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직업 전만과 관련, 호주의 젊은이들이 다른 주요 경쟁국 청년들에 비해 훨씬 회의적이며 자신의 직업 기술에 대한 믿음 또한 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일하고 있는 로버트 홀트(Robert Holt. 왼쪽)와 쇼크리 마조크(Shoukry Marzouk)씨. 이들은 대학 교육도 디지털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주 등 전 세계 젊은이 대상 설문... 경쟁국 대비, 자신감도 낮아
호주의 젊은이들이 전 세계 주요 경제 경쟁국 청년들에 비해 자신의 직업 전망에 대해서는 보다 위험 기피적이며 비관적이라는 새 보고서가 나왔다고 금주 화요일(19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Amplifying Human Potential: Education and Skills for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번 보고서는 호주를 포함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인도, 중국 등 9개 국가 9천여 명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분석한 것으로, 신문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혁신정책과 함께 경제적 위험부담에 대한 턴불(Malcolm Turnbull) 정부의 중요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호주에서는 16세에서 25세 사이 청년 1천 명을 대상으로 IT 컨설팅 회사인 ‘Infosys’가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호주의 젊은이들은 다른 9개 국가 청년들과 비교해 자신의 고용 전망에 대해 가장 부정적이었으며, 절반 정도만이 미래 직업에 대해 낙관적 또는 아주 낙관적이라는 반응이었다. 향후 자신의 구직에 대해 호주 젊은이들이 ‘매우 낙관적’이라는 반응은 13%로, 이는 중국 청년들의 43%와 크게 비교됐다.
호주 젊은이들은 또한 다른 국가 청년들에 비해 자신의 직업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가장 낮았다. 구직을 위한 기술 수준에 대해 절반가량만이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응답이었으며, 이는 브라질이나 인도 젊은이들(75%)에 비해 낮은 수치였다.
이번 조사 대상에 포함된 호주 젊은이들 가운데 컴퓨터 코딩이나 앱(apps) 개발에 관심 있다는 이들은 20%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9개 국가 중 최저 수준이었다.
새로운 기업에 대한 도전의식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 창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젊은이들은 4% 미만이었으며, 대부분은 이미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기업에 취업을 하겠다는 반응이었다.
보고서는 “이번 조사 결과는 오늘날 호주 젊은이들의 위험기피 경향과 보수적 성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면서 “창업 및 새로운 기업을 만들어 성공을 일군 데 대한 대중적 이야기와 담론들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은 경우 안정되고 개발 가능성이 많은 대기업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호주 젊은이들은 남녀간 기술 능력에서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르면 남성의 48%가 기술 부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면 여성은 28%에 불과했다.
올해 25세의 엔지니어인 쇼크리 마조크(Shoukry Marzouk)씨는 “많은 호주 젊은이들에게 있어 구직 시장은 그야말로 주눅이 들게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주 최초로 무인자동차 기술을 시험 운행한 엔지니어였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의 직장을 구하기까지 3개월이 소요됐다.
마조크씨는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을 구하는 데 여러움을 겪을 수 있다”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직업 훈련이 필요한 이들보다는 경력자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혁신부의 크리스토퍼 파인(Christopher Pyne) 장관은 이번 보고서에 대해 “디지털 능력 향상과 여학생을 대상으로 과학 기술 수학 엔지니어링(STEM) 교육 확대를 위한 연방 정부의 정책이 정확한 판단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인 장관은 이어 “다만 이는 정부만의 힘으로는 어려운 일”이라며 “호주 젊은이들에게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북돋우기 위해서는 문화적 변화, 창조적 아이디어 기회를 제공하고 각 지역사회에서도 STEM 분야의 성취를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전경련과 유사한 호주 비즈니스 카운슬(Business Council of Australia)의 수석 사무관인 매트 가버트(Matt Garbutt)씨도 “이번 보고서는 호주의 교육 시스템이 보다 현실적이어야 하고 또 학생들에 대한 보다 많은 인턴십 기회가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