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방 선거에서 상원 후보로 지명된 극우 성향의 한나라당(One Nation Party) 스티브 딕슨(Steve Dickson)이 지난해 9월 워싱턴 방문 중 한 스트립 클럽에서 댄서의 몸을 만지는가 하면 저급한 성적 대화를 나누는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사임을 표명했다. 사진은 공개된 동영상 속의 댄서와 딕슨. 사진 : ‘A Current Affair’ 프로그램(채널 9 방송사) 화면 캡쳐.
미국 총기옹호단체 ‘NRA’ 관계자 접촉 위한 워싱턴 방문 기간 중
과거 퀸즐랜드 주 정부 자유당 정부에서 스포츠부 장관을 역임하기도 했던 한나라당(One Nation Party) 소속 퀸즐랜드 주 의원이 지난해 9월 미국 방문 중 한 스트립 클럽에서 댄서를 추행한 동영상이 공개되자 사임을 표했다.
이 동영상은 금주 월요일(29일) 호주 공중파 방송 채널 9(Nine Network)의 시사 프로그램인 ‘A Current Affair’가 입수, 공개했다.
딕슨은 지난해 같은 한나라당 제임스 애슈비(James Ashby) 당 대표 비서실장과 함께 워싱턴을 방문, 미국 총기 옹호단체인 전미총기협회(National Rifle Association. NRA)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지원받으려 했다는 사실이 지난 3월 중동 언론사 알자지라(Al Jazeera) 방송을 통해 알려져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들이 NRA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으려는 목적은 호주 정부의 강력한 총기법을 완화하고자 했던 의도였으며, 특히 지난 15일(금) 호주 출신 백인우월주의자가 뉴질랜드(New Zealand)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의 이슬람 사원 두 곳에서 총기 난사 테러를 자행한 지 약 열흘 만에 알려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들의 미국 방문은 당시 알자지라의 기자가 ‘풀뿌리’ 총기 옹호 활동가로 위장해 이들과 동행했고, 증거를 확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주 화요일(30일) ‘A Current Affair’ 방송을 인용한 호주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딕슨은 한 스트립 클럽에서 댄서에게 노골적인 성적 발언을 서슴지 않으며 여러 차례 댄서의 몸을 만지는 장면이 동영상에 그대로 담겨 있다.
딕슨은 사임 성명을 통해 자신의 행동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상은 나를 보여준 것이 아니며 술에 취해 자기 행동을 통제하지 못한 사람을 보여준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책임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이 영상 또한 지난해 9월 알 자지라 기자의 비밀 취재 과정에서 촬영된 것이며, ‘A Current Affair’ 프로그램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것이다.
이 동영상에는 딕슨이 총기소지 권리 옹호자로 위장한 ‘로저 뮬러’(Rodger Muller. 가명, 알 자지라 기자)와 함께 스트립 클럽에서 댄서에 대해 성적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들어 있다.
딕슨은 한 댄서에게 ‘b**ch’라고 부르는가 하면 다른 댄서에게는 ‘Little t**s, nothing there’라며 노골적인 성추행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그는 또한 ‘I think white women f**k a whole lot better, they know what they're doing. Asian chicks don't’라며 백인 여성과 아시아 여성의 잠자리 차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거론하는가 하면 ‘I've done more Asian than I know what to do with’라며 자랑스럽게(?) 떠들어대는 장면도 있다.
한나라당 대표인 폴린 핸슨(왼쪽)과 스티브 딕슨(오른쪽). 핸슨은 그의 사임 의사를 받아들였다. 사진 : aap
동영상의 또 다른 장면은 딕슨이 댄서의 란제리에 지폐를 꽂아주면서 이야기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댄서에게 자신이 중요 부분을 만져달라(You need to slide your hand on my ****)고 요구하자 댄서는 “지금?”이라고 말했으며 딕슨은 “그래, 지금”(Yeah absolutely)이라고 말하지만 댄서는 남들이 볼 것이라며(I can't do that sorry, they'll probably notice) 딕슨의 요구를 거부한다.
딕슨이 또 다른 폴 댄서(pole dancer)의 속옷에 지폐를 넣어주는 장면도 담겨 있다.
그는 성명서에서 여성에 대한 무례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깊이 반성한다고는 했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이 행동은 나의 본 모습이 아니기에 이 장면을 보는 것이 힘들었다”며 변명을 이어갔다.
한나라당 폴린 핸슨(Pauline Hanson)은 딕슨의 사임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그녀는 “한 정당의 여성 지도자로, 그리고 세 아들의 어머니로서, 여성에 대한 이 같은 행동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내 후보(스티브 딕슨 상원 후보) 또한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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