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북한과 미국의 행보’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북한이 레드라인은 넘지 않으면서 다시 실력행사 게임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일간 네자비시마야 가제타가 13일 보도했다.

 

네자비시마야가제타는 나탈리야 포르탸코바 국제부 기자의 이날 기사에서 “북한은 최근 여러 개의 미사일과 핵시설 가동 재개 의혹을 받고 있다. 많은 점에서 북한의 이러한 행보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미대통령의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決裂)된 것에 대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북한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대북 제재가 부분적으로라도 완화되기를 바랬지만 기대와 달리 제재완화가 달성되지 않은데다가 미국은 대북제재가 오히려 더 강화될 수 있다고 암시하기 시작했다”며 북한의 대응을 전망했다. 다음은 기사의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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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는 북한이 예전에 ICBM 화성15호를 조립했던 평양 근교 공장의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보고가 나왔다. 일부 언론들은 북한이 조만간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추측까지 내놓았다. 이와 함께 북한이 서해 미사일 발사장을 은밀히 복구하기 시작한 것을 발견했다. 서해 미사일 발사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해체(解體)를 약속했던 시설이다. 그리고 마침내 한국 국정원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장치 사용을 계속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재개한다면 크게 실망할 것”이라고 밝혔다.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김정은이 이런 방향으로 나간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꽤 실망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자신에 대해서는 “비핵화와 관련된 그 어떤 ‘게임’도 더 이상 나를 놀라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망은 현재 미국만이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와 동일한 만큼 북한도 이를 느끼고 있다. 북한은 최근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대북 제재를 완화해주리라고 진지하게 생각하고 기대했었다. 또한 트럼프 미대통령이 북한이 전면적인 경제 제재 해제를 주장했다고 밝힌 반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미사일과 핵 시설 해체 대가로 부분적인 완화를 요구했다는 입장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물론, 한 번도 공개적으로 직접 자국의 열악한 경제 상태에 대해 고통을 호소한 적이 없다. 그러나 숨막히는 제재하에 살고 있는 북한의 경제 상황이 그리 잘 나가고 있지 않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2018년에는 그렇지 않아도 가뜩이나 어려운 북한이 대규모 가뭄과 홍수를 겪어 북한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도주의적 단체들의 데이터를 통해 식량 부족이 재난(災難)에 가까운 수준이 되었다고 알려졌다. 대북 제재에 흉작이 겹쳐 작년에는 주요 경제 파트너인 중국과의 교역량도 심하게 감소되었다.

 

중국 관세청 통계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북한 수출은 3분의 1이 감소되었고 북한으로부터의 수입은 71%(다른 소식통은 87%라고까지 함)나 격감했다. 결과적으로 양국 교역량은 2배 이상 감소되었다. 북한이 아직 작년 경제 데이터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한국 연구기관들은 이미 계산을 마쳤고 2018년 북한 GDP가 5% 감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모두가 아는 대로 우선적으로 대북 제재 해제 또는 완화로 인한 경제 상황의 호전 기대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난 주말 노동 신문은 사설을 통해 제국주의자들의 호의를 기다리지 말고 허리띠를 졸라맬 것을 촉구했다. 김정은 자신도 최근 국가가 직면한 과제에 대해 “경제발전과 인민 생활향상보다 더 절박한 혁명임무는 없다”고 시인했다.

 

하노이 정상회담 전 2월말에도 이미 북한이 가장 긍정적인 거래와 약속이 이루어진다 해도 미국에 한 번에 모든 것을 내어놓지 않으리라는 것은 너무나 명백했다. 미국이 주문처럼 외워대는 “최대 압박”이라는 표현을 좋아한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이러한 정황(情況)을 이해하지 못했을 리 없다. 얼마 전 미국 과학자 연맹의 후원으로 전 세계에서 14명의 대북 전문가들을 모아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이미 누구나 알고 있던 사실, 즉 북한이 핵무기를 정권 생존 기반의 하나로 보고 있기 때문에 자국의 핵무기를 포기할리 만무하다는 내용을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각인시켰다. 보고서는 어떤 제재나 새로운 압력도 김정은으로 하여금 더 양보하도록 만들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그와 반대로 더 큰 적대감을 갖게 하고 예측불가하게 만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는 완전히 정반대로 행동했다. 문제는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손톱 만큼도 상대방에 양보하기를 원하지 않았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다. 김정은과의 하노이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 문제에서 서두르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회담이 결렬된 이후에는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것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 미국 정부 내에서는 이미 새로운 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3월 6일 대북 제재 강화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인했고, 2-3일 후에는 미국무부 관계자 중 한 명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인 2021년까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서는 미사일과 핵 시설에서 활동 제재 움직임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나 북한 정부가 정말로 다시 미사일을 발사해서 미국과 전 세계의 인내를 시험해볼 생각일리는 없는 것 같다(그런 행동은 제일 먼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전력투구(全力投球)한 한국 정부가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보다는 미국 정부에 자신들이 압력을 받는다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결심을 증명하기 위한 것일 확률이 크다.

 

현 시점에서 분명한 점은 한 가지뿐이다. 즉 북미관계 화해는 시기를 놓쳤고 양측이 양보하기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은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분쟁처럼 지지부진하면서 해결하기 어려운 세계적인 위기로 흘러가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북한이 새로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정기적으로 나오고 미국이 제재 강화를 계속 언급하는 이 상황이 정체된 한반도 문제 해결 과정에 활력을 불어넣어 기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완전히 잊어버리지 못하게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글=나탈리야 포르탸코바 국제부 차장 |네자비시마야 가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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