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식시장이 회계투명성, 공시제도 등 미진한 측면이 많지만, 향후 발전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NICE신용평가는 25일 ‘베트남 성장 추이 및 자본시장 점검’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 “베트남은 제조업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유입되며 2014년부터 연 6%이상 성장률을 기록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 연 6%이상 고성장..미중 무역분쟁 수혜도
2017년 성장률은 2007년이후 가장 높은 6.8%를 기록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예경 NICE신평 금융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한중일 3국과 아세안 국가들로 구성된 제조업 네트워크의 공급 체인으로 베트남이 빠르게 편입중”이라며 “외국인투자(FDI) 유입은 수출증가와 더불어 수출품 구성, 산업구조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향후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된다면 외국계 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 이외 지역으로 이전하는 현상이 가속화돼 장기적으로 베트남향 FDI 증가와 수출증가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적으로 베트남 제품에 대한 대외수요 감소, 글로벌 투자심리 저하로 성장률 하방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타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관련해선 자본시장이 폐쇄적이고 자본유출입에 대한 정책당국의 규제가 엄격해 베트남 금융 및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 시총 GDP 59.6% 불과해..발전가능성 높다
“주변국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웃도는 것과 달리 11월 말 호치민 주식시장 시가총액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59.6%에 불과하다.”
NICE신평이 베트남 증시 성장가능성을 높게 보는 주요 이유다.
물론 회계 투명성, 공시제도, 외국인투자 자율성 측면에서 미진한 측면이 많다. NICE신평은 베트남 주식시장이 당면한 문제로 △상장기업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유동주식이 적다는 점을 꼽았다. 현재 주식 공개기업(주식회사화된 기업) 수는 약 1500개인데, 이중 하노이와 호치민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은 740여개 뿐이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외국인 투자 촉진, 기업공개(IPO) 활성화를 위한 개혁이 진행 중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게다가 6%를 넘는 경제성장률과 영업환경 개선, 노동생산성 상승 등이 이어지고 있어 주식시장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
김 연구원은 ‘국영기업 민영화’를 민간시장 참여 촉진과 외국인투자 유인에서 매우 중요한 변수로 판단했다. 베트남 정부 역시 국영기업 민영화를 중점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는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좋은 국영기업의 민영화는 주식시장의 투자대상 확충 차원에서 필요하기 때문에 주식시장 역시 민영화의 진전을 바라고 있다”며 “아직까지 국영기업 지분매각, 주식회사화 모두 지지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국영기업 민영화를 가속화하기 위해선 기업 거버넌스 개선과 정보·회계 불투명성 해소, 투자자 기반 형성과 함께 국가와 국영기업 경영자 태도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한편 베트남은 채권시장 역시 걸음마 단계다. 인도네시아와 더불어 아시아 주요국중 가장 작은 채권시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국채가 압도적이라는 분석이다.
9월 말 기준 자국통화 표시 채권시장 규모는 1232조4000만동(530억달러)로 GDP대비 약 23%에 불과하다 외화표시채권을 포함해도 전체 채권시장 규모는 GDP대비 25%에 그친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채권시장 발전을 위해 국제기준에 맞게 구조적 체제를 보완하고, 투자자 기반을 확대, 다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베트남 경제시스템, 금융시장 정비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