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밴쿠버경찰서(VPD) 페이스북
한국 국적자 사법처리 대상
오피오이드 사망자 매년 증가
밴쿠버 불법 마약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면서도, 매년 수 천 명의 사망사고를 일으키는 펜타닐에 한인들도 노출돼 위험에 빠지는 일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주밴쿠버 총영사관의 한동수 사건사고담당 영사는 최근 한국 국적자의 펜타닐 관련 사건이 발생해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여행자, 유학생, 워킹홀리데이 등 임시 체류는 물론 영주권자 등도 각별히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작년 11월 누계로만 1380명이 불법 마약류 과용으로 사망했다는 통계가 BC검시소에서 나왔다. 이들 마약류는 주로 펜타닐 물질이 들어있다. 펜타닐은 비혈관 투약의 용이성과 뛰어난 효능으로 모르핀을 대체하면서, 마약류 진통제의 주류로 떠올랐다. 효과는 좋지만 중독성이 매우 높고 위험성도 높기 때문에 주로 치료가 불가능한 말기암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용도로 허가된다.
가격이 싸고 사용이 간편한데다가 환각효과도 탁월해 불법 마약시장에 확산되고 있는데, 조그만 사용량이 초과되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마약류이다.
메트로밴쿠버에서는 펜타닐(fentanyl)과 카펜타닐(carfentanil)이 섞여있는 오피오이드(opioid)이라 불리는 마약류가 널리 퍼져 있다. 불법 마약 제조자들이 펜타닐 성분에 대해 제대로 정량 확인을 하지 않은 채 조악하게 제조된 오피오이드로 인해 매년 펜타닐 과용 사망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밴쿠버만의 문제가 아니라, 캐나다, 미국 등에서 과용 사망사고의 주범으로 떠 올랐다.
이처럼 펜타닐의 폐해가 큰 문제로 부각되면서 지난해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회의에 참석했던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테이블에 무역의제가 아닌 펜타닐을 주요 의제로 올렸다.
전 세계 펜타닐 제조 물질의 상당량을 생산하는 중국이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해, 결국 이들 물질이 미국의 불법마약시장으로 흘러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회담 직후 중국 정부는 펜타닐을 규제 대상 약물로 지정하고, 펜타닐을 미국에 판매하려다 적발된 중국인을 극형으로 처벌하는 조치를 밝혔다.
중국계 이민자가 많은 밴쿠버도 오피오이드 사고도 많이 일어나 정부차원에서 해독제인 낼록손(naloxone)을 마약 투약지역 곳곳에 비치하고, 경찰과 대중교통 현장 직원들에게도 휴대하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
오피오이드에 중독되면 입술이 파래지고, 어지럽고 혼란스러우며,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 없고, 목에 뭔가 걸리거나, 가글을 하는 소리 또는 코고는 소리가 난다. 숨을 천천히 또는 약하게 그리고 쉴 수 없게 되며, 기면상태에 들어가면서 깨어있기 힘들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한 영사는 "특히 한국 국적자의 경우, 향정신성의약품복용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 대상이 될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도 있어 어떤 경우도 손에 대지 말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인사회에서는 마약에 대해 모두 쉬쉬하는 분위기이지만 한인들 중에도 마약에 중독된 경우가 많다. 대중교통 경찰인 제니 정 경관도 다운타운 헤이스팅 등 마약중독자들이 주로 모여 있는 장소에 한인들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2000년 이후 많은 한인 조기유학생들이 밴쿠버를 찾아왔을 때, 이들 청소년들이 부모로부터 용돈으로 받은 현금이 있어, 마약 범죄자들의 마약 판매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다. 이들 마약 조직들은 처음에는 무료로 마약류를 주다 중독이 되면 비싼 돈으로 마약을 사도록 만들도록 만들었다. 돈이 떨어져 더 이상 구매할 수 없게 되면, 이들을 다른 한인 청소년들을 유인하는 미끼로 사용했다.
당시 교도소에서 한인 범죄자 상담을 하던 한 한인 목사는, 여자들은 에스코트라는 성매매 서비스를 하도로 강요를 받고, 남자들은 다른 여학생을 유혹하도록 비싼 차까지 사 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