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정보 유출 우려에 따른 암호화 메시징 SNS 플랫폼 선택
▲텔레 그램 (Telegram)과 같은 앱을 실행하는 스마트 폰으로 서로 소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scmp)
지난 12일(수), 수만 명의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 인도법 반대를 위해 홍콩 주요 도로로 뛰어나와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에는 텔레그램(Telegram), 왓츠앱(WhatsApp), 시그널(Signal) 등 여러 SNS들이 체계적인 시위를 조직할 수 있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로 암호화 메시징이 가능한 SNS 플랫폼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홍콩에서 중국 본토로 범죄인을 송환 허용하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에 대한 반대 시위로, 인터넷 서버가 트래픽을 견디지 못해 마비되는 상황에 치달았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청년들의 시위를 막지 못했다. 이들은 가장 오래되고 전통적인 방법인 ‘외침’을 이용해 자신들의 의사를 표출하고 있다. 고등학생들을 포함한 다수의 젊은 청년들이 암호화된 메시지로 어디에서 어떻게 시위가 조직될 것인지에 대한 세부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텔레그램을 이용해 시위 현장에서 추가 진압 장비, 구급품 요청 등 연락망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록맨 초이(Lokman Tsui) 중문대 미디어 및 기술학 교수는 SNS가 시위를 조직하고 원조하는 도구가 될 뿐 아니라 감시와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보안 메시징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인들은 자신의 정보가 유출되지 않으면서 현명하게 기술을 사용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개인 정보를 지키는 한 가지 방법은 휴대폰의 얼굴 및 지문 인식 기능을 비활성하는 것이다. 홍콩 현행법에 따라, 휴대폰 비밀번호 공개 거부를 포함해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는 진술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정부 당국은 체포자들의 동의 없이 얼굴 또는 지문 인식을 이용해 강제로 휴대폰을 잠금 해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기능들을 비활성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록맨 초이 교수는 “텔레그램과 같은 일부 어플들은 시위대들이 생각하는 만큼 보안이 안전하지 못한다. 왓츠앱, i메시지 등과 달리 텔레그램은 암호화 메시징 비활성으로 기본 설정이 되어 있어 주고받는 메시지가 암호화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암호화 메시징을 활성화해야 하는지는 모르고 있다”며 암호화 메시징 기능을 활성화할 것을 말했다.
과거 2014년의 우산 혁명 시위 당시에는 페이스북, 트위터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던 SNS였던 반면 이번에는 텔레그램, 시그널 등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2014년 9월 26일부터 30일까지 ‘오큐파이 센트럴(Occupy Central)’가 있었던 기간 동안 트위터에 130만 건 이상의 홍콩 관련 글이 게시되었다. 지금도 페이스복과 트위터를 통해 범죄인 인도법 시위에 관한 정보와 소식들이 공유되고 있지만 민감한 정보들은 대부분 암호화되는 텔레그램과 시그널을 이용해 공유되고 있다. 각종 페이스북 개인정보 유출 스캔들, 중국 당국의 대규모 데이터 및 감시 기술 강화 등으로 홍콩 시민들의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가 오프라인 세계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일부 시위자는 홍콩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옥토퍼스 카드조차 사용하지 않고 있다. 개별 옥토퍼스 카드에는 고유의 일련번호가 있어 이름, 생년월일, 신분증 번호 등과 같은 개인 정보를 알아낼 수 있으며 사용자의 소재를 파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개인 정보 보호 NGO단체인 키보드 프론트라인(Keyboard Frontline)은 시위자들이 개인 정보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자 발간했다. 여기에는 공용 와이파이 사용 금지, 휴대폰 집에 두고 나오기, 알루미늄으로 ID카드, 여권, 은행 카드 씌우기 등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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