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비만, 고혈당 등 원인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서 지내는 생활습관이 척추에 무리를 주고 비만을 초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직업의 특성상 하루 평균 8~9시간을 앉아서 보내고 있는 현대인들이 많다. 이때 인체는 요통이나 다리 무감각증 그리고 무기력증을 경험하곤 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정상적인 것이 아니며 인체에 해롭다. 역학이나 분자 생물학, 생물역학과 생리학자 등 의학 각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연구자료를 통해 앉아 있는 것이 인체에 해가 되는 행위이며 운동을 한다고 해도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밝혔다. 미주리대 미생물 학자 마크 해밀턴은 최근 <비즈니스 위크>를 통해 “앉아 있는 것과 보행 혹은 운동하는 것은 질적인 메카니즘으로 볼 때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지나치게 오래 앉아 있는 것과 단순운동부족 역시 두 가지 행동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류는 직립보행능력을 통해 지난 150만년간 진화를 이루어 왔고 불과 150년 전만해도 인류의 90%가 농경에 종사하고 있어 오래 앉아 지내는 습관이 없었다”면서 “비만인 사람들은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선호하는 성향을 보이며 체중감량이 이루어 진 후에도 같은 성향을 보였다”는 결론을 내렸다. 장시간 앉아있기, 고혈압-비만-고혈당 비율 높여 앞서 언급한 해밀턴 박사는 “연구실에 서서 왔다 갔다 하며 생활하면, 자세를 지지해 주는 특수 근육들을 사용하게 되는데, 강도가 낮은 운동에 사용되는 이 근육들은 풍부한 효소함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효소들 중 하나인 지질 단백질 리파아제(lipase)는 혈액 내 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분해해 에너지 원으로 사용하며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을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로 전환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않아서 움직이지 않으면 이러한 근육들이 이완되어 효소 활성율이 90% 가량 감소하고 따라서 혈중 지방은 에너지 원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몸에 쌓여 비만을 초래하게 되며 2 시간 만 앉아 있어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20% 증가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바삐 움직이는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사망률이 절반가량 줄어들었다. 장시간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거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체중에 관계없이 고혈압이나 비만, 고지혈증, 고혈당에 시달리는 비율이 높으며, 날씬한 사람들은 비만 환자들에 비해 하루 평균 2시간을 더 서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자에 앉은 자세 자체가 허리 건강 위협 한편, 앉아서 생활하며 움직이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 자체가 인체에 해롭다는 의견도 있다.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UC at Berkeley) 개이런 크랜즈 교수는 인간의 척추는 구조상 오랫 동안 앉아 있기에 부적합하다고 말한다. 그는 “척추가 지닌 자연스러운 S자 곡선이, 오래 앉아있을 경우 요추 곡선의 변형으로 C자로 바뀌게 되며, 이렇게 될 경우 복근이나 등 근육이 몸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져 자세가 점점 구부정해지고 복근이 약화되어 인체를 지탱하는 기능을 잃게 된다”고 설명한다.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요통을 호소하는 사무직 근로자들을 위해 허리 뒤쪽을 지지해준다는 소위 ‘건강의자’들이 개발되어 현재까지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가령, 베스트 셀러인 허만 밀러사의 ‘에어론(Aeron)’이라는 제품은 자그마치 700달러나 하지만 의자를 사용해본 많은 사무직 근로자들은 이 의자가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맹신하고 있다. 이미 50년 전에 좌식 생활 문화에 대해 경종을 울렸던 덴마크의 맨달 박사는 “에어론은 높낮이 조절 기능이 충분하지 못하며 허만 밀러사 역시 이 점에 대해 알고 있지만 잘 팔리는 제품을 다시 고치고 싶어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크랜즈 교수도 이 같은 의자들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의자 디자인을 바꾼다고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제품에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상당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바스툴 처럼 높은 의자에 반쯤 서듯이 앉아 허리가 아닌 다리에 체중을 싣고 있는 자세를 유지하거나, 의자 없이 서서 사무를 보는 책상을 사용하는 것이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