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지역 교회들, 젊은층 위해 예배시간 단축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마이애미 지역 일부 교회들이 교인 감소에 대처하는 방편으로 예배시간을 단축해 최근 뉴스거리가 됐다. 교회들의 이같은 조치는 일요 예배를 기피하는 젊은이들을 다시 교회로 불러들이기 위한 교회 지도자들의 기대에서 비롯됐다. 이들은 요즘 젊은이들이 인터넷에 매달려 있거나 어린 시절 교회와 연결된 끈이 약해 성년이 되서도 교회로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델레이비치의 세인트폴 영국성공회 교회는 근래들어 교회 신자들 사이에 예배시간이 너무 길다는 의견들이 있으며 실제로 이들이 시간에 쫓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예배는 오르간 대신 피아노를 사용하고 찬송가 대신 포크송 타입의 찬양을 택하는 등 성공회 교회로써는 상당히 파격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상 스크린에 기도문과 찬양 가사를 올리고 예배시간 중 어린아이들의 소음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3살 짜리와 5살짜리 자녀를 데리고 교회에 출석하는 한 신자는 전통 예배에 참석할 때면 아이들 때문에 항상 맨 뒷좌석에 앉았으나 새 예배는 길지 않을 뿐 아니라 아이들의 참여를 고려하기 때문에 도리어 자녀의 주의가 집중됐다고 전했다. 11살짜리 딸과 함께 가족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한 여성은 자신은 어릴적 부터 엄숙한 분위기의 예배에 길들여지며 자랐으나 편안하고 너그러운 분위기의 새 예배에 참석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교회는 비단 예배시간이 단축된 가족 예배 뿐 아니라 젊은 신자들의 감소를 막고 새 신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올 여름 20-30대를 겨냥한 영적 탐험과 인식 진화 (SEEK) 라는 이름의 새 그룹을 조직, 주중 예배를 위한 영상 비디오를 제공하는 등 젊은 신자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 예배시간 단축 경향은 비단 세인트폴 교회 뿐 아니라 지역내에서 넓게 퍼지고 있다. 팸브록 파인스의 트리니티 루터란 교회는 젊은이들을 겨냥해 50분짜리 일요일 오전 예배를 개설했다. 가톨릭 교회들은 출근 길에 혹은 점심시간을 이용해 일일 미사에 급히 참석하는 신자들을 위해 오래전부터 시간을 조정해 왔으며, 일부 미사는 45분 이하로 정하고 있다. "1시간도 길다니... 예배도 훈련이다" 그러나 교회 예배시간이 단축되는 것을 모두 긍정적으로 보는 것 만은 아니다. 델레이 비치 소재 세인트 빈센트 퍼러 가톨릭 교회 평신도 회장인 카렌 턴불은 최근 지역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주께서 우리에게 7일 일주일과 24시간 하루를 주셨으나 이 가운데 한 시간만을 요구하신다"면서 이 조차 길다는 불평을 하는 세태를 못마당해 했다. 딸 내외와 손자들과 함께 미사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어린 손자들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길 힘들어 하지만 어렸을 때부터 경건하게 얘배하는 습관을 훈련하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통상 두 시간이 넘는 예배를 집정하고 있는 그리스 정교회들은 아직 예배시간 단축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 포트로더데일 지역 세인트 드미트리오스 그리스 정교회 신자인 제임스 카라스는 "예배는 영적이요 지각적이며 시간을 요한다"며 자신은 교회에 갈 때 사업 생각이나 마이애미 돌핀 풋볼 경기에 대한 궁금증을 내려 놓고 다른 영역(영적)으로 들어가기 위해 시간을 들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교회는 예배시간 단축과 같은 방법을 사용해서라도 하루 일과조차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가족들과 시간에 얽매인 젊은이들을 교회로 불러들이길 여전히 원하고 있다. 18세에서 2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밀레니얼 밸류 서베이'(Millennial Values Survey)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교 없이 자랐다고 응답한 이들은 11%뿐이었으나 현재 무종교라고 답한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은 25%였다. 성인이 되어가면서 종교와 멀어지고 있는 것을 나타낸 것이다. 가톨릭과 동방정교회를 포함한 개신교 교회들은 많은 젊은이들이 성장하면서 교회를 떠나고 있음을 인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