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좋은 이유
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등나무 그늘에 앉아
오지 않을 당신을 기다리며
오월이 갑니다
떨어진 꽃 하나 입에 문 비둘기
당신을 찾아 부산한
날갯짓을 합니다
보라 꽃, 흰 꽃 떨어져 지친 몸을 섞고
아직도 어우러진 꽃 더욱 향기로운데
선들바람도 당신을 향해 불고
그 향기 여전히 당신을 기억합니다
날카롭던 그날도 풍화되고
위까지 뒤집어 토하던 시대는 갔지만
아직도 경련으로 쓰리고 아픕니다
등나무 꽃은 피고 지고
지고 또 피는데
꽃따라 가지 못하고
그저 등나무 꽃향기로
당신을 기억합니다
봄나물
봄을 좋아하는 이유는 칙칙한 겨울 뒤로 되살아 오는 모든 생동하는 것들에게만 있지는 않다. 무미(無美)건조한 세상을 아름답게 채색하는 꽃들도 좋지만 봄나물을 맘껏 먹을 수 있어서다.
고기보다 나물을 훨씬 더 좋아하는 난 전생에 초식동물이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채식주의자는 아니다. 미세먼지가 봄을 빨리 보내고 싶게 하지만 봄나물이 끝나가면 허전하고 아쉽다.
나물은 참두릅, 개두릅, 땅두릅도 좋고 대부분 좋아하지만 그 중 으뜸은 오가피순이다. 올해도 지인의 오가피나무에서 새순을 따서 데치고 건져 봉투에 담아 여러 뭉치를 냉동실에 넣어뒀다.
쌉쓰름한 나물 생각날 때, 한겨울 봄을 기다리는 허기에 하나씩 꺼내 먹으면서 좋았던 봄날을 되뇐다. 김장하고 연탄을 들여 쌓던 월동준비는 과거가 되었지만 나에게 즐거운 월동준비는 봄나물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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