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오늘 참으로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었다. 동해에 가면 아내는 신앙처럼 일출을 봐야 하는데, 귀찮다고 버텨봐야 소용없는 일임을 앎으로 순순히 따라나섰다. 결과는 불행(?)히도 아내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는 것으로 귀결되었다.
일출(日出) 시간을 확인 후 7:05에 맞춰 내려가니 서쪽 하늘 대보름 달님의 맑은 얼굴이 막 구름 속으로 들어가려는 게 아닌가. 월몰(月沒)시간은 7:34인데 구름층이 두터워 조금 일찍 몰(沒)하는 순간을 포착하게 된 것이다.
잠시 후 역시 해운(海雲)층 위로 조금 늦게 올라오는 장엄한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월몰과 일출은 본래 30분 간격의 시간 차이가 있었으나 자연의 조화로 거의 비슷한 시간에 한 자리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달은 음(陰)의 기운으로 어둠을 밝히며 고난의 시간을 의미하는 겨울 같은 느낌으로, 그것도 대보름 가장 밝은 달을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다.
해는 양(陽)의 기운으로 세상을 밝히며 찬란한 시간을 의미하는 봄 같은 느낌으로, 떠오르는 해를 가슴 벅찬 설렘으로 맞이할 수 있었다.
월몰과 일출을 보며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이한 것이었는데, 단순하게 한 계절의 교대를 목격한 것이 아니라, 어둡고 긴 분단의 질곡을 보내고 한반도의 평화로 찬란한 희망의 봄을 보았다 하고 싶다.
이 상서로운 기운을 한반도 평화를 기대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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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로 오다, 봄
그대 기다리는 오늘, 雨水에
눈으로 오시는가
갈라진 가뭄 마른 가슴 적시려
살포시 내리시는가
내리는 눈발 가슴에 차지 않아
폭설을 찾아 나서니
쏟아지는 폭설 무리를 이뤄
소리없는 함성으로 내리시누나
세상 끝으로 늘어진 어둠
겨울 추위야 견디면 되는 일이나
온갖 오물 썩어 쌓인 먼지로
몸서리치는 나무 위 짙은 어둠에
대보름 달빛으로 내리시는가
봄이, 새 봄이
지난 세월 다녀 간 그 어느 봄날 보다
찬란하게 돋아 오를 봄이
잘리운 나뭇가지 새 움이 트고
폭설로 와
움트여 솟아 오르시는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hwang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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