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부터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의 “BACON EN TOUTES LETTRES(글자로 쓴 베이컨)”전이 퐁피두센터(Centre Pompidou)에서 열리고 있다.
불안과 우울을 극대화시켜 표현하고 있는 프랜시스 베이컨은 20세기 가장 위대한 영국화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작가로 그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아주 드문 기회를 퐁피두센터에서 회고전으로 기획했다.
베이컨의 79점의 회화와 종이 위에 그린 7점의 작품을 볼 수 있으며 전시는 2020년 1월 20일까지 열린다.
베이컨의 눈으로 본 인간의 고통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1909. 10. 28 ~ 1992. 4. 28)은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1924년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이주하여 영국과 아일랜드를 오가며 살았다. 베이컨은 어린 시절부터 만성 천식을 앓아 정식 교육을 2년밖에 받을 수 없었고, 제 2차 세계대전에서 군복무가 면제 될 정도로 천식이 심했고, 그의 죽음도 천식에 의한 폐렴이었다.
1927년에는 베이컨의 동성애 성향을 알게 된 아버지로부터 집에서 쫓겨나 베를린, 파리를 여행했다.
파리에서 피카소 전시를 본 후에 화가가가 되기로 결심하고는 1929년 런던으로 돌아가 실내장식과 가구 디자인 일을 하다 작업실을 빌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화가로써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933년 《십자가 책형 Crucifixion》이고, 1945년 전시회를 통해 선보인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도를 위한 세 개의 습작(1944)으로 명성이 높아졌다. 이 작품에는 베이컨이 주된 작품 속에서 등장하는 그리스도의 수난, 인물, 입, 신체 왜곡 등의 특징이 다 들어있다.
1962년 런던 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린 베이컨의 회고전으로 동시대 예술의 대가로 인정받았다.
베이컨은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반 레인의 회화, 세르게이 에이젠시테인, 루이스 부뉴엘의 영화, 에드워드 머이브리지 사진, 해부학, 구강과 턱의 병리학과 장애와 관련된 의학서적 등을 탐구하며 기괴한 이미지를 인간의 폭력과 신체의 변화를 통한 작품에 집중해 표현했다.
그는 캔버스의 뒷면에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캔버스를 사지 못할 만큼 궁핍할 때 뒷면에 그린 것이었고, 그의 특징이 되기도 했다.
컬러는 어둔 색에서 점점 밝은 색으로 바뀌었고, 밀폐된 공간 혹은 곡마장과 같은 공간을 통해 주인공들을 불안과 극도의 긴장감으로 표현하기도 했지만 보통 배경 없이 인물자체에 집중하게 해 그림 속의 인물들은 두려움과 속박으로 일그러져 그로테스크하다.
또 하나의 특징은 얼굴 이미지에 비해 입을 강조한 점이다. 뭉크의 절규처럼 공포와 끔찍한 고통을 입을 통한 절규로 표현하고 있다.
영국의 표현주의 화가인 베이컨은 20세기 유럽회화의 역사에서 가장 강렬하고 가장 불안한 이미지의 창출자로, 데미언 허스트와 제이크, 다이노스 채프먼 형제 같은 영국 현대 미술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글자로 쓴 베이컨
이번 퐁피두센터 전시는 1971년 그랑팔레에서의 전시 이후로 두 번째로 열리는 회고전으로 종교화에서 주로 사용하는 삼면화 형식에 그림 16점을 포함한 유화 79점과 종이 위에 그린 7점의 작품이 전시중이다.
1971년부터 1992년까지의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전시하고 있고, 베이컨이 영감을 받은 아이스킬로스, 니체, 바타유, 레이리스, 콘래드 및 엘리엇 등 6명의 작가의 작품들도 소개하는 6개의 방이 있다.
인간의 폭력성, 고통과 비극을 극대화된 불안감으로 표현하는 그의 작품은 우울하고 폭력적이다. 정면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인간의 본 모습이다.
장소 : 퐁피두 센터
주소 : Place Georges-Pompidou, 75004
지하철 : Rambuteau (11호선), Hôtel de Ville (1 및 11호선), Châtelet (1, 4, 7, 11 et 14호선)
개관시간 : 매일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 목요일 오후 11시까지(6층 기획전에 한함)
휴관일 : 매주 화요일 및 5월 1일
【프랑스(파리)=한위클리】 조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