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중앙은행(RBA)이 8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 1%에서 동결키로 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6월과 7월 두 차례의 인하 조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시드니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에 자리한 RBA.
인하시기는 올 하반기 될 듯, 부동산 시장 점진적 회복도 기대
지난 6월과 7월 연속, 각 0.25%포인트의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던 호주 중앙은행(RBA)이 8월 통화정책 회의(6일)에서는 현 상태(1.0%)를 일단 유지하기로 했다. RBA는 일단 금리 인하가 호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겠다는 방침인데,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음을 시사했다.
시드니모닝헤랄드 보도에 따르면 필립 로우(Philip Lowe) RBA 총재는 이날 금리 동결 소식을 발표하며 “현 기준금리 수준은 타당한 것으로 보이지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등 세계 경제의 위험성은 부정적인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하다. 세계 경제의 둔화 위험에 완만한 물가상승이 겹치면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의 추가 조치도 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RBA가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현재의 사상 최저 금리를 더 인하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로우 총재는 “호주의 실업률을 낮추고 계획했던 것만큼 물가상승을 이루기 위해서는 장기간 낮은 기준금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RBA의 이 같은 시각은 지난 6월과 7월 연속 금리인하가 고용시장 및 임금상승을 유도하기 위한 차원에서 단행된 데 따른 것이다. 로우 총재는 현재 호주 실업률이 5.2%로 노동시장에서 충분한 고용 효과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이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RBA가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 시장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지만 미-중 무역 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수개월 사이 금리인하가 추가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편이다.
경제 분석가들 가운데는 오는 11월 기준금리는 0.75%, 내년 5월까지는 0.5%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로우 총재는 임금 및 인플레이션의 상승과 고용률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RBA는 금리인하를 추가로 단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할 경우 노동시장을 면밀히 지켜보면서 통화정책을 완화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부동산 컨설팅사인 ‘코어로직’(CoreLogic)의 팀 로리스(Tim Lawless) 수석 연구원은 두 차례 연속(6월과 7월)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했던 RBA가 이달 통화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기로 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면서 “이번 동결은 지난 두 차례의 금리인하 조치가 국내 경제 및 소비지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려는 것으로,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인하될 가능성은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RBA는 시드니와 멜번의 경우 부동산 시장의 반전 조짐이 보이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코어로직’의 팀 로리스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올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음을 감안할 때 주택시장의 점진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