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부모 간섭 거부하는 사춘기를 도리어 활용할 수 있어
(워싱턴 =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자녀를 대학에 보내는 부모님들이라면 자녀가 과연 대학에 가서 혼자 독립적으로 살면서 모든 책임과 할 일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을 할 것입니다. 돈을 제대로 관리하면서 쓰는 것도 그렇고 학교나 아르바이트에 늦지 않고 가기는 할 지, 학교 숙제나 프로젝트는 제대로 해서 마감일 전에 낼 지, 운전은 안전하게 똑바로 하고 다닐지, 음식은 건강에 좋은 것으로 제 때 챙겨 먹을지, 잠은 적당히 잘 지, 친구 관계나 이성과의 관계에 똑바로 처신할지 등등 도대체 이 아이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떠날 수가 없는 것 같습니다.
▲ 엔젤라 김 |
틴에이지, 즉 중학교에 들어갈 시기쯤 되면 그 이전에 비해서 학생들이 부쩍 프라이버시를 운운하고 독립적으로 되려고 애씁니다. 전에 상담했던 어떤 어머님은 아들에게 옷을 늘 사다 주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친구들과 청바지를 사러 간다고 돈을 달라고 해서 서운했던 느낌이 아직도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자녀들은 어느 날 갑자기 자기 방에 들어올 때 꼭 노크를 해 줄 것을 가족들에게 심각하게 요구하기도 합니다. 부모님으로서 자녀의 독립 선언이 어떤 형태가 되어있든지 서운하기도 하고 자녀가 멀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자녀가 스스로 독립적으로 행동하려고 하는 이 시기를 잘 활용해서 오히려 자녀의 독립심과 자립심을 키워주고,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하게 될 대학 시기의 준비 과정으로서 만들어 주는 것도 현명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다 일을 하시는 경우에는 학생이 감당해야 할 일이 더 많습니다. 다른 학생들도 다 하는 학교 공부, 스포츠, 봉사 활동, 개인 교습, 교회 활동 외에도 동생들을 돌 봐야 한다든지 부모님 대신 어떤 가사일을 돌봐야 한다든지, 특히 우리 이민 가정의 경우 영어가 부족한 부모님 대신에 영어로 된 우편물들이나 학교 서류들을 처리하는 일들까지 감당해야 하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그런 일들이 당시는 힘들지 모르지만 이 학생들은 많은 일들을 혼자 감당해온 만큼 대학 생활로의 전환이 더 쉽고 순조로울 수 있습니다.
다 그런 경우는 아니지만 어머님이 댁에 계시며 자녀의 모든 일 들을 돌봐 주는 학생들이 대체로 좀 무책임하게 자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학교 갈 시간에 맞추어서 깨워주는 것은 물론, 늦장 부리다 학교 버스를 놓친 자녀를 학교에 태워다 준다든지 집 열쇠나 학교 준비물을 잊어버렸을 때 마치 대기하고 있었다는 듯이 즉시 가져다 준다든지 학생의 실수와 부주의를 ‘뒤처리’하는 일이 반복되다 보면 오히려 그것이 자녀에게 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가끔 멀찍이 서서 자녀가 실수를 하면 그 실수의 결과를 치르도록 내버려 둘 필요도 있다는 것입니다. 중고등학교 시기에 이런 것을 경험하도록 해야지 계속 뒤처리를 해주다가 갑자기 대학에 가서 그 도움이 없어지면 자녀가 더 큰 실수와 무책임한 행동을 하게 되지 않겠습니까.
대학에 입학하는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있어서 생전 처음 해보는 일 중에 하나는 돈을 쓰고 관리하는 일과 자신의 건강을 관리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 부분은 부모님으로서도 ‘손을 떼는’ 입장에 있기 참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러나 될 수 있는 한 일찍부터 학생 자신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적게 한다든지, 학생 이름으로 구좌를 만들어 주어서 적은 돈이나마 관리해보게 한다든지, 건강에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습관을 미리 들여주게 되면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서 대학에 가서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외에 대학에 가기 전에 “연습”해야 할 일들을 생각해 보면, 다음 날의 스케줄을 생각해서 취침과 기상 시간을 정하고 그대로 시행하기, 약속 시간이나 마감일들을 달력에 잘 정리해서 적고 거기에 맞추어 시간 관리하기, 예산에 맞추어 핸드폰 사용하고 절제하기, 수표 책이나 크레딧카드를 관리하고 간단한 수입 지출 예산에 따라 생활하기, 중요한 서류와 소지품 정리해서 관리하기, 건강 진단이나 치과 치료 등을 제시간에 하고 약이나 비타민 챙겨 먹기, 빨래하기, 간단한 요리와 건강한 식습관 갖기, 노는 것보다 공부를 우선으로 삶기 등입니다. 대학에 가서 혼자 해야 될 이런 일들은 적절한 방법으로 미리부터 연습해 두어야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하며 부모님으로서도 모든 것을 대신 해 주지 마시고 독립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