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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 년 동안 남섬 일원에서는 외형은 고양이로 보이지만 야생 고양이보다는 체구가 훨씬 큰 정체 모를 동물에 대한 목격담이 여러 차례 전해졌다. 

 

지난 4월에도 이 같은 목격담이 2차례나 국내 언론에 잇달아 소개됐는데, 잊을만하면 등장하는 관련 뉴스를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내용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고양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동물>

 

괴이한 동물에 대한 가장 최근의 목격담은 지난 4월말 남섬 북부의 말버러(Marlborough) 지방에서 전해졌다.  

 

소식을 전한 이는 넬슨 일대에서 여러 사업체를 운영하는 픽턴(Picton) 출신의 줄리에나 카바나(Juliearna Kavanagh)와 그녀의 파트너인 와렌 루이스(Warren Lewis)이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4월 26일(금) 늦은 밤, 당시 두 사람은 말버러의 동해안 지역 작은 마을인 와드(Ward) 남쪽 인근에서 차를 몰고 국도 1호선을 통해 북쪽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자정 무렵에 적막한 국도를 대략 시속 75km 정도 속도로 달리던 차량이 약간 굽은 길을 돌아서는 순간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그것은 고양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커다란 덩치를 가진 동물 한 마리가 갑자기 나타나 도로를 뛰어넘는 모습이 차량의 전조등에 똑똑히 비쳐졌기 때문이다. 

 

카바나는 당시 이 동물이 자신들로부터 불과 10~15피트 떨어진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면서, ‘집고양이나 야생 고양이(domestic or feral cat)’ 보다는 훨씬 컸으며 꼬리도 길었다고 말했다. 

 

또한 색깔은 검은색이거나 아주 짙은 갈색이었으며 대단히 매끄럽고 튼튼한 체형을 가졌고 머리도 큰고양이과 동물처럼 상당히 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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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표 1 : 고양이과 동물들의 크기 비교​ 

 

<가축이나 등반객들 안전 우려해 제보> 

 

큰 충격을 받은  두 사람은 곧바로 서로를 쳐다보면서 자신들이 무언가를 잘못 본 것이 아닌가 싶어 이야기를 나눴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마치 크고 검은 이른바 ‘블랙 팬서(black panther, 검은 표범)’와 같은 동물을 봤다는 점에 의견이 일치했다.

 

카바나는, 자신들이 본 것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면서 자신은 사우스랜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와렌 역시 숲에 있는 집에서 성장했지만 이런 야생 고양이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시 자신의 부친에게 전화로 이 사실을 전했더니 아버지는 이 동물이 이전에도 목격된 적이 있었다고 말하더라고 전했다. 

 

카바나는 만약 이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면 믿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들만 웃음거리가 될 것 같아 한동안 고민했다. 

 

그러나 가축들이나 반려동물, 그리고 이를 생각하지도 못하고 있을 등반객들의 안전을 위해 관계 당국에 제보하기로 결심한 그녀는 이튿날 아침에 ‘1차산업부(Ministry of Primary Industries,MPI)’에 이를 알렸다.  

 

<야생고양이로 판명한 1차산업부> 

 

당시 제보를 받은 MPI에서는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와 둘이 목격한 내용을 깊이 있게 조사했으며, 이 관계자는 최근 몇년 동안에 유사한 목격담이 6~8차례 보고됐다고 말하더라고 카바나는 나중에 언론을 통해 밝혔다.   

 

한편 이런 사실이 국내 언론에도 보도된 후 한 언론에서 MPI에 이를 확인하자 MPI 대변인은 두 사람의 목격담이 공식적으로 접수됐음을 확인해주었다. 

 

또한 대변인은 이전에도 수 년 간에 걸쳐 유사한 목격담들이 여러 차례 신고가 됐으며, MPI 측에서는 사진들과 ‘족적(footprints)’, ‘털(hair)’ 과 ‘분변(scat)’, ‘배설물(faeces) 샘플’ 등을 가지고 조사했지만 결국은 야생 고양이로 판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MPI의 의견과는 달리 이번에 괴생물체를 목격했던 카바나는 자신이 본 것은 절대 야생 고양이가 아닌 ‘퓨마(puma)’와 같은 큰 동물이었으며 이는 100% 사실이라고 분명하게 말했다. 

