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 박종택 칼럼니스트
1. 현시국에 대한 생각
1) 민족과 역사는 다시 한 번 촛불혁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성과 상식이 촛불혁명을 부른다. 현 ‘조국전쟁’ 에 대한 많은 지식인, 논객, 교수, 언론인의 분석과 정리는 일정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필요 없다. 일언이 폐지하고 역사를 만드는 것은 서재나 골방이 아니고 광장과 거리였다. 이제 제 2의 촛불혁명이 길이다.
2) 그 찬란하고 황홀했던 지난 제1 촛불혁명은 민족사의 쾌거요 지구촌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안타깝게도 그 시효가 다해버렸다. 너무 빨리 끝나고 말았다. 박근혜, 최순실이 갇히고 그 관련자들이 처벌받고, 새로운 나라 멋지고 정의로운 세상이 올 것을 기대했으나, 벌써 약발이 떨어져 버렸다. 죽을 때까지 참회하고 석고대죄해도 부족할 적폐세력들이 온 나라를 활개치고 돌아다닌다.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없게 되었고, 사람과 좀비를 분별하기 힘든 混沌(혼돈) 세상이 되어 버렸다.
3) 지금은 야구경기 9회 말이다. 양편 다 투 아웃이다. 이제 어느 팀이 안타나 홈런을 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 지금이 6회, 7회라면 다시 기회가 있다. 그러나 9회 말인 지금은 다시 기회가 없고 돌이킬 수도 없다. 승리냐 패배냐의 갈림길이다. 백천간두에 서 있다. 건곤일척에 직면해 있다. 제 2의 촛불혁명이 홈런이다.
4) 만약 이번에 현 정권과 조국이 패배하면, 지난 제1 촛불혁명이 이루어놓은 많은 성과와 업적은 물거품이 되고 안개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 추운 겨울날 아스팔트 위해서 수 백만이 “ 이것이 나라냐?” 고 목메어 외쳤던 함성이 무의미해 질 것이다. 온갖 개혁과제, 당면한 검찰개혁, 내년 총선, 그 다음 대선, 어느 것 하나도 낙관할 수 없다. 민족은 백천간두에 서 있고 건곤일척의 싸움에 직면해 있다. 도저히 피해갈 다른 길이 없다. 제 2의 촛불혁명이 길이다.
5) 일부에서 현 정부의 지지부진한 개혁에 실망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있다. 백번 공감한다. 속 터지고 머리가 깨질 정도로 답답하다. 또 한편에서는 조국은 입으로 글로 외쳤던 진보적, 개혁적 사상과는 매우 다른 강남특권층의 삶을 누리고 살았다고 분개한다. 쓰레기 언론의 조작이다. 조국처럼 실천적 지식인이 이 나라에 몇 명이나 되겠는가?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이제 소탐대실해서는 안 된다. 일에는 선후와 경중이 있다. 해일처럼 밀어닥치고 있는 저 무지막지한 수구, 적폐 괴물들 앞에서 우리끼리 싸워서는 안 된다. 적전분열은 패배의 지름길이다. 87년 대 투쟁으로 쟁취한 대통령직선제 앞에서 양김이 분열해서 결국 노태우가 차지했다. 천추의 한이다. 문재인이나 조국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과 우리의 자손만대를 위해서 이번에 이겨야 한다. 제2 촛불혁명이 길이다.
6) 지난 제1 촛불혁명을 보고 전 세계는 깜짝 놀랐다. 피한방울 흘리지 않고 백성의 함성과 촛불로 권력을 무너트린 사태는 인류역사상 보기 드문 일이었다. 단순히 위대하다는 말은 부족하다. 경이롭고 고귀한 성취였고 기적이었다. 날마다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너와 나, 일반 민초들이 이루어낸 일이었다. 이제 세계는 다시 대한민국을 주시하고 있다. 이 말도 안 되는 혼돈과 광란의 상황을 어떻게 수습하는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리는 인류에게 한 번더 보여주어야 한다. 진실이 거짓을, 빛이 어둠을 이긴다는 사실을 ! 제2 촛불혁명이 길이다.
7) 먼저가신 우리 민족의 위대한 혼들이 오늘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살을 태우던 고문으로 죽어가면서도 의연했던 사육신들이 보고 있다. 깊은 밤 훈민정음 창제를 위해 고민했던 세종대왕이 보고 있다.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깊은 시름에 잠겼던 이순신 장군이 보고 있다. 깊은 사상과 높은 도덕으로 많은 후학들을 가르쳤던 퇴계, 율곡, 남명 선생이 보고 있다. 귀양살이하며 민초들의 고통을 대면하고 ‘목민심서’를 썼던 다산 선생이 보고 있다. 새로운 개벽세상을 외치다 먼저 간 최제우, 전봉준 등 동학혁명가들이 보고 있다. 안중근, 신채호, 이준 등 다 셀 수 없는 독립운동가들의 혼이 오늘 우리를 보고 있다. 제2 촛불혁명이 길이다.
