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상공회의소(NSW Business Chamber)가 주내 1,259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 Workforce Skills survey’ 결과 55.4%가 기술인력 부족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해외에서 유입되는 기술이민자들이 호주 인구를 늘리고 도시 혼잡을 초래한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진은 TAFE의 기계조작 실습 과정.
뉴사우스웨일즈 상공회의소 ‘2019 Workforce Skills survey’
1,259 사업체 대상 조사... 55.4%, “Skills shortage 경험했다”
호주 산업계의 부족한 기술 인력을 해외 유입으로 충당하고 있는 데 대해 현지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구증가를 유발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작 기업체 입장에서는 전문기술 인력의 부족현상이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호주 경제를 선도하는 것으로 평가되는 NSW 주 사업체의 절반 이상이 기술인력 부족을 경험했다는 것이다.
최근 관련 조사 결과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 분야의 인력훈련 상황과 업체들이 요구하는 인력수요 상황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NSW 상공회의소(NSW Business Chamber)가 주내 1,259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9 Workforce Skills survey’ 결과 조사대상 업체들의 55.4%가 기술인력 부족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동 상공회의소 스티븐 카트라이트(Stephen Cartwright) CEO는 “이번 조사 결과 기술인력 부족을 경험한 기업체 숫자는 지난 2017년 조사 당시와 비교해보면 감소했지만, 각 업체들의 올해 인력모집 광고 건수는 8만2천 건으로 2년 전의 5만4천 건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결국 실제 기술인력 부족 상황은 오히려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카트라이트 CEO는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호주는 현재와 미래의 경제활동 지속을 위해 젊은 세대의 기술훈련에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각 학교는 학기 중 또는 방과 후 기술교육 제공의 폭을 넓히고 이를 적극 알려 의미 있는 업무 경험 기회를 학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젊은 세대가 습득하는 기술과 기업들이 요구하는 분야 사이의 불일치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까지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이어가는 것은 효과가 없다”면서 “호주사회는 여전히 청년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번 조사 결과 인력부족을 경험한 주된 요인은 각 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가진 적절한 사람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아울러 고용주의 43% 이상은 향후 12개월 이내 기술인력 부족을 겪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답변이었다.
금주 월요일(26일) 이 조사 보고서를 발표한 NSW 상공회의소는 주 정부에 매년 학교 기반의 기술훈련 과정을 2배로 늘릴 것을 촉구했다. 아울러 주 전역의 학교를 대상으로 9학년 이상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각 산업계의 기술에 대한 조언을 제공하며, 직업기술 전문학교인 TAFE 교육과정 및 기타 기술훈련 시설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카트라이트 CEO는 “이번 조사에서 60% 이상의 기업이 학생들의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데 관심을 보였으며 40% 이상은 견습 직원 또는 연수생을 고용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답변이었다”고 덧붙였다.
시드니 남부 캠벨타운(Campbelltown) 인근, 스미톤 그레인지(Smeaton Grange)에 자리한 ‘CJD Equipment Pty Ltd’는 볼보(Volvo)의 건설장비 유통 회사이다. 이 회사의 마이클 롬바도(Michael Lombardo) 총괄 매니저는 기계 유통을 전담할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는 “12년 전 견습 직원 모집을 공고했을 때 100명 이상이 응모했지만 지난해 11월 광고를 냈을 때는 신청자가 불과 3명뿐이었다”면서 “각 학교를 찾아다니며 인력을 확보하고자 했을 때 학생 및 학부모들로부터 장비유통 직업에 대해 소위 ‘하위 직종’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는 대학 입학이 하이스쿨 이후의 유일한 성공이라고 홍보하는 대학들과 그에 동조하는 사회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유통업의 경우 소득이 높은 직종이면서도 대학에 입학하는 학생들에 비해 4년 먼저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다. 고등학교들은 유통업에 종사하기보다는 대학을 가라고 종용하고 있다. 마치 대학을 가지 못하면 ‘하위 직업’에 종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득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지환 객원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