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화합과 통일의 초석 놓기를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KakaoTalk_20190219_213328022.jpg

photo by 조성모

 

 

휘영청 보름달이 밝았다. 2월 19일은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음력으로 설날이 지나고, 첫 보름달이 떴다. 안타깝게도 모국에선 보름달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전국 대부분에서 눈과 비가 내렸기때문이다. 일부 지방에선 밤 늦게 구름 사이로 언뜻언뜻 비췄다.

 

내가 있는 뉴욕에선 다행히 날이 맑아 저녁부터 꽉 찬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 기실 대낮에도 테두리가 둥그런 흰 달의 그림자가 동녘 하늘에 새겨져 보름달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다. 게다가 오늘은 정월 대보름이 아닌가.

 

뉴스를 보니 대보름달은 심지어 ‘수퍼문(Super Moon)’이었다. 달과 지구의 평균 거리는 38만4400㎞인데 이번엔 지구와 가장 가까운 35만7000㎞까지 다가와 3만㎞ 가량 가까워졌다. 그만큼 크게 보인 것이다.

 

 

KakaoTalk_20190219_213745360.jpg

 

 

대보름은 ‘오기일(烏忌日)’ 혹은 '상원(上元)'이라고도 한다. 오기일은 까마귀를 기리는 날인데 신라 소지왕이 까마귀의 덕으로 죽을 위기를 넘긴 은공을 기리기 위해 정월 대보름 찰밥을 지어 제사를 지낸데서 유래한다.

 

우리네 세시풍속에서는 보름달의 의미가 대단히 크다. 추석도 보름날(음력 8월 15일)이 아니던가. 달의 움직임으로 날짜를 헤아리는 음력에서 한 해의 시작인 설날이 가장 큰 명절이다.

 

한반도 북부에서는 단오(음력 5월5일)가 큰 명절이지만, 중부 이남에서는 7월 보름인 백중(百中)보다도 비중이 작았다고 한다. 따라서 정월대보름은 우리 세시풍속에서는 설날만큼 중요한 날이다.

 

사실 우리 민족만큼 달을 숭상하는 민족도 없는 것 같다. 중국만 해도 추석은 한식과 단오, 중구(重九 9월 9일)보다 규모가 훨씬 작았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신라의 가위(가배 嘉俳) 기록에도 있다시피 경외의 대상이 바로 보름달이었다.

 

그래서 첫 보름달이 뜨는 시간에 대지의 풍요를 비는 동제(洞祭)가 열렸다. 재미있는 것은 줄다리기도 정월 대보름날 밤에 행했다는 사실이다.

 

 

KakaoTalk_20190219_213414756.jpg

photo by 조성모

 

 

경남 영산에서는 줄다리기를 할때 암줄(여자편)과 수줄(남자편)의 고리를 거는 일을 ‘성행위’처럼 여겼는데 “대낮에 그러한 짓을 하는 자는 없고 해가 져야 이루어진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줄다리기는 암줄편인 여성편이 이겨야 대지에 풍년이 든다고 했다.

 

대보름날 놀이로는 쥐불놀이와 사자놀이, 관원놀음, 오광대탈놀음 등이 있다. 고싸움, 나무쇠싸움 등 각종 편싸움도 펼쳐지고, 제웅치기 나무조롱달기 더위팔기 모깃불놓기 뱀치기 등의 액막이 행사도 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뭐니뭐니해도 먹는 즐거움을 빠뜨릴 수 없다. 대보름에는 쌀, 보리, 조, 수수, 팥 등의 다섯 가지 이상의 곡물을 섞어 지은 오곡밥을 지어 먹었다. 정월 보름날 새벽에는 부스럼이 생기지 말라고 밤 잣 호두 등 부럼을 깨물어 먹는다.

 

또 보름날 새벽에 데우지 않은 찬술을 조금씩 마시는걸 귀밝이 술이라고 했는데 밤에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했다. 이때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고,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생각했다.

 

대보름날에는 점을 친다. 율력서에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설명한다. 율력서에 따르면 "정월은 천지인 삼자가 합일하고 사람을 받들어 일을 이루며, 모든 부족이 하늘의 뜻에 따라 화합하는 달"이라고 한다. 따라서 정월은 사람과 신,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하나로 화합하는 달인 것이다.

