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윤.png

▲ 김채윤 위클리 홍콩 학생기자, 홍콩 한국국제학교 한국어 과정 고1

 

올해로 홍콩에 산지 3년째, 홍콩에 대해 완전히 안다고 말하기도, 또 모른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기간이다. 3년 동안 홍콩에 거주하면서, 나는 이곳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했지만, 아직도 완전히 알고 있지 못한 홍콩의 색다른 매력들이 많다. 그것을 모른 채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안타까워 이렇게 글을 쓰면서 어떤 점들이 홍콩을 눈부시게 하는지 다시 한 번 되뇌어 보려고 한다.

 

홍콩이 특별히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홍콩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문화의 모습들이 공존한다는 것이다. 보통 홍콩을 검색해보면 나오는 사진들을 대부분 알록달록 하고 각기 다른 크기의 간판, 전광판 등이 빽빽하게 줄 세워져 있는 모습으로, 과거 홍콩 영화에 한 장면에 들어온 기분이 들게 한다. 반면에 센트럴 쪽으로 가보면 전혀 다른 이미지의 높고 깔끔한 빌딩들이 세워져 굉장히 도시적인 느낌을 준다. 이와 반대로, 노스포인트 쪽에는 마치 홍콩과 중국의 문화가 어우러진 듯 전통적인 느낌의 전경이 펼쳐진다.

 

이러한 홍콩의 반전 매력은 홍콩과 멀지 않은 다양한 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홍콩 센트럴 3번 항구에서 배를 타고 30분 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섬인 디스커버리베이에서는 넓게 펼쳐진 바다와 서구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레스토랑들을 따라 한적한 주택가가 자리 잡고 있다. 반대로, 홍콩 센트럴 항구에서 청차우 섬으로 향하면, 왠지 전통적인 홍콩 시골 느낌이 나서 정겨운 분위기에 취하며 다양하게 펼쳐진 재래시장에서 군것질을 하며 쏠쏠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홍콩에는 허유산, 공차, 천인명차, 쉐어티 등 각기 다른 음료수점들과 그리고 요즘 막 유행하고 있는 타이거슈가, 더 앨리 등 다양한 흑당 버블티 가게들이 거의 널려있다시피 많다. 또한, 음식점마다 모두 종류와 가격대가 다양해, 음식의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해 소위 먹거리천국이라고 불려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홍콩에 처음 왔을 때 굉장히 놀랐던 점 중 또 하나는 다양한 인종들이 모여 산다는 점이다.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덕분에 국제학교와 같은 교육기관과 다양한 먹거리들이 공존한다. 또한, 길거리에서 가끔가다 한 번씩 외국인을 마주칠 수 있던 한국에 비해 홍콩은 다닐 때마다 각기 다른 나라의 사람들을 마주칠 수 있었다. 한국에서 살던 시절 외국인을 만나거나 그들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고, 무섭기만 했던 나는 홍콩에 와서야 비로소 다양한 문화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홍콩의 매력들이 다양하다 한들 야경을 빼놓을 수는 없다. 홍콩에 대해 아무런 정보 없이 여행을 떠나는 관광객들도 홍콩의 멋진 야경을 모르진 않을 것이다. 정말 야경 하나를 보기 위해서 홍콩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듯이 홍콩은 매일 밤 반짝이는 조명들로 그 아름다움을 증명하고 있다. 빅토리아 하버, 스타의 거리, 빅토리아 피크 등 다양한 곳에서 홍콩의 야경을 감상할 수 있고, 홍콩 시각으로 매일 밤 9시에 시작하는 레이져쇼인 심포니 오브 라이트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홍콩에서는 매년 새해, 설날, 10월 1일 등 다양한 기념일을 축하하며 멋진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이 불꽃놀이 행사는 주로 밤에 빅토리아 하버에서 진행되며, 당일 오후부터 이 불꽃놀이를 보기 위해서 엄청난 인파가 빅토리아 하버로 쏠린다. 실제로 이 불꽃놀이 행사들은 수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약 20~30분간 끝나고 나면 하늘이 뿌옇게 변할 정도로 엄청난 스케일의 불꽃놀이를 보여준다. 이외에도 쇼핑몰을 꾸민 다양한 봄꽃 장식, 크리스마스 장식들과 사자춤과 같은 다양한 전통적인 행사들은 홍콩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홍콩은 ‘아시아의 중심’ 이라는 별명도 함께 가지고 있는데, 이렇게 불리는 이유 중 하나는 홍콩에 개최되는 다양한 국제적인 전시회, 국제회의, 공연, 행사들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올해만 해도 홍콩에서는 다양한 박람회, 예술 작품 전시회 등의 행사들이 개최되었고, 매년 마마를 포함한 다양한 음악 공연과 퍼포먼스들이 개최되고 있다. 사실 가장 나를 설레게 하는 것은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내가 있는 지금 이 곳이 홍콩이라는 것이다. 내가 잘 알고 익숙한 곳이 아닌 늘 새로운 홍콩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에게는 큰 즐거움이고, 행복이다. 이제는 꽤 너무 익숙해져 그 사소한 행복을 간과하고 살아가지만, 아마 지금 홍콩에 살고 있는 이 순간이 나중에 돌이켜 봤을 때는 가장 특별했고, 돌아가고 싶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있지 않을까 싶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1. 채윤.png (File Size:206.2KB/Download:27)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 북의 신형 핵잠함, 미국엔 막을 수 없는 ‘독약’

