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도심 지역 홈리스 5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이들의 평균 노숙 기간은 5년4개월인 것으로 나타나 시드니 공공주택 부족 현실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은 도심의 한 건물 통로에서 밤을 보내는 노숙자들.
노숙자의 80%가 남성... 평균 연령 42세, 25세 미만도 7% 달해
불법 약물남용, 지나친 음주로 건강문제 심각... AIDS 양성반응자도
시드니 주택 부족 및 이로 인한 임대료 인상 등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시드니 도심 지역인 이너 시드니(inner Sydney)의 노숙자의 경우 주택 없이 길거리에서 보내는 평균 기간이 5년 이상에 달한다는 새 조사 보고서가 나왔다고 지난 주 금요일(18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 2010년 시드니 도심의 홈리스 가운데 보건 및 정신건강, 약물 남용 문제가 주요 이수로 부각된 이래 처음 나온 조사 결과로, 이에 따르면 노숙자의 72%가 약물을 남용하고 있으며 정신건강 문제를 갖고 있는 이들은 절반을 넘었다. 또 44%가 트라우마를 경험하고 있으며 29%는 뇌 장애를 갖고 있다는 응답이었다.
노숙자 관련 비영리 기구인 ‘Homelessness NSW’가 실시한 ‘2015 Inner Sydney Registry’ 결과에 대해 이 기구의 캐서린 맥커넌(Katherine McKernan) 대표는 “이너 시드니의 홈리스가 증가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며, 늘어나는 노숙자에 비해 이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적절한 가격의 주택이 절대 부족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드니 시티(City of Sydney) 클로버 무어(Clover Moore) 시장도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시드니가 주택부족 문제에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첫 주, 연구원들은 시드니 시티 카운슬 지역의 길거리 노숙자 308명과 임시 숙소에서 지내는 119명을 포함, 516명의 홈리스를 조사했다. 길거리 노숙자나 임시 숙소 거주자 외 홈리스는 하숙이나 일정 기간 친구 집에 얹혀사는 이들이었다.
이들 홈리스 5명 중 4명이 남성이었으며, 호주 원주민도 높은 비율로 전체 조사 대상자의 17%였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42세에 달했으며, 고정 주거지 없이 홈리스로 떠돈 기간은 평균 5년4개월이었다.
지난 2010년 마지막 조사 당시 노숙자로 지낸 평균 기간은, 신체적-정서적으로 상처 받기 쉬운 취약자들은 11년에 달했으며, 비취약 노숙자의 경우 5년이었다.
이번 조사 결과 35%의 홈리스는 이들이 머물 영구 주택과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었으며 65%는 우선 거주에 필요한 적절한 주거지와 단기간의 지원으로 노숙자 생활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이들이었다.
지난 주 수요일(16일) 주 정부는 시드니 도심 남부 워털루(Waterloo) 지역의 새로운 주거단지 개발 가운데 30% 이상을 홈리스 또는 이와 유사한 처지에 놓인 이들에게 적절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사회적 주택에 할애하겠다고 발표했다.
NSW 주 정부 가족 및 커뮤니티 서비스(Family and Community Services) 부의 마리 워크(Maree Walk) 부장관은 또한 정부 노숙자 관련 기구를 대상으로 한 브리핑에서 부동산 개발 및 주택건설 업체들과 NSW 주에 이들을 위한 1천 채의 주택건설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드러난 것을 감안한 때, 홈리스 또는 노숙 위기에 있는 이들을 위한 주택 수요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현재 공공주택을 신청해 놓고 입주를 기다리는 대기자는 무려 5만9천 명에 달하는 실정이다.
시드니 카운슬의 홈리스 관련 부서 트리나 기슬리(Trina Geasley) 매니저는 “홈리스를 줄이기 위한 기본적 로드맵의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주거지 옵션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또한 보건 서비스 의존도에서도 홈리스들이 상당히 취약한 처지에 있음을 드러냈다. 전체 조사 대상자 중 35%가 장애를 가진 이들로, 이중 15%는 55세 이상이었으며 7%는 25세 미만의 젊은층이었다. 아울러 8%에 달하는 42명은 참전군인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자인 516명의 노숙자들이 지난 6월 이후 경찰 심문을 받은 경우는 총 9,200회였으며 병원에서 밤을 지낸 사례는 374건, 사고를 당하거나 응급실에 실려간 케이스는 1007건에 달했다.
지난 6개월 사이 세 차례 이상 병원에 입원한 사례도 전체의 25%에 달했으며, 입원했던 이들 중 36%는 정맥주사를 주입하는 약물 사용자, 37%는 최소 30일간 지속적으로 술을 마심으로써 심각한 건강 이상이 발생한 이들이었다.
아울러 25세 미만의 홈리스 35명 중 3분의 1은 위탁 양육자 출신이었으며 5명은 HIV 바이러스 또는 AIDS 양성 반응을 가진 이들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의 전체 결과는 내년초 연구보고서로 출간된 될 예정이며 홈리스 관련 기관들의 맞춤형 전략을 구축하는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