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연방 총선에서는 정당 간의 대결이 아닌, ‘스콧 모리슨 vs. 빌 쇼튼’의 대결 구도로 만들고, ‘안전한 경제를 이끌어갈 손’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킨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의 캠페인 전략이 자유-국민 연립의 승리에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사진 : ABC 뉴스 영상 캡쳐.
연립, ‘모리슨 vs. 쇼튼’ 대결구도 조성... 노동당 전략 ‘역할용’
네거티브 기어링-주식 배당금 세액공제 폐지 계획, 노동당에 큰 타격
올해 연방 총선에서 두 번의 임기 동안 총리가 세 차례나 바뀌며 불안한 리더십을 보여 온 자유-국민 연립을 재집권으로 이끈 주요 지역구는 퀸즐랜드(Queensland)와 타스마니아(Tasmania), 그리고 서부 호주(WA)다. 이들 3개 주(state)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지지 변동을 보이며 연립의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연립이 재집권을 확정하자, 이를 두고 ABC 방송은 “노동당은 ‘질 수 없는’(unlosable) 선거에서 졌으며 연립은 ‘이길 수 없는’(unwinnable)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이번 선거는 노동당의 승리에 기대가 컸다. 그렇다면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가 성공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ABC 방송은 모리슨 총리의 캠페인 전략이 이번 선거에서 큰 역할을 해냈다고 분석했다. 모리슨 총리는 이번 선거를 정당 간의 대결이 아닌, ‘스콧 모리슨 vs. 빌 쇼튼’ 대결 구도로 만들고, ‘안전한 경제를 이끌어갈 확실한 손’이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노동당의 패배는 ‘네거티브 기어링’과 ‘주식 배당금 세액공제 일부 폐지안’, 모리슨 총리에 비해 낮은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의 개인 지지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부인 클로이 쇼튼 여사와 함께 마지막 인사를 전한 쇼튼 대표.
모리슨 총리는 이민감축을 추진하는 고지식하고 고집스러운 모습을 벗고 확고 부동한 성격의 ‘옆집 아저씨’로 이미지를 바꿔 불안한 연립의 인상을 뒤로 날리며 총리 자신을 내세웠다.
그의 메시지는 날카롭고 예리했으며, 하나의 중점적인 주장에서 빗나가지 않았다. 반면 노동당의 메시지는 한 곳에 집중되지 못하고, 보건 분야로 시작했다가 임금과 기후변화로 옮겨갔다.
ABC는 이번 선거에서 노동당을 실패로 이끈 요인은 네거티브 기어링(negative gearing)의 일부 폐지안과 ‘주식 배당금 세액공제 혜택 일부 폐지안’이라고 분석했다. 모리슨은 이 두 공략에 지속적인 의구심을 던지며 유권자들을 설득했다.
뿐 아니라 노동당 전략가들에 따르면 여론조사에서 지속적으로 극복하지 못했던 쇼튼 대표의 낮은 개인 지지도 또한 캠페인 기간 동안 큰 문제였다. 부인 클로이(Chloe) 여사와 타냐 플리버섹(Tanya Plibersek) 부대표와 같은 노동당의 훌륭한 여성 의원들을 내세우며 나름대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투표 당일까지 유권자들은 쇼튼 대표에게서 따뜻한 이미지를 찾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연립의 승리가 확정된 선거 당일 저녁, 쇼튼 대표가 전한 마지막 연설은 품위가 있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쇼튼 대표는 “진실로 나를 믿는 사람들과, 막강한 무역노조 운동권에 있는 우리 형제 및 자매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다”면서 “봅 호크(Bob Hawke) 전 총리를 위해 승리하기를 원했다”는 말로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그는 “노동당은 물론 호주 전체가 한 마음으로 통합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진연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