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제프 베조스의 얘기를 듣고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송석춘(독자) = 한국의 어느 철학교수가 "과거를 잊고 사는 사람은 미래도 없다"고 하였다. 지난해 말 즈음 큰 자식놈이 "아버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부자가 누구인지 아세요?"라고 물었다. 나는 자식에게 애비가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 "빌 게이츠가 제일 부자였지" 하였다. 자식은 지금은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가 제일 부자라고 한다.

나도 얼마전에 역사 채널에서 제프 베조스를 보았다. 그가 하는 말을 다 알아 듣지는 못했으나 내용은 대충 이해를 했다. 그는 지상의 도로는 공간과 환경에 한계가 있으므로, 깊은 땅속 밑으로 인간이 이동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고, TV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의 시공을 보여주었다. 화면에서 보여지는 어마어마하게 큰 굴착기는 괴물스럽기까지 했다.

자식은 그동안 애비 낚시 잘 하라고 일반인 출입 제한이 있는 황금 어장과 같은 곳에 데려다 주곤 했다. 자식집에서 거리도 가까워 좋았는데, 지난해 어느 동남아 이민자가 크기 제한이 있는 물고기를 잡아 올리다 걸려서 가족 낚시가 허가 되지 않아 요즈음은 먼 길을 운전해 파도 낚시 장소로 데려다 준다. 이곳은 비록 지난 장소와 같은 황금 어장은 아니었지만 여전히 NASA가 가까운 곳이다.

어느날 아들은 낚시터로 가는 길에 "저 건물은 로켓을 만드는 공장이고, 오른쪽 저 건물은 엔진을 만드는 공장"이라고 하면서 제프 베이조스의 꿈이 있는 공장이라고 소개한다. 자식은 제프 베조스에게 회사에 대해 무려 4시간 오리엔테이션 했던 일을 알려주었다.

50대 초반의 젊은 부자의 꿈이 정확히 무엇인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궁금해서 '그가 긴 시간 동안 진지하게 너의 설명을 듣더냐'고 물었다. 자식은 "A하면 B와 C를 알아듣더라"고 하면서 "참으로 스마트한 사람이였다"고 말한다. 나는 "왜 합병이 안되었느냐"고 물어볼까 하다가 뻔한 질문인 것 같아 물어보지 않았다.

자식 회사는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회사이고, 그 젊은 부자는 다른곳에서 돈을 벌어 50년, 100년을 내다보고 우주로 나가는 꿈을 이루겠다는 것이니 합병 문제는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세계는 지구 환경 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로 많은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젊은 부자는 인간이 필요한 생필품을 우주에서 만들어 가져오면 그만큼 지구 환경의 변화를 방지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는 인간이 성장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미래에 대한 믿음'이라고 하였다. 나는 성장기에 육이오 전쟁이 났으니 미래에 대한 믿음은 오직 허기진 배를 무엇으로 채울까에 있었을 뿐이었다.

제프 베조스가 우주 관련 일에 쏟아 붇는 돈이 하루에 얼마라고 자식이 말해주는데, 그 액수는 나같은 무지랭이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가 그많은 돈을 쏟아붓는 것은 지구와 인류와 국가에 미래가 없다고 느껴지는 순간 미래는 정말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자식은 알면서 묻는 지 모르고 묻는 지 모르겠으나, 한국은 지금 미래를 위하여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묻는다. 나는 잘 모른다. 그러나 나의 군동기생들은 요즈음 하나 같이 절망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나도 과거는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참조'하는 것뿐이라는 정도는 알고 살았다.

한국도 사회가 안정되어 베조스와 같은 사람이 많이 나와 미래를 창조하는 국가로 발돋움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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