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얼마 전 마주 앉아 커피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던 중 선배가 진도개 목욕시키는 얘기를 하는데, 곁에 앉아 멍때리고 있던 오동이(진도개) 녀석이 갑자기 일어나 재빠르게 밖으로 도망가는 것을 보고 빵 터져 한참을 웃었다. 목욕을 유난히 싫어하는 녀석이 목욕이란 단어를 듣자마자 재빠르게 튄 것이다.
살아 움직이는 두 동물, 개와 뱀에 나는 트라우마가 있었다. 대여섯살 때 집에서 기르던 진도견이 사람을 무는 것을 목격한 충격을 최근에야 극복하게 되었으나 뱀은 영원히 극복되지 않을 것 같다.
5학년 여름방학 당숙의 포도밭에서 곁에 앉아 있던 당숙모가 독사에 물려 응급실로 갔고, 만삭이던 몸에서 6촌 여동생은 세상에 한 달이나 서둘러 나오게 되었다. 그 때 이후 꿈에 자주 나타나기도 했고, 자다 일어나 발치를 확인하기도 했다. 아직도 뱀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싫다.
몇 년 전 선배가 가까이 이사 오고 전원생활을 시작하며 진도까지 가서 오동이를 식구로 데려 왔다. 녀석과 자주 접하게 되면서 축구를 하며 서로 경계를 풀게 되었고, 생애 처음으로 나는 동물의 머리를 쓰다듬게 되도록 변했다. 녀석은 이제 나만 보면 달려가 축구공을 물고 온다.
삶은 한 줌 흙으로 되돌아 갈 때 까지 선연이든 악연이든 뜻하지 않은 인연(因緣)으로 계속 변화할 것이다. 페북에서의 인연도 그 과정에 있는 것일테고 모두 행복한 인연이길 빈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룡의 횡설수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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