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목) 줄리 비숍(Julie Bishop) 전 외교부 장관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날 것을 밝혔다. 1998년 처음 정계에 진출한 비숍 의원은 2013년 호주 최초의 여성 외교부 장관을 역임했다. 사진은 의회에 참석해 은퇴를 밝히는 줄리 비숍 의원.
호주 최초 여성 외교장관 역임, 자유당 사상 최초 당권 도전 여성 의원
줄리 비숍(Julie Bishop) 전 외교부 장관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주 목요일(21일) 비숍 장관은 연방의회에서의 질의응답 시간 후 갑작스런 은퇴 계획을 발표, 동료 의원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해 8월 비숍 의원은 모리슨(Scott Morrison) 당시 재무장관, 피터 더튼(Peter Dutton) 전 내무장관과 함께 자유당(Liberal)의 당권에 도전했다가 총 85표 중 11표를 얻어 당 대표에 실패한 후 평의원(backbench)으로 물러났으며, 모리슨 총리 집권 후 새 내각 발표에서 그녀의 자리(외교부 장관)는 마리스 파인(Marise Payne) 의원으로 대체됐다.
비숍 의원은 1998년부터 퍼스(Perth)의 커튼(Curtin) 지역구를 담당해왔으며, 호주의 첫 번째 여성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자유당의 대표 ‘인물’이기도 했다. 올해 총선에도 출마 의사를 내비친 바 있는 그녀는, 최근 하원에서 의원으로서의 미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고 정치를 벗어난 삶을 살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정계 은퇴를 시사하기도 했다.
비숍 의원은 이날 의회에서 “커틴 지역구의 최장수 의원이었으며, 내 정치 경력의 절반이 넘는 11년 동안 자유당의 첫 번째 여성 부대표로 활동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75년 자유당 역사상 최초로 당권에 도전한 여성 의원이었다는 것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숍 의원은 의회에서 “서부 호주 커틴(Curtin) 지역구의 최장수 의원이었으며, 11년간 자유당의 첫 번째 여성 부대표로 활동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사진은 은퇴 발표 후 의회를 나가는 줄리 비숍 의원.
비숍 의원은 존 하워드(John Howard. 1996-2007년 역임) 정권 시절 고령화부 장관, 여성부 장관, 교육 및 과학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2007년부터 2018년 8월까지 자유당 부대표까지 호주 정계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대표 자리를 이어왔다.
2013년부터 시작된 외교부 장관으로서의 그녀의 경력은 5년간 지속적으로 유지되다가 지난해 8월 턴불 전 총리가 당권에서 실패함으로써 비숍 의원의 장관직 또한 다른 의원으로 교체됐다.
당시 당권 경쟁에서 승리한 모리슨 총리는 비숍 전 장관에 대해 “호주를 위해 일해 온 비숍 의원의 큰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고 전한 뒤, “비숍 의원은 모든 일에 열정과 품위를 가지고 자신의 일에 임했으며, 매우 세련된 사람이었다”고 극찬했다.
빌 쇼튼(Bill Shorten) 노동당 대표는 비숍 의원을 두고 “선구자”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2014년 말레이시아 항공 MH17기 격추 사건 당시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했던 그녀의 업적을 강조했다.
MH17기는 2014년 7월 17일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러시아 미사일에 의해 격추당했고 당시 여객기 안에 있던 298명의 승객 및 승무원 모두가 사망했다.
쇼튼 대표는 이어 “과거 정의 실현을 위한 국제 포럼에서 그녀의 강철 같은 결단력과 강인함을 봤다”는 말도 덧붙였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