 

그녀는 일부 사람들은 미심쩍어하겠지만 자신은 분명한 성격을 갖고 있으며 자신의 사업체들이나 그동안 이를 운영해온 자기 모습을 주변에서 보아온 사람들은 결코 자기 말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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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PI가 공개한 죽은 야생 고양이와 래브라도의 크기 비교 사진

 

 

<매켄지 지역에서도 목격된 큰 고양이> 

 

한편 지난 4월에는 이보다 며칠 앞서 유사한 동물에 대한 목격담이 남섬의 또 다른 지역에서도 나와 역시 지역 언론에 소개된 바 있다. 

 

시기는 카바나 커풀이 목격했다는 날보다 열흘 앞선 4월 16일(화) 오후였으며, 목격 장소는 말버러에서 한참 더 남쪽으로 떨어진 매켄지 컨츄리(Mackenzie Country) 지역이었다. 

 

당시 북섬 코로만델(Coromandel) 출신인 케빈 쿡(Kevin Cook)과 오클랜드 출신인 캐롤린 깁스(Carolyn Gibbs) 커플이 국도 8호선을 따라 버크스 패스(Burkes Pass)를 지나고 있었다. 

 

이 국도는 크라이스트처치에서 테카포(Tekapo)를 거쳐 남쪽의 퀸스타운이나 와나카(Wanaka)로 이어지는 주요 도로로 평소에도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길이다.  

 

황금빛 나무들을 사진에 담고자 소든 스테이션(Sawdon Station) 인근에서 차를 세웠던 커플의 눈에 이상한 동물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다. 

 

케빈은 처음에는 양이나 소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 동물을 좀더 자세히 보니까 분명히 긴 꼬리를 가진 고양이 형상이었지만 고양이치고는 크기가 너무 컸었다고 말했다. 

 

<래브라도 개만큼이나 컸던 고양이>  

 

그는 모양은 마치 팬서처럼 생겼는데 그만큼 커보이지는 않았고 색깔도 짙은 갈색이었다면서, 하지만 크기가 래브라도(labrador) 견종의 개만 했으며 걷는 모양이나 꼬리 등은 영락없는 고양이과 동물이었다고 전했다.    

 

당시 이들 커플은 사진과 비디오로 나무를 촬영한 후 이들 기기들을 차량에 놓아 둔 채 차를 마시던 중에 이 동물을 목격하는 바람에 사진 촬영에는 실패했다. 

 

케빈은 당시 자신들로부터 50m 쯤 떨어진 곳의 그림자 속에서 나타났던 이 동물은 언덕 밑으로 내려와 고사리 숲 속으로 유유히 사라져 다시 나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당시 그게 무슨 동물이었는지 제대로 알 수도 없었기 때문에 나서서 다시 찾아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었다고 덧붙였다. 

 

나중에 그는 테카포(Tekapo)에 도착한 뒤에 구글 검색을 통해 자신들이 봤던 것으로 여겨지는 동물이 지난 몇 년 간 남섬 중부지역에서 여러 차례 목격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언론 인터뷰를 빌려 전했다. 

 

<자연보존부도 야생고양이로 확신>    

 

이들의 목격담이 지역 언론에 전해지자 해당 지역의 ‘자연보존부(Department of Conservation, DOC)’ 관계자는, 커풀이 봤다는 동물에 대한 사진이 없어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이 지역에서 큰 고양이를 봤다는 목격담은 여러 차례 있었다고 확인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그동안 DOC의 관리직원들이 몇 번 야생 고양이 사체들을 확인했는데 이들의 덩치가 크기는 했지만 래브라도 개보다는 작았었다고 말했다.

 

그는 야생 고양이는 ‘얼룩고양이(tabby)’ 나 ‘삼색고양이(tortoiseshell)’, 또는 검은 고양이들처럼 털이 짧은 집고양이들과 외형이 비슷하다면서, 종종 집고양이보다 크게 자라기는 하지만 반면에 수명은 길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남섬 고지대에서 붙잡힌 야생 고양이들의 체중은 평균 3.75kg 정도였으며 수컷 중 가장 무거웠던 경우가 7kg에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DOC 관계자는 야생 고양이는 평균적인 집고양이에 비해 체형이 마르고 더 날씬한 편이라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나아가 이들 야생 고양이는 토종 조류나 박쥐, 도마뱀(lizards)과 웨타(weta)와 같은 토종 곤충들에는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생태계 천적이라면서, 야생 고양이는 남섬 전역에 퍼져 있고 하룻밤에 거의 6km 정도를 이동한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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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의 야생 고양이​ 

 

<2001년부터 시작된 괴물 고양이 목격담> 

 

남섬 일원에서 괴물 고양이 목격담이 처음 나온 것은 지난 2001년 캔터베리의 마운트 헛(Mt. Hutt) 스키장 인근의 알포드 포리스트(Alford Forest)였다. 

