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3일부터 2017년 3월 27일까지 등록 유지
“법적인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선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
▲사진 설명 : ACNC 홈페이지는 시드니한인회의 자선비영리단체 등록이 말소됐다고 기록하고 있다.
시드니한인회의 호주자선비영리단체 등록은 2012년 12월 3일부터 2017년 3월 27일까지 유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병일 전 한인회장 재직시 등록됐다가 백승국 전 한인회장 재직시 말소된 것이다.
29대 송석준 전 한인회장 당시 재무를 맡았던 정석우 회계사는 6-7일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확인하며 “한인회는 송석준 회장 재직 전까지 자선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지 않았다. 제가 한인회 재무로 활동하면서 자선비영리단체로 등록시켰다”고 밝혔다.
송석준 전 한인회장도 6일 “제가 한인회장이 되고 나서도 등록이 안돼 있었다. 정석우 회계사에게 맡겨 우리가 처음으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27-28대 김병일 전 한인회장과 당시 김석민 사무총장도 6일 통화에서 “28대 한인회에서 자선비영리단체 등록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있었지만 차기 한인회로 넘기는 것으로 결론이 났었다”고 말했다.
자선비영리단체 등록을 관할하는 호주자선비영리위원회(Australian Charities and Not-for-profits Commission, ACNC)가 2012년 12월 발족됐기 때문에 그 전엔 등록이 불가능했다.
정 회계사는 등록일이 김병일 회장 임기 말인 2012년 12월로 돼 있는 점에 대해 “출범한지 얼마 안된 ACNC가 단체들의 등록일을 일괄적으로 소급 적용해 컴퓨터에 입력했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시드니한인회가 1968년 12월 27일 ‘호주한인회’로 출범해 1981년 8월 25일 NSW 주정부에 정식으로 등록된 이래 유지돼 온 한인회 등록은 페어트레이딩(Fair Trading)의 단체명 등록을 의미한다.
▶ “회장단 교체시 행정의 연속성 단절도 문제” = 이기선 한인회 부회장은 5일 “2017년 5월 31대 한인회 회장단으로 당선되고 나서 확인 과정에서 자선비영리단체 자격이 취소된 것을 발견했다. 2-3년간 필요한 연례 의무 보고를 제대로 안했기 때문”이라며 “한인회 회장단이 2년마다 교체되면서 행정의 연속성이 단절된 것도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30대 백승국 전 한인회장 당시 신필립 부회장은 7일 “29대 한인회로부터 ACNC에 대한 아무런 인수인계를 받지 못해 자선비영리단체 등록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가 등록이 취소된 것”이라고 밝혔다.
자선비영리단체는 법적 명칭, 주소, 책임자, 정관 등이 바뀌면 ACNC에 통보해야만 한다. 만약 단체의 지속적인 역할이 ACNC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에도 보고해야 한다. 단체는 또 매년 연례정보보고서(Annual Information Statement)와 재무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런 보고 의무를 2-3년간 준수하지 않으면 등록이 말소될 수 있다.
▶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등록해야” = 한인회가 자선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지 않더라도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적법한 단체로 인정받기 위해선 등록이 필요하다.
윤광홍 32대 시드니한인회장도 최근 한인회의 가장 시급한 업무 중 하나로 자선비영리 단체 재등록을 지목했다.
자선비영리단체로 등록되면 소득세, 부가가치세, 부가급부세(fringe benefit tax) 면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비영리단체로서 매년 적자를 내는 한인회는 현재 납부할 세금이 없기 때문에 받을 세제 혜택도 없다. 그래서 자선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지 않더라도 손해볼 것이 없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세금 신고를 하지 않는 한인회로선 손해볼 것이 없지만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지원 혜택을 받기 위해 자선비영리단체 등록을 입증해야 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법적인 완벽을 추구하기 위해선 무조건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필립 전 부회장도 “자선비영리단체로 등록돼 있지 않으면 한인회가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법은 법이다. 갖출 것은 갖추고,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한인회 기부자들에게 세금 공제 혜택을 주는 세금감면수혜기관(DGR) 자격을 얻기 위해서도 자선비영리단체 등록을 입증할 필요가 있다.
▶ ACNC 재등록이냐, 신규 등록이냐 = 이기선 부회장은 자선비영리단체 재등록을 위해 2018년 정기총회에서 정관도 개정하고 전임 회장단으로부터 서류를 받아 지난해 10월경 ACNC에 제출했지만 현재까지 재등록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복원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재등록이 어려우면 한인회의 영어 명칭을 바꿔서 자선비영리단체로 신규 등록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 회계사는 “ACNC가 요구하는 정관의 표준안에 맞게 정관을 넣으면 한두달 내에 어렵지 않게 등록될 수 있을 것”이라며 “방법상의 잘못으로 재등록이 미뤄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권상진 기자 editor@topnews.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