2. <서울 제2 촛불혁명에 참가하고>
순천 호수공원에서 28일 12시경에 서울행 버스가 출발하였다. 다시 도착하니 29일 새벽 2시 20분이었다.
주차장에 가니 나의 ‘모닝’이 주인을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 고맙다. 찬 공기에 나를 기다려 주었구나!” 텅 빈 도로를 달려 월등 집에 도착하니 2시 40분이었다.
아무리 자려해도 잠이 오지 않았다. 왜 그런지 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해서 이렇게 쓰고 있다.
김정호님, 김선택님이 모든 사항을 준비, 추진, 진행하였다. 정말 수고했고 고맙다.
대형버스 대절 비용이 들어가니 최소한 20명은 되어야 한다고 했다. 1인당 회비 5만원씩 이면 100만원이 된다. 사실 이번 서울 촛불혁명 참가는 길고 차분한 준비가 아니라 급박한 결정이었다.
시간이 임박해도 성원이 차지 않아 서울행을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는데, 막바지에 27명이 동행하게 되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다음 서울행에도 동행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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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에서 느낀 점을 정리해본다.
1. 생각보다 너무 많이 모였다!
처음에는 사회자가 약 10만이라 했다. 조금 있다가 30만이라 했다. 또 조금 있다가 50만이라 했다.
“여러분, 죄송합니다.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분노하고 계신지 정말 몰랐습니다. 80만이 넘었습니다.”
사실 현장에서 보면 30만 이상이 되면 도대체 얼마인지 가늠이 서지 않는다. 말 그대로 人山人海(인산인해)이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80만 이라 강조했을 때만 해도, “ 아, 80만이구나! 정말 대단하다!” 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이제는 죄송하다는 말도 없이 100만이라고 했고, 또 150만이라고 했다. 나도 정확히 모르겠다. 많이 모인 것만은 사실이다.
2.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최고의 문화상품이며 국가 제일의 브랜드다.
우리는 유명한 드라마로 한류가 시작되었다 들었다. 그 다음 강남스타일이 떴다. 이제는 BTS에 전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나로서는 알 수 없다. 하여튼 드라마와 젊은 노래그룹이 한류의 중요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것 같다.
허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진정한 한류, 대한민국 최고의 브랜드는 역시 ‘촛불혁명’이다.
여기에는 춤과 노래가 있고, 함성이 있고, 명연설이 있고, 고백과 탄식과 위로가 있다. 격려가 있고, 웃음이 있고, 해학이 있다. 미래에 대한 열망이 있고, 약속이 있다. 참가자 모두의 다짐과 결의가 있다. 세상에 이것을 능가할 종합예술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해외여행을 좋아하는 국민들이 많다.
이제 미국, 중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아니 저 남미 아르헨티나와 아프리카 이집트로 여행을 다니는 동포 여러분들, 이 전보다 훨씬 고개에 힘주고 다니셔도 된다. 전 세계에 계신 많은 해외동포들, 조국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시라. 대한민국은 인류역사에 보기 드문 촛불혁명을 이룬 나라다.
3. 촛불혁명은 국민적 healing 장이다.
그간 몇 개월 동안 많은 국민들은 저 자한당, 기레기떼, 검찰 등의 난동, 파행, 광분에 의해 모두가 일종의 정신적인 고문을 받고 살아왔다. 법과 상식과 질서, 온기가 있는 밝은 인간세상이 아니었다. 비극이나 희극도 아니고 일종의 익살극이고 광대놀음이었다. 아니 좀비들의 행진이었다. 이건 도대체 이성과 상식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사회 현상이었다. 억지로 비유를 해보자면 유태인을 대량학살하고 제 2차대전을 선동하던 독일 히틀러시대의 광분에 가깝다 할 것이다. 전 국민을 정말 보기 싫은 저질 드라마를 보도록 강요했다. 따라서 많은 국민들은 심한 분노, 원통함, 격분을 꾹꾹 참고 살아야 했다. 심리적으로 초기 정신병상태로 내몰리고 있었다.
그런데 150만~200만 명 이상이 함께 모여
“대한민국 국민은 자한당, 기레기, 개찰, 미세먼지가 없는 세상에 살 권리가 있다!” “옳쏘!”
“여러분, 열 받아서 나왔죠? 속 터져서 나왔죠? 해도 해도 너무해서 나왔죠?” “예”
“우리가 노무현이다. 우리가 문재인이다. 우리가 조국이다. 우리는 승리한다!” “와~~”
라고 모두 외쳤다.
이 함성으로 모든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억압된 분노를 한 방에 날려버린다. 통쾌하고 장쾌했다.
