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 정부, 당분 섭취량 첫 제한 공고… 달걀과 커피에는 관대
미국 농무부와 보건복지부는 7일 '2015∼2020년 식품 섭취 가이드라인'에서 당분 섭취량이 하루 칼로리의 10%를 넘지 않게 권고했다. 미국인 일일 칼로리 섭취량 중 설탕이 만든 칼로리는 전체의 13%를 차지한다. 또 아동 및 청소년 연령대에서는 비율이 15∼17%까지 올라간다. 가이드라인 자문 단체는 설탕 섭취를 줄이기 위해서는 설탕을 많이 포함한 스넥, 소다 등을 대폭 줄이는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식품 가공업체들도 자연스레 설탕 첨가분을 줄이거나 칼로리가 없는 감미료를 사용하는 추세로 나갈 것으로 전망한다. 포화지방이 차지하는 칼로리 양도 일일 칼로리의 10%를 넘으면 곤란하다. 포화지방 섭취를 줄이려면 적색육, 버터, 치즈, 아이스크림, 홀 밀크 등을 자제해야 한다. 새 가이드라인은 세계보건기구(WHO)처럼 적색육을 암 유발 가능 식품으로 분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처음으로 청소년 남자와 성인 남성을 별도로 분류해 ‘단백질 식품 섭취를 줄여야 할 그룹’으로 명시했다. 단백질 식품은 육류, 가금류, 계란 등이 대표적이다. 자문 단체는 육류를 줄이는 대신 과일, 채소, 콩, 견과류 식품을 늘린다면 질병 감소는 물론 환경에도 이롭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에 달걀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 섭취량에 대한 제한 규정이 없는 것도 특이한 사항이다. 1980년부터 나온 정부 가이드라인은 학교 점심, 푸드 스탬프, 아동 및 임신 여성 식품 보조 등 연방 혹은 주정부 영양 프로그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새 가이드라인은 무엇보다도 미국 정부의 영양 정책이 지중해식 다이어트로 기울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중해식 다이어트는 생선과 닭고기를 적정량 섭취하고 잡곡을 선호하며 지방도 올리브유 등 식물성 기름에서 얻는 것이 특징이다. 채소와 과일, 견과류가 빠지지 않는 것은 물론이다. ‘콜레스테롤치에 관대한 판정’ 시비 일어 한편 가이드라인은 실제적이기 보다는 ‘과학적 연구’라는 면에서 다소 무리한 요구일 수도 있다. 보다 나은 인류와 생태계를 위한 단체인 내과의사위원회(The Physicians Committee for Responsible Medicine)가 농림부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왔다. 이 단체는 새 가이드라인이 달걀 산업의 강력한 영향아래 콜레스테롤에 대한 관대한 판정을 내리게 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콜레스테롤과 관련한 14개의 전문 연구 중 최대한 4개는 달걀 산업체의 보조를 받은 연구기관에서 나왔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미 심혈관 학회 (ACC) 또한 새 가이드라인이 콜레스테롤에 대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느슨함을 보인 것을 비판하고, 콜레스테롤 섭취는 가능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가이드라인은 14세 이상 연령대에 일일 소금 섭취량을 2300 밀리그램 이하로 권했다. 이는 1 테이블 스푼 정도의 양이다. 소금 섭취 제한은 여러 연구가들과 건강 단체에서 권하는 것이지만 일부에서는 이같은 제한이 심장 질환자를 포함한 일부 미국민들에게 해가 될 것이라 꼬집었다. 그동안 소금과 심혈관 질환 연관성은 끝없는 논쟁을 야기시켰다. 과도한 소금 섭취는 고혈압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011년 미국의사협회가 발간하는 학술지인 JAMA와 전 세계적으로 저명한 학술지 중 하나로 꼽히는 NEJM은 소금 섭취가 정도 이상 낮아도 심혈관 질환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의학계에 논란의 불씨를 던졌다. 새 가이드라인은 커피에 대해서도 특기할 만한 관대함을 보였다. 하루 3잔에서 5잔의 커피는 안전할 뿐만 아니라 성인 당뇨(타입 2)와 심장질환 위험을 감소시키며, 카페인은 파킨슨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밖에도 가이드라인은 에볼라 생존자의 피를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는 이른바 수혈 요법 은 환자를 전혀 이롭게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요법은 생존자의 혈액에 에볼라와 싸워 이긴 항체가 있기 때문에 이를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면 치료에 효과가 있을 것이란 논리에 따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