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건의 홍역이 발생하였다. 홍콩공항내와 항공관련 직원들의 감염은 5건이었다.(사진=scmp, Nora Tam)
"일본, 필리핀 등에서 감염되어 홍콩 유입 및 확산된 것으로 추정 "
홍콩 보건 당국은 홍콩 내 홍역 확산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공항에서 근무하는 직원 및 관계자들에게 우선적으로 홍역 예방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추가 예방 접종소를 설치했다. 올해 3월 말까지 홍역 감염자 수는 20명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작년 1년 간 15명이었던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급증해 홍역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감염자 20명 중 5명은 공항 및 항공사 직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 팍 령(Ho Pak-leung) 홍콩대 미생물학 박사는 일본 노선의 승무원이 비행 중 홍역에 감염된 상태로 홍콩으로 입국하면서 홍역이 유입 및 확산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3월 초, 캐세이 퍼시픽 항공사 승무원이 발열, 발진 등과 같은 홍역 감염 증상을 앓으면서 홍역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23세의 남성 승무원을 시작으로 같은 항공사의 41세의 비행조정사가 7일 ~ 21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홍역 증상이 나타났다. 해당 비행조정사는 3월 12일 홍역을 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3월 13일 ~ 16일 사이 7번이나 비행을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었다.
보건 당국은 홍콩국제공항 당국, 항공사 및 기타 공항 관련 기업들과의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번 홍역 감염 심각성 및 통제 방법에 대하여 대책을 강구했다. 호 박사는 홍콩 내 추가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해, 비홍콩 출신의 공항 관계자 또는 홍역 백신 접종 기록이 불분명한 공항 관계자에 대하여 예방 접종을 할 것을 말했다.
공항당국은 지난 3월 22일(금) 홍역 감염 주의 통보를 받은 후, 즉각적으로 공항 제한 구역에 예방 접종소를 마련했다. 하지만 긴 대기 시간, 부족한 백신 수 등 불만에 따라 비제한 구역에도 추가로 예방 접종소를 설치했다. 공항 당국은 지금까지 약 400명 이상의 공항 관계자가 홍역 예방 접종을 받았으며 백신 접종 속도를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대부분 홍콩인들은 홍역 예방 접종을 받았으며 특히 1985년 이후에 태어난 자 중 홍콩에서 초등학교를 다닌 사람들은 홍역 백신 접종 두 가지를 모두 접종해 홍역 면역력이 형성되어 있다고 전했다. 1960년대 초반에 태어난 자들의 경우, 대부분 홍역을 앓은 적이 있어 홍역 면역이 있다. 하지만 1967년 ~ 1978년 사이에 태어난 홍콩인들 중 백신 접종을 한 가지만 받은 자 또는 백신 접종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는 자는 홍역 면역이 없어 감염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병원 당국은 이번 홍역 감염 사태에 대비해 공립 병원에서도 직원들에 대한 홍역 예방 접종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아과, 산부인과, 중환자실, 격리 병실 등 감염 고위험 부서에서 일을 하고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가장 먼저 예방 접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6년 홍콩은 최소 36개월 이상 홍역이 발발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홍콩 외부에서 홍역이 유입되는 사례가 여전히 존재한다. 그동안 외부에서 홍역이 유입된 경우, 대부분 가정 내 감염 또는 병원 내 감염으로 확산되어왔지만, 이처럼 공항 직원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는 최근 10년간 발생되지 않았다. 호 박사는 “홍콩은 홍역 면역력 수준이 높은 편으로 아직까지 홍역 감염 확산 규모가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일본, 필리핀 등 최근 홍역이 심각한 지역에서 홍역이 감염된 채 홍콩으로 입국하는 자가 많아 홍역 감염자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2차 감염 발생 또한 염두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 박사는 홍역 감염에 가장 취약한 유형을 다음과 같이 밝히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 도쿄, 오사카, 아이치현 등 홍역 감염률이 높은 일본 도시를 방문한 자
· 홍역 발병 지역 비행 노선을 탑승한 항공사 직원 및 이러한 자들과 접촉하는 자
· 홍역 예방 접종 시스템이 부족한 국가 출신의 자
·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1세 미만의 영유아
· 1996년 이전에 초등학교 과정을 다닌 자 중 홍역 예방 접종을 한 차례만 받은 성인
· 에이즈 환자, 장기 이식 받은 자, 항암 치료 환자 등 면역력이 약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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