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더딘 임금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올해 2분기 민간 부문 임금은 제자리를 기록했고 공공 부문에서는 다소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 임금물가지수 발표... 공무원 임금, 전년대비 2.6% 올라
국내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호주 중앙은행(Reserve Bank of Australia. RBA)의 가장 큰 고민은 낮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정체된 임금 성장이다. 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경제 전반의 침체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럽게 임금 정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중 무역 분쟁의 여파가 이어지면서 글로벌경제 완화가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개월 사이 민간 부문의 임금 또한 거의 제자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셋째 주 호주 통계청(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ABS)이 내놓은 관련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의 임금물가지수(wage price index)는 0.6%의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민간 부문의 임금이 거의 제자리를 보인 반면, 공공 부문은 지난 분기 0.8% 상승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공무원 임금은 2.6%가 증가한 것이다. 공공 부문 임금이 가장 많이 성장한 곳은 빅토리아(Victoria) 주로, 지난 2분기 1.5%가 상승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인상 비율은 3.7%에 달한다.
반면 빅토리아 주 또한 민간 부문 임금 상승은 0.5%로 지난 1년 사이 2.3% 성장에 그쳤으며 북부 호주(Northern Territory)의 지난 한 해 임금 성장은 1.6%에 불과했다.
ABS 수석 경제학자인 브루스 호크먼(Bruce Hockman) 연구원은 “호주 임금은 지난 2분기 공공 부문의 강한 임금성장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면서 “보건 분야에서 성장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호크먼 연구원은 이어 “올 2분기 임금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문은 정부의 보건 및 사회지원 분야”라며 “빅토리아 주의 경우 다른 지역과 동등한 수준을 보장한다는 계획에 따라 인상 폭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ABS에 따르면 보건관리 분야는 전년대비 3.3% 상승으로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도매 분야가 1.7%로 임금상승이 가장 저조했다.
RBA의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는 지난주 의회에서 호주 노동자들의 3.5% 임금 인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6월에 이어 7월 연속해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한 RBA는 이를 계기로 나아진 임금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ABS의 이번 임금성장 통계는 웨스트팩(Westpac) 은행의 8월 소비심리 지수가 공개되기 직전 나온 것으로, 동 은행의 소비심리 지수는 지난 6, 7월 4.7%가 하락한 이후 8월 조사에서는 3.6%로 반등됐다.
웨스트팩 은행의 빌 에반스(Bill Evans) 수석 연구원은 “호주 주식시장 위축,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진행된 조사임을 감안하면 이 같은 소비심리 상승은 놀라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RBA의 기준금리 인하가 시장으로부터 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지만 어쨌든 소비심리가 높아진 것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 “ABS가 집계한 일부 부문에서의 임금성장은 추가 금리인하의 기대감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웨스트팩 은행의 이번 소비심리 조사에서 향후 1년 이내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31%에 불과했다. 지난 2월 같은 조사 당시 기준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본 이들은 43%였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