참여시민들은 하늘에서 내린 성령의 축복으로 기운받은 것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뜨거운 열망, 외침, 노래, 동지적 연대감이 집단적 정신치료를 가져온 것이다. 심리학자들과 정신과의사들은 21세기 심리치료의 새로운 방법으로 우리의 촛불혁명을 연구해야 할 것이다.
4. 촛불혁명은 참다운 언론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가장 치명적인 암이 있다면 그것은 조.중.동과 여러 종편을 비롯한 쓰레기 언론이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소위 ‘조국전쟁’ 내지 ‘조국블랙홀’ 과 연관된 수많은 기사, 논평, 사설, opinion등이 연일 쏟아졌다. 여러 신문과 방송에 언급된 ‘조국전쟁’의 참된 본질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사실 너무나 많이 언론에서 떠들다 보니 이성적이고 상식과 균형을 유지하고 사는 국민들도 혼란스럽게 되어 버렸다. 이제 진. 위를 가리고 선. 악을 구별하기도 힘들었다.
거짓말을 수십 번 들으면 사람은 그것을 진실로 믿게 된다. 인간의 심리작동 방식이 그렇다.
‘조국전쟁’의 본질은 무엇인가? 자한당, 쓰레기 언론, 검찰 등 적폐세력들이 합종연횡하여 달성하려던 목적은 복잡하지 않다. 단순명료하다.
“조국을 사퇴시키고, 문재인 정부를 흔들어 내년 총선과 다음 대선에 승리하자.” 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박근혜 없는 박근혜 정권’을 회복하려는 것이다. 이명박근혜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번 촛불혁명은 등단한 여러 연사들의 발언을 통해서 이 점을 정확하게 지적했다. 이제 대부분의 언론을 보지 않아도 좋다. 주말 촛불집회에 나와 보라. 나라 현실을 적확하게 볼 수 있다.
5. 촛불혁명은 조국과 그의 가족을 격려하고 위로했다.
고백하자면 나는 조국에 대해 잘 모른다. 그저 ‘잘 생기고 서울대교수이고 사회참여하고 비판적인 지성인’ 정도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조국에 대한 강요된 학습을 하게 만들었다. 이제껏 나온 모든 의견과 견해를 종합해보면, 적어도 나에게는 조국은 막연히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훌륭하고 믿을만한 사람으로 보인다.
우리는 1894년 간첩혐의로 몰려 프랑스 전국을 뒤 흔들었 던 ‘뒤레퓌스 사건’을 들은 적이 있다. 에밀 졸라 같은 작가가 분연히 일어서서 용감히 발언하여 까까스로 진실을 밝혀내었다. 개찰과 자한당, 일부 쓰레기 언론은 조국을 마치 ‘뒤레퓌스’처럼 몰아갔다.
한 사람으로서 내가 매우 가슴 아픈 것은 조국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그의 각시와 두 자녀가 겪어야 했던 수난이다. 과연 그동안 이 가족들이 감당해야 했던 엄청난 정신적 압박은 얼마나 될까? 누구도 가늠할 수 없다. 이 가족이 절망하여 큰 일 내지 않고 오늘까지 버텨 준 것만 해도 참으로 대견하고 감사할 일이다.
이번 촛불집회에서는 150만~200만의 시민들이 계속 외쳤다.
“조국수호!” “조국수호” “조국수호”
“우리가 조국이다!”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과 그의 가족들이 큰 힘과 용기를 얻고 그간 고초에 대해 위로받았으리라 믿고 싶다.
6. 촛불혁명은 대한민국의 운명이다.
이제 돌이킬 수 없다. 대한민국의 오늘과 내일은 촛불을 떠나 이야기할 수 없게 되었다. 촛불혁명이 대한민국의 역사요, 한 반도의 역사다. 촛불혁명은 대한민국 정체성 형성에 중요 요인이다. 지표 아래 저 깊은 곳에서 끓어올라 분출하는 활화산처럼, 수 천년 온갖 고통과 시련을 겪은 한민족의 DNA 깊은 곳에 내재된 새로운 세상, 개벽세상을 향한 참을 수 없는 열망의 장엄한 분출이 시작되었다.
촛불혁명을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수백년 산 불사조가 자신을 태우고 그 재에서 다시 새 생명으로 탄생한다고 한다.
성충은 캄캄한 번데기 속에서 오랜 시간 견디다가 막을 터뜨리고 나비가 되어 창공으로 비상한다.
대한민국은 촛불혁명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인도 시인 타골이 말했던 것처럼, 대한민국은 ‘동방의 등촉’ 이 되어 찬란하게 빛날 날이 다가오고 있는가?
촛불혁명은 너와 나의 운명이다!
글 박종택 | 촛불 혁명 참가자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박종택의 별나라형제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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