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예보에 홍콩 시민들 '설왕설래'
다음 주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으로 중국 전역에 한파가 예고된 가운데, 미국의 한 기상예보 웹사이트에서 '홍콩에 가량의 눈이 올 것'이라고 예보해 화제가 되고 있다.
유럽 기상청과 미국의 글로벌 날씨 시스템을 바탕으로 기온을 예보하는 웨더 포어캐스트 닷컴(weather-forecast.com)의 10일 예보에 따르면 이번 주말이나 다음주 월요일 홍콩에 1cm가량의 눈이 내릴 것이라고 한다. 이 소식은 곧 홍콩 네티즌들에게 큰 화제가 됐다.
▲ 계속되는 낮은 기온에 두꺼운 옷을 입고 외출한 시민
그러나 홍콩 천문대(기상청에 해당)에 따르면 다음 주에 눈이 내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천문대는 "대기 온도, 지표면 온도, 습도 등 눈이 오는 조건을 종합해 보면 눈이 내릴 가능성은 아주 적다. 주말과 다음 주 월요일은 춥지만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 홍콩 거리 사진에 눈 내리는 모습을 합성한 사진<사진 출처: http://hongkong.coconuts.co>
아열대기후인 홍콩은 겨울에도 15도 이상의 온화한 날씨가 지속되지만, 가끔은 물이 얼 정도로 기온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 홍콩은 2차 세계대전 이후 1967년(2월, 12월), 1971년, 1975년에 4번의 눈이 내렸으며, 그 중 세 번이 홍콩의 최고봉인 타이모(Tai Mo)산에서 관측됐다. 하지만 천문대 측은 "당시 관측기술로는 눈과 서리를 구분하는 것이 힘들었다"며 “물리적으로 (홍콩에서) 서리가 생기는 건 가능하지만 눈이 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홍콩 천문대는 주말부터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토요일과 일요일, 다음 주 월요일에 기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홍콩 위생검역센터는 "노약자와 어린이 등은 한파에 주의해 난방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홍콩타임스 천효진 인턴기자]