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누리고 불행은 버리자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23회
Newsroh=안정훈 칼럼니스트
일단 아침에 비행기 타러 간다고 짐 싸들고 나왔던 호텔로 다시 돌아갔다. 호텔 인터넷은 정말 꽝이었다. 근처에 와이파이가 되는 커피 샵을 찾아 갔다. 커피 샵은 밤 9시에 문을 닫았다. 내가 인터넷을 꼭 해야 한다고 하니 주인은 퇴근하면서 와이파이를 켜 놓고 갈 테니 문 밖에서 이용하라고 했다. 感之德之(감지덕지) 했다.
인터넷을 뒤져서 다음날 멕시코로 가는 비행기 표를 찾았다. 마침 다음 날 아침 멕시코 시티로 가는 스케쥴을 발견하고 예약을 시도했다. 몇 번 씩 인터넷이 끊겼다 연결됐다 하면서 애를 태웠다. 겨우 예약 절차를 마치고 결재까지 끝냈다. 그런데 컨펌이 뜨질 않는다. 결재가 된 건지 안된 건지 확인 할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던 너무 급박해서 서두르면 실수를 저지르기 마련이다. 자정이 넘어서도 컴펌 메일이 오지 않았다. 나는 자정을 넘긴 심야 시간에 커피샵 앞에 앉아서 무서움도 잊은 채 다시 예약을 시도했다. 다행히 결재가 되고 예약 컨펌 메일까지 받았다.
또 다른 문제 하나는 멕시코로 입국 하려면 아웃 티켓이 있어야 한다는 것 이었다. 원래는 파나마나 과테말라로 간 다음 그 곳에서 사정을 봐 가면서 멕시코 - 미국이나 캐나다 구간 비행기표를 예매 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중미를 건너 뛰고 바로 멕시코로 바로 가야 하는 상황이 되고 보니 멕시코 아웃 티켓이 필요해진 것이었다. 야심한 시간에 길거리에 앉아 다시 멕시코 시티에서 캐나다 뱅쿠버로 가는 비행기 표를 새로 예약했다. 예약 확인을 하는 순간 간당간당하던 핸드폰 밧데리가 완전히 나가 버렸다. 새벽 2시가 넘어서야 예약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갔다. 침대에 누웠지만 눈이 빡빡하고 머리가 복잡해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무튼 어렵게 어렵게 브라질 엑소더스에 성공했다.
그런데 나중에 한국에 있는 아내한테서 전화가 왔다. 지난 달 카드 사용 내역서를 받았는데 브라질 - 멕시코 구간 비행기 표가 같은 날 두 번이 결재되어 통장에서 돈이 빠져 나갔다는 것 이었다. 하지만 나는 어찌 해 볼 방법이 없었다.
젠장할! 우라질! 오 마이 갓! 썬 어브 비치 !
브라질 - 파나마 구간 티켓을 포기하고 , 브라질 - 멕시코 구간 티켓을 이중으로 결재 했으니 100만원이 넘는 돈을 허공에 날려 먹은 것 이었다. 깐 이마 또 까였다. 또 한번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한 아픔을 겪어야 했다
열악한 인터넷 사정에 플러스 해서 나의 실수와 부주의와 무능력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 나의 더 큰 잘못은 볼리비아 비자를 받을 때 제대로 황열병 예방 주사를 맞고 증명서를 받아서 처리해야 했는데 주변의 꼬임에 귀가 얇아져서 편법으로 넘긴 것 이었다. 자책은 나에게 너무 큰 스트레스를 주었다. 돈 버리고 사람 병 나게 생길 정도로 심각 했었다. 잊어 버리려고 노력 했으나 쉽지가 않았다. 비행기 표 인터넷 예매 공포증이 생겼다. 그 이후 부터는 외국에서 비행기 표를 인터넷으로 예매 할 때는 절대로 결재를 직접 하지 않았다. 한국의 가족에게 전화해서 선택한 항공권 요금을 대신 결재 하도록 했다. 그리고 나서 e티켓을 카톡이나 메일로 받았다.
