC, HDB, VJC , POW 등 7개 우량주에서 나온다.
이중 HPG, VNM, VHM, HDB, POW 등 신규 상장사의 주가가 모두 최근 바닥보다 낮은 가격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이 펀드의 NAV 지수는 올해 4월 최고점 대비 20% 하락했다.
한국 투자자들은, 국영기업의 민영화 계획으로 인해 우량기업의 IPO 기회가 많은 2018년 베트남 주식 시장을 매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결과적으로 이런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투자 가치가 높게 평가된 대규모 국영기업들이 올해 IPO를 단행했지만, 상장 후 이들 기업의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다.
한국의 한 투자 펀드 전문가는 "일부 펀드의 경우 최근 상장된 베트남 기업에 투자하면서 20~30%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KITMC를 포함한 한국 펀드 매니저들은 베트남 주식 시장에 투자한 펀드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다. 베트남 주가지수는 올해 1분기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현재는 2017년 마감장 지수 이하로 떨어졌다.
미-중 무역갈등, 금리 인상 등 베트남 주식 시장을 위협하는 단기 요인이 많기 때문에, 한국 투자자들이 운용하는 베트남 펀드의 미래는 밝지 않다.
이 펀드의 포트폴리오 또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펀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화팟 그룹(Hoa Phat Group, HPG) 주가는 지난 2개월 동안 20% 이상 하락했으며, 대부분의 해외 펀드 운용사들이 이 주식을 매도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