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미취학 아동 5명 중 1명이 학습능력 취약 상태에서 학교에 입학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유아교육 전문가들은 취학 전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네 살짜리 아들에게 매일 밤 책을 읽어준다는 레베카 아모도로스(Rebecca Armodoros)씨.
부모의 책 읽어주기, 학업성적에서도 엄청난 차이로 나타나
호주 어린이 5명 중 1명이 학업습득 능력이 취약한 상태에서 학교에 입학하고 있다는 새로운 결과가 나왔다.
금주 화요일(19일) 연구 결과를 인용한 시드니 모닝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이들 5명 중 1명의 아동은 언어, 인지능력 또는 의사소통 등의 측면에서 학교생활을 하기에는 다소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입학 후 ‘학업 준비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는 언어 능력, 특히 영어 이외의 언어를 사용하는 가정 내에서의 언어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 배경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NSW대학교 유아교육 전문가 트레버 케어니(Trevor Cairney) 교수는 “이는 최상위층과 최하위층 간의 상당한 차이를 유발한다”면서 “매우 준비가 잘 된 상태의 최상위 그룹 아동이 있는 반면 최하위 그룹의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덜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부모들에게 있어 이러한 사실은 유아기 때부터 자녀에게 책을 읽어줌으로써 기본적인 읽고 쓰는 능력을 가르쳐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케어니 교수는 또한 “만약 이런 습관에 길들여지지 않을 경우 훗날 아이에게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케어니 교수는 “학습능력이 취약한 상태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시작할 경우 그렇지 않은 아이들과의 차이는 확연히 벌어지게 된다”며 “우리는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와 관찰을 통해 유아기의 중요한 교정시기를 놓칠 경우 아이의 성취도에서 다른 아이들과 큰 격차가 발생되고, 또 이 격차는 더욱 심화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전에도 유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퀸즐랜드대학교 연구팀은 이와 관련된 연구를 통해 “아이들의 학업성취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 한 가지는 바로 유아기 당시 독서 노출 정도”라는 사실을 발표했었다.
세 아이의 어머니로 시드니 서부 지역에 거주하는 레베카 아모도로스(Rebecca Armodoros)씨는 매일 밤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책을 읽어주는 것이 가족의 가장 중요한 일과가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의 네 살 아들인 노아(Noah)는 이제 곧 킨더가튼에 입학할 것이다.
“우리는 매일 이 일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아모도로스씨는 “이는 노아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 가운데 하나로 생각한다”면서 “내가 직접 하지 못할 경우에는 노아의 형이나 누나가 이 일을 대신한다”고 덧붙였다.
호주 자선단체로 취약계층 가정의 어린이에게 책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United Way’의 케빈 로비(Kevin Robbie) 대표는 “자녀의 학습이 학교 입학 전, 가정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많은 학부모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비 대표는 “아이들의 독서는 비단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라, 오히려 부모들의 몫”이라며 “자녀와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세영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