    [시류청론] 미국 압력에도 민족공조로 한일군사협정 폐기해야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김정은은 7월 22일 신형 핵잠수함을 전격 공개하는 자리에 참석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마크 에스퍼 신임 미국 국방장관이 취임하기 하루 전 날이었다. 북한이 신무...

    북의 신형 핵잠함, 미국엔 막을 수 없는 ‘독약’
  • 사흘밤을 달려라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타이슨이나 JBS같이 고기를 싣는 곳은 거의 마감시각에 가까워 화물이 준비된다. 오전 9시도 안 돼 도착했는데 역시나다. 트레일러를 내려놓고 근처 러브스 트럭스탑에 갔다. 거기에선 전화기 연결이 안 돼 샌드위치 하나 사 먹고 ...

    사흘밤을 달려라
  • 갑질 항공사 응징기 file

    안정훈의 혼자서 지구한바퀴 (26)     Newsroh=안정훈 칼럼니스트     내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이게 말로만 듣던 백인 우월주의 , 백호주의 인걸까? 분명 고객을 무시하고 조롱하고 있는데 내가 참아야 하는걸까? ...

    갑질 항공사 응징기
  • “우리는 다시 지지 않는다” file

    죽음의 골짜기에서 희망의 골짜기로     Newsroh=장호준 칼럼니스트     아베정권의 미친 짓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지금은 1905년 乙巳勒約(을사늑약)으로 국권을 빼앗기던 때가 아니...

    “우리는 다시 지지 않는다”
  • [홍콩] 마카오(MACAO) - 예술과 문화의 도시 file

    홍콩에서 약 한 시간이면 닿는 마카오는 이웃도시이다. 마카오하면 휘황찬란한 럭셔리 호텔들과 카지노도시로 전세계에서 유명하다. 하지만 놀랍게도 마카오는 작은 사이즈임에도 홍콩만큼이나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고 발견할 수 있다.     마카오에서는 10월까지 다양...

    [홍콩] 마카오(MACAO) - 예술과 문화의 도시
  • [홍콩]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홍콩 잡학사전 - 홍콩 선물 문화(1) file

    지난주 글 말미에 동남아 사람들의 홍콩 현지화에 대해 소개하겠다는 예고를 하고 마쳤는데,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그 주제를 왜 쓰고 앉았느냐는 질책을 듣고, 급하게 주제를 변경했다. 오늘의 주제는 홍콩 사람들의 선물 문화이다.   예로부터 중국은 예의지방(禮...

    [홍콩]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홍콩 잡학사전 - 홍콩 선물 문화(1)
  • [홍콩] 기자의 눈- 홍콩 ‘유령마을’-마완 빌리지 (Ma Wan Old Vil... file

      홍콩국제공항 쪽 란타우 라인, Kap Shu Mun Bridge를 건너면 마완(Ma Wan)섬에 있는 작은 마을이 보인다. 멀리서 보면 전형적인 어촌마을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마을은 ‘유령마을’이라고 불리워 지는 사람이 살지 않는 텅 빈 마을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부서진 교실,...

    [홍콩] 기자의 눈- 홍콩 ‘유령마을’-마완 빌리지 (Ma Wan Old Village)
  • 미주동포사회와 노노재팬 file

      Newsroh=로창현 칼럼니스트         무역보복으로 촉발된 ‘일본보이콧’ 운동의 열기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미동포사회 등 해외에서 동참하는 사례는 잘 눈에 띄지는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해외에 사는 동포들이 본국의 격앙된 열기를 피부로 느...

    미주동포사회와 노노재팬
  • 일본 말고, 경주여행 3 file

          Newsroh=황룡 칼럼니스트     '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라는 노래가 있었다. 때론 온전히 드러나지 않고 어둠에 가려져 조명에 도드라진 모습을 두고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경주의 夜景(야경)은 우리 고유의 건물과 조명이 만나면서 아름다운 빛과...