 

 

정월대보름_20190219_220241510.jpg

photo by 조성모

 

 

오는 27일과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선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이 열린다. 음력으로는 1월 23일과 24일이다. 모쪼록 양 정상이 정월 대보름의 기운으로 화합하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이 합의되고 한머리땅의 영구한 평화와 통일의 초석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그리하여 2019년 기해년(불기 2563년, 단기 4352년) 정월은 환한 보름달처럼 역사속에 광영(光榮)이 드리우길 간절히 기도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소곤이의 세상뒷담화’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csge

 

 

 

  • |
  1. KakaoTalk_20190219_213328022.jpg (File Size:68.4KB/Download:31)
  2. KakaoTalk_20190219_213414756.jpg (File Size:56.8KB/Download:26)
  3. KakaoTalk_20190219_213745360.jpg (File Size:26.5KB/Download:29)
  4. 정월대보름_20190219_220241510.jpg (File Size:65.4KB/Download:28)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하나님일 하면서 돈도 벌고 싶은 놈 file

    [종교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최태선 목서(하늘밭교회) = 분당 ㅎ교회를 다룬 기사를 보았다. 막장이다. 할 말이 없다. 물론 그런 곳을 교회로 알고 다니는 분들도 신기하기는 마찬가지다. 신대원시절 한 무리의 목사들이 채플이 끝난 직후 찾아왔다. 부흥사목사들이...

    하나님일 하면서 돈도 벌고 싶은 놈
  • 딸기와 berry 이야기

      누구나 어릴적 산딸기에 대한 아련한 기억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산속을 거닐다 보면 산딸기 가시가 옷자락을 잡아 당기거나 손등을 사정없이 할퀴던가, 아니면 빨간 열매의 유혹으로 얼른 입으로 가져갔던 그런 추억이다. 맛이야 시큼새큼하여 신통치 않았지만 그래...

    딸기와 berry 이야기
  • 남과 북은 ‘섬’만도 못했구나 file

    김위원장의‘철도대장정’을 보며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북미정상회담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한 동선(動線)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한 나라의 정상이 무려 4천여 km에 이르는 먼 구간을 열차로 이동하는...

    남과 북은 ‘섬’만도 못했구나
  • 숫자로 정리한 세계일주 15000시간 file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 한바퀴’ (2)         15000시간의 세계 유랑에 쉼표를 찍었다. 그동안의 여정을 숫자로 간단하게 정리해 보았다.     여행 기간 ㅡ 2017년 4월 ~ 2018년 12월   20개월, 627일 , 15000시간   여행 국가 ㅡ 50개 나라 ( 예전에 35개국 다녀 왔으니 ...

    숫자로 정리한 세계일주 15000시간
  • 60시간 만에 받은 화물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오전 7시, 걸어서 인터내셔널 서비스샵으로 갔다. 수리가 끝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가이암은 움직인 흔적이 없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프라임 트럭이 많이 밀려있어 수리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오늘 중으로는 수리에 들어...

    60시간 만에 받은 화물
  • 정월대보름 평화의 달구경 file

    남북화합과 통일의 초석 놓기를     Newsroh=소곤이 칼럼니스트     photo by 조성모     휘영청 보름달이 밝았다. 2월 19일은 정월 대보름(음력 1월 15일)이다. 음력으로 설날이 지나고, 첫 보름달이 떴다. 안타깝게도 모국에선 보름달 구경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날 전...

    정월대보름 평화의 달구경
  • 좋은 직원은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 진다

    교육 통해 태도 바꿔주면 유능한 직원으로 변신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기업을 경영하는 분들은 좋은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고용주의 마음에 들 만큼 유능하고 태도가 좋은 직원을 찾기...

    좋은 직원은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 진다
  • 나는 너무 외로워요(3)

    어려운 학생 돕는 자녀 되도록 부모가 힘쓰라 (워싱턴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필자가 전에 아이 학교에서 무숙자 돕기 캠페인으로 걷기 대회를 해서 자원 봉사자로 중학교를 방문했을 때의 일입니다. 행사를 돕느라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나는 너무 외로워요(3)
  • 응급의료전산화 안하나?못하나? file

    故 윤한덕 응급센터장을 추모하며 전화 30통이라니..무능한 한국관료 체제     Nesroh=김태환 칼럼니스트     한국에서는 항상 국민소득이 얼마다, 그리고 IT 강국임을 뽐내고 있으나 그들은 가짜 뉴스와 소위 ‘찌라시’ 생산에만 열을 올린다.   최근 윤한덕 국립중앙의...

