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인들의 알코올 소비에 대한 최근 조사 결과 지난 2001년에서 2013년 사이 전반적인 주류소비는 감소했으나 20%에 달하는 대주가의 음주량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명 중 1명의 주당들, 전체 주류의 4분의 3 소비
호주인들의 알코올 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한 가운데 중독에 가까운 5명 중 1명의 주당들이 전체 주류소비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금주 수요일(20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결국 호주 주류업계는 이들 지독한 술꾼에 의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알코올 연구교육재단(Foundation for Alcohol Research and Education. FARE)은 문제적 음주자들이 위험 수준에 이를 만큼 지속적으로 음주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양조업계의 상업적 이득을 외면하는 공공보건 연구자들에게 이의 보이콧을 요구했다.
이번 조사는 국가적 조사의 일환으로 실시된 알코올 정책연구센터(Centre for Alcohol Policy Research)의 지난 7월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1년에서 2013년 사이 상당량의 주류를 소비하는 일부 대주가를 제외하고 전체 주류소비는 감소했다.
음주자 가운데 엄청난 양의 술을 마시는 대주가 20%의 경우 지난 2001년 전체 주류소비 가운데 48.9%를 차지했으나 2013년 이들이 마신 주류는 전체 소비량의 53.2%로 늘었다.
FARE의 마이클 손(Michael Thorn) 이사장은 “주류업계가 바로 이들 20%의 대주가들을 활용하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손 이사장은 “주류업계는 대부분의 음주자들이 자신의 음주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음주를 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으나 이번 조사는 전체의 20%에 이르는 대주가들이 상당량의 술을 마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호주 주류업계는 일부 호주인들의 위험한 음주문화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지난 2014년 주류소매협회는 자체적으로 발간하는 ‘리커 뉴스’(Liquor News)를 통해 각 소매점(Liquor shop)으로 하여금 ‘지독한 술꾼’에 대한 신원을 파악해 둘 것을 권장하기도 했다.
미국 기반의 컨설팅 회사인 ‘Nielsen associate’ 사의 마이클 월튼(Michael Walton) 대표는 “고객의 10%가 전체 매출의 40~70%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된 미국의 한 조사 또한 호주의 대주가 20%와 같은 ‘슈퍼 소비자’가 일반 소비자에 비해 5배 이상의 스파클링 와인, 4배 이상의 위스키, 3배 이상의 보드카 및 와인을 구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월튼 대표는 “이런 조사 결과는 (주류업계로서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는 미국에서의 여성 친화적 주류제조 시도, 저알코올 맥주 대안 음료인 ‘버드 라이트 마가리타’(Bud Lite Marga-Ritas)를 예를 들며, “주류 브랜드는 혁신되어야 하고 새로운 상품의 생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호주 주류판매점협회(Australian Liquor Stores Association)의 테리 모트(Terry Mott)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 “주류업계는 이제까지 주류 소비자들이 너무 심각하게 음주에 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 왔다”고 주장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