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210원대마저 뚫었다. 12일(화) 원·달러 전일 종가보다 0.5원 오른 1,210.3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7월 19일(1,215.6원)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한국 경제와 상관성이 높은 중국발 악재와 위안화 환율의 평가절하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1,200원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불안 심리가 그만큼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으면서 달라스 포트워스 한인들의 울음과 웃음이 교차하고 있다.
한국으로부터 학자금을 받는 유학생들과, 한국의 가족으로부터 송금받아 생활하는 이들, 공관 및 지상사 직원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원화가치 하락의 최대 피해자다.
한국에서 같은 액수의 돈을 부치면 달러로 환전했을 때 턱없이 모자르기 때문에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 셋을 데리고 캐롤튼에 거주하고 있는 일명 기러기 엄마 박 모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슬슬 오른 환율 때문에 빠듯하게 절약하며 살고 있었는데 새해 들어서 무섭게 환율이 올라버렸다”며 울상을 지었다.
유학생들의 속앓이 또한 이만 저만이 아니다.
“등록비와 생활비는 물론, 환율마저 뛰니까 힘든 유학생이 더 힘들어졌다”는 유학생 정 씨는 “다 큰 딸 유학비 대느라 고생하시는 부모님께 죄송해서 힘들다는 말도 못하겠다”고 토로했다.
한국에 본사를 둔 지상사 주재원들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일부 업체의 지상사 파견직원들은 월급을 송금 당시 원·달러 환율로 받기 때문에 환차손 부담은 고스란히 본인의 몫이 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커질수록 손에 쥐는 실수령액은 줄어들게 돼 있어, 같은 월급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적어질 수밖에 없는 것.
반면 한국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한인은 물론 한국과 중국에서 제품을 수입하는 무역업체는 원·달러 환율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무엇보다 당장에 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던 한인들에게 이번 환율급등은 반가운 소식이다.
1월 말 친지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최 모씨는 “원·달러가 급등함에 따라 오랜만에 방문한 한국에서 돈 쓰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며 반가워했다.
한국으로 송금하는 한인들도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매달 한국의 부모님께 용돈을 부치는 박모 씨는 “보내는 돈을 같은데 한국의 부모님께서는 더 많은 돈을 받게 됐다”며 “용돈을 올려드린 느낌”이라고 전했다.
미국으로 들어오기 전 한국에 있는 은행에서 빌린 융자금을 매달 갚아나가고 있는 이모 씨 또한 “환율차이에서 생겨나는 환차익으로 융자 상환 부담이 줄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무역을 하고 있는 업체에게도 희소식이다. 한국에서 의류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한 의류업체는 “따뜻한 날씨로 겨울장사가 영 시원치 않았는데 달러강세로 원화가치가 하락하면서 숨통이 트이고 있다”며 “매상 부진을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한국에서 물건을 수입하고 있는 유통업계 관계자들 또한 강달러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뉴스넷] 최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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