    응급의료전산화 안하나?못하나?
  • 올해 NZ 금융환경 변화 예상

    지난 주, 과거 3년 이래로 당일 주가가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던 금융주,  주춤하던 호주, 뉴질랜드 주식 시장을 흥분시켰다. 이유는 호주 ‘Royal Commission’에서 지난 1년간 은행들의 비리와 불공정 거래에 관한 20여가지 혐의에 대한 조사 결과가 예상했던 엄중 처벌...

    올해 NZ 금융환경 변화 예상
  • 안티프래질 이야기

    유전자가 생명체를 지배한다는 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상식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생물학적 결정론에 반대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 인 인물이 세계적인 세포생물학자이면서 의학자인 브루스 립튼(Bruce H. Ripton)입니다.    그가 쓴 책 『당신의 주인...

    안티프래질 이야기
  • 2019 년 오클랜드 주택시장 어떨까요?

    강렬한 태양 아래 행복한 여름 휴가를 보내시고 계시나요? 그러나 요즘 세계 각국의 뉴스 그리고 한국의 뉴스를 보게 되면 우리는 부정적인 생각들에 휩싸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작심삼일이라고 보통 2-3 주 내에 사그러지는 새해 결심을 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

    2019 년 오클랜드 주택시장 어떨까요?
  • 스님과의 아침공양 file

    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불교와 관련된 용어 중에 '공양(供養)'이 있습니다. 공양은 본래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대해서 공경하는 마음으로 향이나 등, 음식 등 공물(供物)을 올리는 것을 말하는데 불가에서는 '밥을 지어 올리거나 먹는 일'도 '공양한...

    스님과의 아침공양
  • 북미 2차정상회담 성공 가능성 크다

    [시류청론] 연락관-연락사무소 교환 설치 검토… 미군철수 문제도 논의?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 CNN > 방송은 2월 18일 뉴스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 공식적인 외교관계 수립을 위해 연락관 교환 및 연락사무소 설치 방안을 진지하...

    북미 2차정상회담 성공 가능성 크다
  • 시장경제냐? 시민경제냐? file

    제3 섹터 경제론 11장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한겨레 신문사의 최우성 연구원은 지난 1월 9일자 기사를 통해 미국에서 일고 있는 자본주의 구하기 운동은 소개하면서 보수적 인사들마저 독점기업을 해체하고 기업에 대한 강력한 규제의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시장경제냐? 시민경제냐?
  • 검은 순수 VS 황홀한 지옥

      커피와 와인을 마시는 것은 곧 자연을 마시는 것이다. 처음에 이 둘은 약으로 사용됐다. 기원 전 에티오피아 부족들은 커피나무 잎을 씹거나 줄기 끓인 물을 마시며 에너지가 솟는 효과를 누렸다. 그리고 종교적 배경을 통해서 전세계로 전파되었다. 와인은 원래 교회...

    검은 순수 VS 황홀한 지옥
  • 강추위 탈출하기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I-65 남쪽 방향, exit 116 근처 휴게소에서 쉰다. 여기는 화씨 33도, 섭씨 1도다. 영하에 가까운 날씨지만 봄날처럼 느껴진다. 가볍게 입고 운동도 야외에서 했다.   눈이 내린다. 밤새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다. 새벽 1시쯤 야드...

    강추위 탈출하기
  •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따뜻한 말 한마디의 파급효과는 크다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일요일 교회에서 목사님이 신도들에게 “매일 무엇이든 남을 위해서 중요한 일을 하면서 생활 하라”는 당부를 했습니다. 그런 설교를 신중하게 들은 홀모가 있었습...

    사소한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 나는 너무 외로워요(2)

    [교육칼럼] 외로움 느끼는 자녀, 봉사나 취미활동 하게 이끄라 (워싱턴=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칼럼니스트) = 지난 주에 이어서 외로움이라는 증상에 대해서 또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이런 저런 가정적인 이유, 성격상의 이유로 외로움을 호소하는 십대 자녀들이...

    나는 너무 외로워요(2)
  • ‘여행은 감사다’ file

    65세에 떠난 627일의 세계유랑(1)     Newsroh=안정훈 칼럼니스트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하고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 "   양희은의 노래 가삿말이 귓가에서 맴돌았다.   퇴직하고 나서도 10년 동안 완전한 은퇴가 아니라 반퇴로 살면서 늘 떠나는 상상을 했다 ...

    ‘여행은 감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