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4명을 살해하고 8명을 부상당하게 한 이든 카우치가 멕시코로 피신했다가 체포됐다.
카우치는 머리를 염색하고 수염을 기르는 등 외모를 달리하는 수법까지 동원했지만FBI의 추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사진 왼쪽은 2013년 재판 당시 모습, 오른쪽은 최근의 모습.
멕시코 내 변호사 선임… 미국 송환되면 가중처벌 적용, 징역 40년 가능
법원의 보호관찰명령을 어기고 잠적했던 부자병 소년이 멕시코에서 붙잡혔다. 지난 2013년 음주운전으로 4명을 살해하고 8명을 부상당하게 한 이든 카우치(Ethan Couch)는 삶이 너무 풍요로워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는 어플루엔자(affluenza), 일명 ‘부자병’을 호소해 징역형을 면해 유전무죄 논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미국 수사 기관은 피자 배달을 주문한 카우치의 휴대전화를 추적해 멕시코에 은신한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된 카우치 군은 피신을 위해 머리를 염색하고 수염을 기르는 등 외모를 달리하는 수법까지 동원했지만 FBI의 추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FBI는 카우치군과 그의 도주를 도운 모친이 멕시코에 잠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멕시코 수사기관에 협조를 요청, 결국 지난해 12월 28일(월) 멕시코 휴양지 푸에르토 바야르타의 한 아파트에서 모친 토냐 카우치(Tonya Couch, 48)와 함께 멕시코 수사 당국에 체포됐다.
둘은 미국으로 압송될 처지였으나, 변호인들이 12월 30일(토) 멕시코 법원에 인신보호를 신청하면서 상황은 다른 국면을 맞았다.
멕시코에서 상당한 실력을 가진 변호사인 페르난도 베니테즈(Fernando Benitez)가 카우치의 변론을 맡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우치의 송환 시기가 불분명해졌다.
베니테즈 변호사는 “법은 모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좋아하는 사람만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이민법에 초점을 맞춰 변론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탈옥수 검거와 죄수의 호송을 담당하는 미국 연방보안관은 예상치 못한 멕시코 법원의 개입으로 미국내 송환 절차가 2주 정도 늦춰질 것으로 내다봤고, 일부에서는 최장 수개월까지 지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 변호사는 “카우치가 멕시코에 망명하지 않는 이상 멕시코에 장기체류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양국간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라 카우치의 미국송환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카우치는 체포되기 전 성인 스트립 클럽에 출입했다가 돈을 내지 못해 웨이터에게 끌려나왔고, 호텔방에 있던 토냐가 로비로 내려와 대신 돈을 내기도 했다.
또 호텔 투숙 때 ‘텍사스에서 왔다’고만 밝히며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현금으로 계산했다.
이같은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카우치 모자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편, 카우치의 모친인 토냐는 체류 요청을 거절당해 지난해 말 미국으로 먼저 송환돼 로스엔젤레스에서 구금됐다가 텍사스로 이송될 예정이며, 현재 재판을 앞두고 있다. 카우치의 체포 방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 징역 2∼10년형을 선고받는다.
카우치는 지금 송환되면 성인 법정으로 이관될 가능성이 커지며 검찰은 가중처벌을 포함해 최대 징역 40년형을 구형할 방침이다.
[뉴스넷] 안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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