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드니 도심 인근 워털루(Waterloo) 지역에 대규모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공공주택 및 사회주택 거주민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주 정부가 내놓은 워털루 종합개발계획 가상도.
“공공부지에 개인 주택 세워 저소득층 몰아내는 터무니없는 계획” 비난
정부가 시드니의 이너 사우스(inner south) 워털루(Waterloo) 지역에 대규모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공공부지에 개인 소유의 고층 아파트 건설 계획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저소득층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25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워털루 지역에 40층짜리 고층 아파트 7채와 32층짜리 타워 12개 건설 등 이 지역 주거지역 재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개발 계획은 정부가 공공주택의 업그레이드 또는 교체 작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고안한 ‘communities plus’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공공 토지에 개인주택이 들어서는 것이 특징이다.
NSW 주 가족 및 커뮤니티 서비스 부를 담당하는 프루 고워드(Pru Goward) 장관실 대변인은 “개인 주택과 저렴한 주택 및 사회주택이 포함된 종합개발단지가 될 것이며, 60%의 모든 인근 신축 건물은 7층 이하의 낮은 건물로 인근 녹지와 조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털루 지역은 이번 복합개발단지 계획안에 따라 신규로 건설되는 워털루 메트로 스테이션 동쪽 방향으로 신규주택 6천800여 가구와 또 다른 아파트 700가구가 건설돼 전국에서 가장 주거지가 밀집된 지역 중 한 곳으로 거듭나게 된다. 약 6천800개 신규 주택의 약 35%는 사회주택, 공공주택 및 시장가보다 저렴한 주택으로 구성된다. 현재 워털루 지역에 위치한 사회주택 2천12가구가 새로 교체되며, 모든 기존 세입자들은 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
최근 광역시드니위원회(Greater Sydney Commission)는 토지를 재구획하고 해당 부지에 저렴한 주택 5~10%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이번 워털루 종합개발단지에 들어서는 주택 300 가구는 이 중에서도 최저가 주택에 해당한다.
고워드 장관실 대변인은 “워털루는 공공시설, 대중교통, 인프라 및 일자리가 모두 가까워 6천800채의 주택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지역의 발전 가능성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보도에 따르면 워털루 개발계획 지도에는 33~40층 고층 아파트 단지 6곳 및 16~32층 아파트 12채와 함께 두 개의 공원,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를 따라 넓게 뻗은 중앙대로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고워드 장관의 이번 계획에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드니 시장은 즉각 “실망스럽다”고 표했으며, 공공주택(public housing) 옹호자들은 저렴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쏟아냈다.
NSW 주 정부 가족 및 커뮤니티 서비스 부의 프루 고워드(Pru Goward) 장관. 사회주택(Social Housing) 업무가 포함된 장관의 이 계획에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드니 시장은 즉각 “실망스럽다”고 표했으며, 공공주택(public housing) 옹호자들 또한 “저렴한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못할 것”이라는 비난을 쏟아냈다. 사진 : aap
무어 시장은 “이번 개발의 규모가 너무 커 인근에 위치한 주택과의 거리 및 공원과 공용 공간들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매우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시장은 이번 계획과 관련, “그린 스퀘어(Green Square)에 있는 빅토리아 파크(Victoria Park)와 엡섬 파크(Epsom Park) 지구는 44헥타르의 면적으로 이중 대략 7헥타르가 대정원이며, 6천800채의 주택이 있다. 그런데 이 보다 두 배 큰 면적에 같은 양의 주택과 두 배 더 큰 대정원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당 뉴타운(Newtown) 지역구 후보이자 ‘양가 원주민 노인복지’(Yanga Aboriginal Aged Care)의 노마 인그램(Norma Ingram) 대표 또한 “이번 계획에는 너무 많은 개발계획이 포함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원주민과 저임금 소득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인그램 대표는 “공공부지에 개인 임대주택이 세워지는 것만으로도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레드펀(Redfern)-에버레이(Eveleigh)-달링턴(Darlington)-워털루(Waterloo) 지역 커뮤니티 단체의 ‘제프 턴불(Geoff Turnbull) 대변인도 “우리의 주요 우려사항 중 하나는 저렴한 주택 공급량이 적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턴불 대변인은 “공공주택에서 밀려나 민간 주택 시장의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워털루 종합개발계획의 완공은 20년 뒤로 전망된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