    일본 말고, 경주여행 3
  • 텍사스 해피타운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오늘은 일찌감치 일을 마쳤다.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 출발했으니 그럴밖에. 덕분에 댈러스를 막힘 없이 통과할 수 있었다. 댈러스, 오스틴, 샌 안토니오를 지나왔다. 텍사스 4대도시 중 휴스턴을 빼고는 오늘 하루에 다 지났다.  ...

    텍사스 해피타운
  • “침묵하는 하나님, 아파하는 마음”

    [호산나 칼럼] (서울=코리아위클리) 김희국 형제(한국 새길교회) ‘순교자’ 김은국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로운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 누가복음 6:36 한국전쟁 발발 초기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오던 북한군을 유엔군과 한국군이 반격을 하면서 1950년 1...

    “침묵하는 하나님, 아파하는 마음”
  • 일을 즐기는 사람은 행복도 누린다

    가치있는 일을 정직하게 수행하는 것은 특권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유니버시티 교수) = 구약성경에 보면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하였고 또 “게으른즉 석가래가 퇴락하고 나태한 손으로 인하여 집이...

    일을 즐기는 사람은 행복도 누린다
  • 대학에서 문제 해결 기술을 연마하라

    [교육칼럼] 취직 등 인생 전반에 매우 중요     (워싱턴 디시=코리아위클리) 엔젤라 김(교육 칼럼니스트) = 이제 곧 '백투칼리지(Back to College) 라고 써놓고 기숙사에서 필요한 온 갖 물건들을 진열해 놓은 가게 들을 보게 될텐데 대학생을 자녀로 갖으신 부모님들이...

    대학에서 문제 해결 기술을 연마하라
  • 뉴저지는 부담스러워 file

      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Flying J Travel Center in Carney’s Point, NJ. 오늘 자고 갈 곳이다. 이따 샤워도 할 거다. 도착했을 때 이미 주차한 트럭이 많았지만, 워낙 넓은 곳이라 빈자리가 드문드문 있었다.   화물 실으러 델라웨어의 조지타운 가는 길이...

    뉴저지는 부담스러워
  •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손길, 남태평양에 닿다 file

                                                               ‘남태평양 평화기념식’ 개최예정                                                      14개국에 빗물식수화 시설 설치예정   △ 지난 3월, 서울대 공대는 빗물연구센터(센터장 한무영)가 세계 물의 날을 ...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손길, 남태평양에 닿다
  • 불매운동은 시민운동의 ‘꽃’입니다 file

      인간의 욕구와 직결된 자본주의 사회에서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개인의 욕망을 억제하며 참여하는 불매운동은 시민운동의 마지막 단계죠. 지금 우리 나라에서 진행되는 불매운동도 그만큼 시민의식이 성장했고 국민들의 사회참여도도 높아졌다는 증거입니다.   그런데, ...

    불매운동은 시민운동의 ‘꽃’입니다
  • ‘종미자세’ 문재인에 불만, 신형유도탄으로 대응한 북한

    [시류청론] 대체 ‘민족화해’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7월 26일치를 보면, 김정은 위원장이 25일 두 발의 '신형 전술유도탄 위력시위사격'을 참관했는데, 김정은은 이번 신무기 발사가 문재인 정...

    ‘종미자세’ 문재인에 불만, 신형유도탄으로 대응한 북한
  • 슬럼버 파티에 자녀 보내는 일, 신중 기해야

    자녀 안전문제는 부모가 철저히 챙겨야     (로스앤젤레스=코리아위클리) 홍병식(내셔널 유니버시티교수) = 어린이들의 안전에 관한한 미국의 사회는 그 보호망이 매우 철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미국에서는 이혼한 배우자가 자녀양육권을 판사로부터 받지 못했을 ...

    슬럼버 파티에 자녀 보내는 일, 신중 기해야
  • [홍콩] 학생기자가 뛴다 – 홍콩이 아름다운 이유 file

    ▲ 김채윤 위클리 홍콩 학생기자, 홍콩 한국국제학교 한국어 과정 고1   올해로 홍콩에 산지 3년째, 홍콩에 대해 완전히 안다고 말하기도, 또 모른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기간이다. 3년 동안 홍콩에 거주하면서, 나는 이곳에 대해 최대한 많이 알아가려고 노력했지만, 아...

    [홍콩] 학생기자가 뛴다 – 홍콩이 아름다운 이유
  •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홍콩 잡학사전 - 홍콩 민족 구성 file

    홍콩을 수식하는 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아시아의 진주’, ‘쇼핑의 천국’, ‘화려한 야경의 도시’, ‘음식의 천국’ 등... 그 중 오늘 알쓸홍잡과 관련된 검색어는 바로 이것,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국제도시’이다.    사실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시는 것처럼 홍...

    알아두면 쓸 데 있는 홍콩 잡학사전 - 홍콩 민족 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