 

이후 캔터베리 지역의 애시버턴(Ashburton)에서 트럭 운전사로 일하는 채드 스튜어트(Chad Stewart)가 인근의 메이필드(Mayfield)에 있는 한 농장에서 산허리에 앉아 있던 큰 고양이를 목격했다. 

 

2009년 5월에는 노스 캔터베리의 농장에서 한 농부가 퓨마처럼 보이는 큰 고양이를 봤으며, 그해 캔터베리 중부의 한 농부는 산록에서 돌아다니는 괴물 고양이를 봤다면서 포획용 덫(trap)을 설치하기도 했다. 

 

또한 2011년 8월에는 카이코우라(Kaikoura)의 카이코우라 인랜드(inland) 로드에서도 2명의 프리랜서 사진작가가 이 모습을 비디오에 담은 적도 있었다. 

 

유튜브에 공개된 당시 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W8hbyVkTIck)을 보면 폭설이 내리는 중에 큰 고양이 형상의 동물이 숲 근처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갔으며, 당시 목격자들이 발자국 크기를 10cm 정도로 추정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또한 2013년 10월에는 차량을 운전하던 한 배달원이 이른 새벽에 페어리(Fairlie) 외곽의 도로에서 로드킬을 당한 사체를 먹던 검고 큰 덩치의 고양이를 발견했다. 

 

2017년 12월에도 영국인 관광객이었던 닉 배곳(Nick Baggott)이 테카포 호수 인근에서 짙은 색의 커다란 고양이를 사진에 담아 각 언론에 크게 소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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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카호 호수 주변에서 촬영된 괴물 고양이 

 

<블랙팬서는 정말 뉴질랜드에 존재하나?> 

 

이처럼 대형 고양이과 동물에 대한 목격담은 20년 가까이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들 목격담을 보도한 내용들을 종합해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괴물 고양이는 퓨마처럼 크지는 않지만 일반 야생 고양이보다는 훨씬 큰 덩치를 가지고 있으며 두번 째는 그 색깔이 검거나 짙은 갈색이라는 점이다.  

 

또한 발견 장소가 주로 매켄지 컨츄리 지역이거나 캔터베리 일원이었는데, 마을이나 도시와는 좀 떨어져 있었지만 목장이나 농장 주변에서도 여러 차례 발견됐다. 

 

이를 찍었다는 사진이나 영상도 언론을 통해 몇 차례 공개되기는 했지만 거리가 멀었던 데다가 상대적 크기를 비교할 수 있을 물체도 없어 실제 그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는 관련 사진이나 영상만으로는 정확하게 확인이 어렵다. 

 

한편 현재도 국내에서 괴물 고양이를 추적한다는 일단의 사람들은 보통의 고양이가 아닌 대형 고양이과 동물들이 분명히 있으며, 그동안 국내에서 실종된 일부 등산객들이 이들에게 희생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1900년대 초반에 뉴질랜드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개체가 증가하는 토끼를 비롯한 각종 설치류를 퇴치하고자 표범(leopard)이나 스라소니(lynx)와 같은 천적 도입 방안이 논의된 적도 있었다.  

 

또한 1977년 오클랜드 망게레(Mangere) 지역에서 한 경비원이 노란눈을 가진 사자가 자신의 밴과 마주쳤다고 신고해 경찰이 출동했지만 아무 것도 찾지 못했던 사례도 있다. 

 

그로부터 며칠 뒤에는 남섬 카이코우라에서 한 주부가 새벽 4시경에 정원에 앉아 있는 호랑이를 목격했다고 해 전국적으로 이슈가 된 적도 있었다. 

 

2000년대 이전에도 이처럼 대형 고양이과 동물의 야생 출현은 자주 국내 언론에 등장했으며 그때마다 경찰이 출동해 현장을 확인하고 인근 동물원이나 서커스단에 있던 동물들을 점검했지만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나곤 했다. 

 

현재 관계 당국인 자연보존부나 1차산업부는 지금까지 남섬 일원에서 목격된 것들을 야생 고양이로 보는 입장이다. 

 

하지만 실체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는 한 영국 네스호 괴물이나 히말라야 설인처럼 괴물 고양이 이야기는 앞으로도 목격담이 이어지면서 호사가들의 입방아에도 계속 오르내릴 것으로 보인다.

 

남섬지국장 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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