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막대한 수입 노려
2026월드컵 48개팀 본선
Newsroh=로빈 칼럼니스트
4년마다 지구촌을 달구던 월드컵이 2년마다 열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단일스포츠로는 세계 최대의 이벤트인 FIFA 월드컵이 창설(創設) 96년만에 혁신적인 변화를 이룰 가능성이 커졌다.
월드컵은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이 공동개최하는 2026년 대회부터 본선 출전국이 현재보다 16팀이 많은 48개팀으로 늘어난다. 이와 함께 4년의 대회 주기를 2년 주기(週期)로 바꾸자는 여론에 급격히 무게가 실리고 있다.
1930년 우루과이에서 첫 대회가 열린 월드컵은 2차세계대전으로 1946년과 1950년 두차례 무산된 것을 제외하면 줄곧 4년마다 열렸다. 월드컵을 2년주기로 개최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90년대 후반부터다.
98년 프랑스월드컵 이듬해 FIFA 회장 제프 블래터는 월드컵 2년개최의 애드벌룬을 띄웠지만 찬성여론을 얻는데는 실패했다. 월드컵 2년주기가 대세가 되지 못한 이유는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등 세계 최고의 리그가 운영되는 유럽대륙의 이해가 얽혀있기때문이다.
월드컵이 2년 간격으로 열리면 각국 리그에 스타선수들의 결장(缺場) 횟수가 늘어나고 부상위협도 많아지며 유럽연맹컵 등 황금알을 낳는 기존 대회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FIFA 내부에서도 월드컵이 너무 자주 개최되면 희소가치가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남미축구연맹의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회장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총회에서 월드컵 2년주기를 공론화하고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적극 공감을 표시하면서 공식화 될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도밍게스 회장은 오래전부터 월드컵 2년주기를 하자고 목소리를 높여 왔다. 그는 “우리가 현재의 포맷을 유지한다면 많은 스타 선수들이 두 번 이상 월드컵에 나가기 힘들지만 개최주기를 2년으로 바꾸면 더 많은 기회와 함께 사람들의 관심도 훨씬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FIFA가 월드컵 2년주기에 관심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 막대한 수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2016년 블래터에 이어 FIFA의 새로운 수장(首長)이 된 인판티노는 8개국 미니월드컵 등 수십억달러 짜리 세계클럽선수권과 같은 대회를 추진하고 있다. 만일 월드컵이 2년 주기로 열린다면 FIFA의 스폰서들은 천문학적인 광고비를 기꺼이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FIFA가 본선 출전국을 48개국으로 늘린 명분은 외형상 더 많은 나라에게 월드컵의 출전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지만 진짜 속내는 판이 커질수록 수입액이 기하급수(幾何級數)로 늘어날 것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FIFA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1992년까지 같은 해에 개최하던 동하계 올림픽을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하계올림픽과 2년 간격으로 엇갈리게 함으로써 훨씬 많은 수입을 올리는 것을 부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도밍게스 회장은 내친 김에 2022 카타르월드컵부터 본선 출전국을 48개 팀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했고 인판티노 회장이 내년 3월 총회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화답함으로써 48개팀의 매머드 월드컵이 당초보다 4년 일찍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월드컵은 1930년 우루과이대회(13개팀)와 1938년 프랑스대회(15개팀) 1950년 브라질대회(13개팀)를 제외하곤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까지 본선 진출국이 16개팀이었다. 1982년 스페인대회부터 1994년 미국대회는 24개팀이 출전했고 1998년 프랑스대회부터 현재의 32개팀 체제가 되었다.
FIFA월드컵이 2년 주기로 바뀐다면 FIFA와 IOC는 엄청난 마케팅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 월드컵이 2년마다 동하계올림픽과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만일 어느 한쪽이 홀수해로 바꾼다면 두 개의 거대 스포츠기구가 사이좋게 시장을 양분할 수 있겠지만 산하연맹과 대륙대회 등 많은 하부 대회들까지 조정해야 하는 문제들로 인해 간단치 않은 상황이다.
FIFA의 계산대로 2년마다 ‘월드컵 대박’이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축구팬들은 2026년부터 2년마다 지구촌을 달구는 꿈의 제전에 신바람이 날 모양이다.
* 이 글은 데일리스포츠한국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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