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는 물론 전 세계적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도 지난 한해 타스마니아(Tasmania) 주의 주택 가격은 9% 이상을 기록했다. 그만큼 본토에서 이주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주택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사진은 호바트(Hobart)의 한 주택.
호주 전역에서 성장 이어간 유일한 지역... 호바트, 8.7% 상승
지난해부터 뚜렷한 둔화세를 보이는 호주 전역의 주택시장과 달리 타스마니아(Tasmania)의 호바트(Hobart) 주택 가격은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왔으며, 호주 주요 도시들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택 가격이 하락한 가운데서도 호바트만은 성장을 이어간 유일한 도시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호바트의 주택 시장을 견인했으며, 호주에서 가장 작은 주도인 호바트의 주택시장 호황은 올해에도 이어질까?
지난 해 11월까지 12개월 사이, 시드니 주택 가격이 평균 8.8%, 멜번이 7% 하락한 것과 달리 호바트(Hobart)는 8.7%가 상승했다. 매매를 알리는 호바트의 한 주택(사진).
▲ 호바트 주택 가격 상승 요인은= 올해 업무가 시작된 지난 2일(수), 경제 컨설팅 사인 코어로직(CoreLogic)사가 내놓은 부동산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까지 1년 사이 타스마니아 주택 가격은 이전 해에 비해 9.9%가 상승했으며, 주도인 호바트는 8.7%가 올랐다.
이는 시드니 평균 8.8%, 멜번 7% 하락과 크게 비교된다. 지난 한 해 호주 전국 평균 주택 가격 하락률은 4.8%이다.
호바트 주택 시장은 지속적인 상승세에 힘입어 중간 주택 가격 또한 남부 호주(SA) 애들레이드(Adelaide)를 앞질러 49만 달러를 기록했다.
코어로직의 팀 로우리스(Tim Lawless) 수석 경제연구원은 “타스마니아의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비해 부족한 주택 공급은 예비 구매자들이 가격을 놓고 협상 할 여지가 없는 상태”라면서 “이것이 호바트 주택시장에 압박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로우리스 연구원은 이어 “호바트를 비롯해 타스마니아 주택은 매우 빠르게 매매되고 있으며 시장에는 시급한 문제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타스마니아 부동산연구소’(Real Estate Institute of Tasmania. REIT)의 토니 콜리지(Tony Collidge) 대표는 “현재 임대료와 잠재 구매자의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천 채의 주거지가 필요하다”고 진단하면서, “하지만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주택 공급이 이루어지기까지는 6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타스마니아 주도인 호바트 도심 주변의 주택들. 호바트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웨스트 호바트(West Hobart)의 도심(inner-city)으로, 지난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중간 주택 가격은 75.1%가 올랐다.
▲ 타스마니아 주택 구입자는= REIT에 따르면 호바트를 비롯해 타스마니아 전역의 주택 구입자 가운데 4분의 1은 본토에서 오는 이들이며, 현재 타스마니아 거주자들의 주택 소유 비율은 75%이다.
콜리지 대표는 “내가 생각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보다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위해 (타스마니아로) 이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토에서 타스마니아로 이주해 주택을 구입하는 이들은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 퍼스 등에서 이미 소유하고 있던 주택을 높은 가격에 매각한 뒤 이곳에서 훨씬 더 낮은 가격에 주택을 구입하고 남은 자금으로 보다 한적하고 편리하게 거주하려는 이들이라는 설명이다.
전국 체인의 부동산 회사 ‘LJ Hooker’의 마크 디바인(Mark Devine) 대표는 타스마니아 주의 청정한 환경과 녹색 이미지는 차치하고, 본토에 거주하던 이들이 이곳으로 이주하는 또 하나의 배경에 대해 “주요 은행들의 주택담보 대출 규정 강화가 시드니와 멜번 투자자들의 시선을 이곳으로 돌리게 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에 따르면 호바트의 투자용 주택 자산에서 얻는 실제 수익률은 다른 지역과 크게 비교된다.
REIT 자료에 따르면 타스마니아에서 중간 주택 가격이 가장 크게 성장한 곳은 웨스트 호바트(West Hobart)의 도심(inner-city)으로, 지난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웨스트 호바트는 75.1%가 올랐다. 이어 사우스 호바트(South Hobart)가 71.7% 상승으로 집계됐으며 샌디 베이(Sandy Bay)의 중간 주택 가격 성장률은 66%였다.
디바인 대표는 웨스트 호바트 도심의 높은 성장세에 대해 “도심의 주택들이 가진 빼어난 전망이 국내 이주자 및 투자자들에게 큰 매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개월 사이 호주 주요 도시의 주택 가격 성장을 보여주는 ‘코어로직’(CoreLogic)의 인덱스.
▲ 주택시장 성장 자속 여부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타스마니아 주택 시장이 둔화세로 돌아서는 것이 아닌가’라는 궁금증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다만 REIT의 콜리지 대표는 올해 호바트의 주택 가격 성장세는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이며, 타스마니아 지방 지역은 호바트에 비해 낮은 주택 가격으로 인해 주택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에 따르면 북서쪽 해안을 따라 조성된 타운들은 저렴한 가격에 주택 구입이 가능하며 투자 가치도 높다.
LJ Hooker의 디바인 대표는 “타스마니아 북서부 지역의 경우 주택 가격이 저렴하고 경제적 요소가 많아 사람들이 이주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 지역은 주택 가격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경제적 호황과 건설 경기는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요소들이 타스마니아 주택 시장의 활황을 지속시키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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