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고르기와 먹이 사냥 활발
▲ 악어는 봄부터 더욱 활동적이 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진은 올랜도 동부 블랜챠드 공원 물가에 나붙은 '악어 주의' 경고판. ⓒ 코리아위클리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플로리다에는 약 250만마리의 악어가 호수나 물가에 넓게 퍼져 살고 있다. 이들은 봄만 되면 겨울 동안 위축됐던 입맛을 다시 찾을뿐 만 아니라 짝 고르기에 적극 나선다.
악어의 짝 고르기 시즌은 기온에 따라 5월 혹은 6월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플로리다 어류 및 야생물 보호협회(FWC)에 따르면 4월은 기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로 악어 짝짓기가 바야흐로 시작되는 때이다.
이같은 악어의 습성 때문에 봄에는 유독 플로리다에 악어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로 인해 악어 전문가들은 악어의 습성과 함께 위험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잘 알아둘 수록 악어 사고에서 그만큼 멀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악어는 6월 말부터 시작해 9월까지 알을 낳는다. 암컷 악어는 평균 38개 알을 낳지만 홍수 혹은 너구리나 멧돼지 같은 동물의 침범으로 평균 24개가 부화 단계까지 간다. 또 베이비 악어는 부화 후에 새, 물고기, 더 큰 악어들에 잡아 먹혀 1년 이내 생존하는 개체수는 10마리 정도이다.
한편 1948년 이후 플로리다에서 악어 공격으로 물린 사례는 약 300건이며, 이 가운데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FWC는 매년 1만6천건에 달하는 악어 불평신고를 받고, 사고를 일으킬만한 악어들을 물가에서 제거하고 있다.
지난해 6월 마이애미 북부 데이비 거주 여성은 실버레이크스 로터리 네이처파크 내 호숫가에서 오전에 애완견 두 마리와 산책하던 중 악어 공격을 받았다. 산책길에서 여성을 지나쳤던 한 목격자는 개들 짖는 소리에 물가를 보니 바로 전에 있던 여성이 사라지고 개 한마리가 상처를 입은 것을 보고 911을 불렀다.
제보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FWC 소속 직원들은 오후에 문제의 악어를 먼저 찾아냈고, 악어 배속에서 여성의 팔 하나를 발견하면서 여성이 악어에 희생됐음을 확인했다.
3년전 6월에는 월트디즈니 리조트에서 발생한 악어 사고가 전세계 뉴스를 탔다. 네브라스카에서 가족여행차 공원에 머물고 있던 2살짜리 남아는 리조트 호수 인근 모래사장에서 놀던 중에 악어 공격을 받았다. 악어는 남아의 머리를 물어 물속으로 끌고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에버글레이즈 국립공원 웹사이트에 따르면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악어중 가장 긴 사이즈는 17피트 5인치(5.3미터)이다. 중앙플로리다지역에서는 1997년 몬로 호수에서 약 15피트 짜리 수컷 악어가 잡힌 것으로 기록되고 있다.
악어는 무는 힘이 센 것으로 유명한데, 핏불 맹견이 무는 힘이 1400파운드 인데 반해 악어는 그 힘이 3000파운드(1360kg) 정도이다. 2015년에 선라이스 지역의 한 호수에 살고 있던 악어는 50파운드짜리 개를 삼켜버렸다.
4인치 이하의 악어는 사람을 두려워 하며 작은 물고기나 개구리 등을 먹을 정도의 힘만 지니고 있지만, 때로 해가 될 수 있으므로 함부로 다루려 해서는 안된다.
악어 사고 방지 주의사항
다음은 FWC에서 최근 내놓은 악어 사고 방지를 위한 주의 사항이다.
첫째, 악어에게 먹이를 주어서는 안된다. 이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사람에게 법에 저촉된다는 것을 알려야 한다. 사람들로부터 먹이를 받아 먹은 악어는 사람 주변에 얼씬 거리게 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둘째, 생선조각 등 악어 먹거리를 물가에 두지 않는다.
셋째, 악어가 살고 있는 물가에서 사람은 물론 강아지 등 애완동물을 산책 혹은 수영시키지 않는다. 어린아이의 경우 낮은 키로 인해 악어 공격을 받기 쉽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넷째, 일몰 전후 시간은 악어가 가장 왕성하게 먹이를 구하는 때이므로 특히 조심한다.
다섯째, 악어를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것은 위험한 행위이다.
* 악어관련 신고처 : 1-866-FWC-GATOR (1-866-392-42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