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하면서 감탄사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아름다운 도시는 아니지만, 오를레앙 방향으로 가는 길이 있다면 몽타르지를 꼭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몽타르지는 전형적인 프랑스의 작은 소도시가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으로 ‘Gâtinais(프랑스 중부지방을 일컫는 이름)의 베니스’로 불릴 정도로 운하를 낀 집들이 운치가 있고 다리만 무려 131개가 있다.
별 4개를 받은 꽃도시인 이곳은 온갖 꽃으로 수놓은 거리와 집들, 오래된 성과 성당은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몽타르지만의 매력을 흠뻑 간직한 곳으로 프랑스 관광객들이 꾸준히 찾는 곳이다.
몽타르지는 물처럼, 구름처럼
몽타르지는 프랑스 중부 루아르 현에 위치한 도시로 오를레앙 다음으로 큰 도시이다. 파리에서 남쪽으로 110km에 위치하고 있으며 파리 리용역에서 기차를 타면 퐁텐블로 숲을 지나 도착한다.
도시 위에는 중세의 성이 옛 도시를 지키듯이 우뚝 서있고, 도시 안에는 마을 주민들과 삶의 애환을 함께해 온 Sainte-Madeleine 성당이 있다.
성당은 12~16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몽타르지의 역사와 함께 하며 도시를 기록하고 있다. 오래된 기록은 과거를 현대로 이어지며 자신만의 걸음으로 세상을 살아도 좋다는 이야기를 들려주듯 평온하고 잔잔하다.
성당은 오랜 역사와 함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와 성가대로 유명하다.
몽타르지 도시 안의 131개의 다리는 이 땅과 저 땅을 이어주며 건물과 사람을 통해 관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듯하다.
운하를 따라서 옛 목조 가옥과 단단한 석조건물이 세월의 무게에 허물어지지 않고 자신을 보존하며 애쓴 만큼의 아름다움이 고스란히 남아 강이 흐르듯, 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자태에 기품이 서려있다.
몽타르지에는 그 밖에도 아몬드 과자인 Prasline de Montargis, 꿀, 샤프란 향신료, 수제 맥주로도 유명하다.
몽타르지에 얽힌 숨은 역사
거리를 걷다보면 이름이 널리 알려진 관광명소가 아닌 몽타르지에 중국인이 많아 갸우뚱하게 되는데, 광장에 이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몽타르시는 2014년 덩샤오핑 탄생 110주년을 맞아 시 중심 광장의 이름을 덩샤오핑 광장으로 바꾸었다. 행사에는 중국 부총리가 중국 정부 대표로 참석했고 광장에는 ‘위인의 발자취’라는 현판이 내걸렸다.
광장 앞에 설치된 안내 표지판에는 “1920년대 몽타르지에 와서 근면하게 일하고 공부했던 중국의 위대한 전직 지도자 덩샤오핑을 기념한다”는 중국어와 프랑스어로 된 설명과 함께 덩샤오핑의 청년시절 사진이 담겨있다.
1920년대 많은 중국인들이 학업과 노동을 하기 위해 몽타르지에 왔고, 후에 중국 공산주의 지도자가 된 덩샤오핑, 천허성, 저우온라이들이 이곳에서 살았다. 덩샤오핑은 낮에는 신발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이를 기념해 1960년 중국과 몽타르지시는 결연을 맺었고, 중국인들에게는 중국 공산주의의 모태이자, 혁명의 요람인 역사적 도시로 몽타르지가 남겨지게 되었다.
해마다 중국인들은 이들이 일했던 공장, 학교를 비롯해 마을을 거닐면서 그들을 기리고 있고, 1930년대 대부분의 중국인들이 중국으로 돌아갈 때 돌아가지 않고 살고 있는 후손들이 아직 살고 있다.
이처럼 도시는 크고 작은 역사를 간직하며 흐른다.
강은 다리 아래로 유유히 흐르고 다리는 세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사람은 역사를 만들고 몽타르지는 보존하고 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