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초 롯데카드의 매각 본입찰이 예정된 가운데 롯데카드의 베트남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 롯데카드의 가장 큰 장점은 롯데백화점 등 유통 부문과 연계한 고객군·빅데이터로 꼽히지만 롯데카드가 보유한 베트남 소비자금융·신용카드업 라이선스도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는 것이다. 롯데카드는 오는 4월 현지에서 신용카드를 발급할 예정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예비 인수후보로 선정된 한화그룹·하나금융지주·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IMM PE 등 5개사는 지난 18일부터 6주 일정으로 롯데카드 예비 실사에 들어갔다. 매각 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4월 초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권에선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의 2파전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화그룹과 하나금융이 베트남 사업에 적극적이어서 롯데카드가 보유한 소비자금융·신용카드업 라이선스가 주목받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3월 베트남 중앙은행으로부터 현지 소비자금융·신용카드 회사인 ‘테크콤 파이낸스’ 지분 100% 인수를 최종 승인받고 같은해 12월 베트남 현지법인을 출범했다. 이후 소비자금융업 영업을 시작했고 오는 4월에는 현지에서 신용카드를 발급할 계획이다.
인구 9300만명 베트남에선 여전히 현금을 주요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서 지급결제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 2017년 기준 베트남의 15세 이상 인구의 계좌보유율은 약 35% 수준이다. 베트남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지급 수단에 대해 현금 비율을 10% 미만으로 낮추는 계획을 실행 중이다.
롯데카드 인수자는 베트남 현지 롯데 계열사들과 연계한 영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를 매각하더라도 유통부문에서의 카드 기능과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감안해 일정 지분을 유지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현재 베트남에서 200개 이상의 롯데리아 매장, 14개의 롯데마트, 2개의 롯데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임직원은 1만1000명을 넘는다.
한화그룹은 금융·제조·태양광·항공 등 베트남에서 다수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 4월 국내 생보사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생명은 보험 설계 등에 카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한화생명 베트남 법인의 신계약 실적(APE)은 2009년 약 2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기준 약 421억원으로 증가했다. 점포 수도 2009년 5개에서 호찌민, 하노이, 다낭 등 주요 도시를 거점으로 106개까지 늘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 규모를 키우는 한편 오는 4월 현지 법인 설립 10년째를 맞아 질적 성장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카드 등 비은행 자회사를 통해 베트남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은행권에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이미 현지 법인을 세워 자리를 잡고 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3월 베트남 중앙은행 산하의 국제 결제원인 NAPAS, 결제솔루션 제공업체인 알리엑스와 베트남 지급결제 활성화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맺었고 최근 베트남 진출을 위한 TFT를 출범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 타진을 위해 인력이 현지에 나가 있다”며 “간편결제, 카드프로세싱, 하나멤버스 활용 등 4~5가지 영역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집중할 분야를 정한 뒤 사업을 진행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베트남 사업은 베트남 정부 인가 취득이 핵심인데, 롯데카드 인수 시 이 단계를 생략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롯데의 베트남 시장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으로 해외 사업 리스크를 더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