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동부, 노스 본다이(North Bondi)의 주택가(사진). 이곳은 지난 12개월 사이 아파트 가격이 12.1% 상승한 반면 단독주택은 16.1%가 하락했다.
인기 주거 지역은 고가의 단독주택-중산층 지역은 아파트 가격 올라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시드니 주택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와 단독주택 가격 차이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드니 주택 가격은 지난해부터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부동산 정보회사 ‘도메인 그룹’(Domain Group)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시드니의 유닛(unit) 중간 가격은 5.8%가 떨어졌다. 이에 반해 2013년 이후 부동산 시장 호황기 당시 유닛에 비해 높은 가격 상승을 보였던 단독주택 가격 하락률은 9.9%였다.
하지만 광역시드니 20개 이상의 지역(suburb)에서는 단독주택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아파트 등 유닛은 오름세를 보여 부동산 가격 변동이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파트와 단독주택이 각각 50채 이상 매매된 광역시드니 89개 지역(suburb) 가운데 16개 지역은 단독주택 중간 가격이 하락한 반면 유닛 중간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단독주택과 유닛 가격 변화에서 가장 큰 차이를 보인 지역은 노스 본다이(North Bondi)였다. 이 지역의 유닛 중간 가격은 12.1%가 오른 134만5천 달러로 집계됐으며, 반면 단독주택은 16.1%가 하락한 256만 달러였다.
시드니 동부를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중개회사 ‘Phillips Pantzer Donnelley’ 사의 앤 매리 크로닌(Mary Anne Cronin)씨는 “노스 본다이의 ‘벤 버클러 포인트’(Ben Buckler Point)에 지어진 고급 아파트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는 크로닌씨는 “아파트에 대한 투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 속에서 광역시드니의 아파트 중간 가격은 5.8%가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제법 많은 지역에서는 오히려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사진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지 않은 도심 지역의 한 매물.
‘Belle Property Bondi Junction’ 사의 다니엘 길레스피(Daniel Gillespie)씨는 “부동산 시장 둔화와 함께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손을 떼는 가운데 첫 주택 구입자들이 아파트로 시선을 돌림에 따라 덜 영향을 받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드니 남부 키라위(Kirrawee) 또한 노스 본다이와 마찬가지로 주택 가격 하락과 아파트 가격 상승 차이가 큰 지역으로 꼽혔으며, 어퍼노스쇼어(upper north shore)의 린필드(Lindfield)가 뒤를 이었다.
부동산 회사 ‘Stone Real Estate Lindfield’ 사의 질 헨리(Jill Henry) 대표는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전반적으로 약했지만 시장 둔화 속에서 다운사이저(downsizer)들이 중간 정도 크기의 아파트 시장에 눈을 돌렸다”고 설명했다.
남부 키라위에 기반을 둔 부동산 회사 ‘Pulse Property Agents’의 벤 파이크(Ben Pike)씨는 “지난 수년 사이 키라위에 신규 아파트 건설이 크게 늘었으며, 고밀도 주택을 위한 구역 재조정(rezoning)으로 향후 더 많은 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도심 인근의 패딩턴(Paddington)은 주택시장 둔화가 이어진 지난 한 해, 유닛 또는 아파트에 비해 단독주택 가격이 강세를 보인 지역으로 꼽힌다.
이외 펜서스트(Penshurst), 레드펀(Redfern), 카슬힐(Castle Hill) 등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기는 했지만 단독주택 하락폭에 비해 영향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드펀의 경우 단독주택 가격이 16.8% 떨어진 가운데 아파트 가격 하락은 2.6%로 큰 차이를 보였다.
한편 모스만(Mosman), 패딩턴(Paddington), 벨뷰힐(Bellevue Hill), 크레몬(Cremorne)은 단독주택과 유닛 가격 변동이 큰 것으로 조사된 25개 지역 가운데 유일하게 유닛 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곳이었다. 특히 모스만(Mosman)의 경우 유닛 중간 가격은 13.2%가 떨어져 96만8,500달러로 집계됐으며 반면 단독주택은 5.2%가 상승, 중간 가격은 376만2,500달러에 달했다.
북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부동산 회사 ‘The Agency North’ 사의 닉 예이츠(Nic Yates)씨는 이 지역 단독주택 가격이 상승한 데 대해 “고급 주택 구매자들의 경우 (여유 있는 구매력으로 인해) 강화된 주택담보 대출 조건에 영향을 덜 받으며, 아파트보다는 단독주택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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