황열병 예방 접종 증명서가 없어 비행기 탑승이 거부되었을 뿐 아니라 새로 발권 하면서 이중으로 결재하여 100만원이 넘는 큰 돈을 허공에 날려 버린 어처구니 없는 해프닝은 나에게 너무 큰 정신적 타격과 스트레스를 주었다. 여권 잃어 버렸을 때 겪었던 대미지( DAMAGE) 보다 훨씬 더 컸다. 손상, 손해, 피해, 쇼크.... 내 영혼이 가출 해버린 것 같았다.
정말 힘들 때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 )라는 명언이 떠올랐다. 세상의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모두 자기 수양의 거울이 되고 스승이 된다는 뜻이다. 행복은 누리고 불행은 버리면 된다. 생각을 바꾸자 마음이 훨씬 가벼워 졌다. 때로는 후회하고 때로는 배우며 앞으로 나아 가는게 인생이고 여행이다. 돈이 깨졌지 내 몸이 깨진 건 아니다. 눈물 흘리는 대신 크게 웃었다.
(24회 계속>
우리나라 인사동 같은 골목이다. 가게의 장식이 강렬한 남미의 포스가 작렬해서 눈에 확 띄었다. 거리 공연 , 예쁜 카페 , 골동품 판매장 , 초상화 드로잉 , 포도주 시음장 , 수비니어 샵 등 구경꺼리가 많았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골목 골목이 너무 예쁜 것과 작은 골목 전체를 차지한 애견 팻 샵들에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은 것 이었다.
아이들이 해맑게 뛰노는 모습이 나의 브라질에 대한 우중충한 인상을 바꾸게 했다
이 조각품의 원목 이름이 브라질 나무 였다. 매우 단단하고 매끄럽다. 유럽인들에게 가구와 장식 조각 제작용으로 인기가 높아서 식민지 시대에 마구 실어 갔다고 한다. 브라질이라는 나라 명칭이 이 나무 이름에서 유래 됐다. 남아메리카는 브라질 빼고 모든 나라가 스페인 식민지 통치를 받았다. 오직 브라질만 포루투칼의 지배를 받았고 지금도 남미에서 유일하게 포루투칼 어를 사용한다.
브라질 경찰 마스코트와 함께 기념 촬영 . 경찰 아저씨들 치안 좀 잘 지켜 주세요. 그리고 갱단들 한테 총 맞지 마시고 포로로 잡히지 마시고 안전하게 잘 지내세요.
쎄성당 . 성당 입구에서 조현병 환자가 인질극을 벌이는 장면이 티브이로 생중계 되어 세계적으로 유명 해졌다고 한다.
브라질의 포스 두 이과수는 폭포의 종합 세트 , 폭포의 전시장 같았다. 같은 악마의 목구멍 인데 보는 위치가 다르다 보니 느낌도 완전히 다르다. 아르헨티나쪽은 바로 앞에서 보니 웅장한 느낌과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더 강하지만 물색깔이 탁하다. 브라질 쪽은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훨씬 다양하다. 물색깔이 파랗다. 건너편 구름 아래가 아르헨티나 쪽이다. 나는 브라질 포스두 이과수가 더 아기자기 하고 멋져서 볼거리가 많았다
빠라찌는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미항 이다. 상파울루에서 긴장하며 지내다 이 곳에 오니 편안하다. 더 위험한 도시인 리우로 가기 전에 빠라찌에서 며칠 동안 긴장을 풀고 느긋하게 쉬었다. 수채화 같은 미항을 산책하고 바닷 내음을 맡으며 여유롭고 편하게 지냈다.
남미 국가 중에 브라질의 도시만 유일하게 도로가 가운데로 패였기에 이상해서 물어봤다. 포루투갈이 건설한 도로는 물을 가운데로 빼는 방식이고 , 스페인 방식은 도로 가운데를 약간 볼록하게 해서 좌우로 배수하는 방식 이라고 한다. 건축 양식도 다르다.
브라질 시골 마을의 센트로( 구 도시 )는 블랑카 (화이트 )와 아줄 (블루) 톤 이다. 흰 색과 파란색의 조화가 깔끔한 인상을 준다. 심플 하면서도 강렬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http://newsroh.com/bbs/board.php?bo_table=an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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